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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원 안에 노란색 진달래 화살표 부근에 올림픽공원과 연결된 복개천이 있다. 그곳을 지날 때마다 악취가 진동을 한다.
▲ 다음 로드맵 캡처화면 붉은 원 안에 노란색 진달래 화살표 부근에 올림픽공원과 연결된 복개천이 있다. 그곳을 지날 때마다 악취가 진동을 한다.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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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나간다. 조금 편안한 코스는 이른바 송파워터웨이로 명명된 집에서부터 성내천, 한강, 탄천, 양재천, 장지천을 잇는 것으로 돌아오면 대략 35km 정도가 된다.

그러나 구간별로 악취가 진동하는 것이 싫어서 주로 성내천을 지나 올림픽로를 따라 한강둔치에 진입하여 팔당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돌아온다. 아무래도 팔당쪽으로는 지류보다는 본류이고 상류이기 때문에 탄천, 장지천, 양재천처럼 악취가 나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14일)은 자전거를 타다 보면 악취가 나는 곳마다 멈춰서서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원 안에서 흘러나오는 물, 요즘 비가 많이 와서 수질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구정물이다. 이 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따라가 본다.
▲ 복개천에서 나오는 물 원 안에서 흘러나오는 물, 요즘 비가 많이 와서 수질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구정물이다. 이 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따라가 본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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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올림픽로와 연결된 올림픽공원 복개천 부근이다. 그 물의 기원이 어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관리책임은 '강동구청'이다. 요즘 잦은 비로 수질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물이 뿌옇다.

복개천 주변의 쓰레기와 악취는 심각한 상황이다. 조금만 한강 쪽으로 가면 성내,천호 빗물펌프장 공사가 한창이다.
▲ 악취와 쓰레기 복개천 주변의 쓰레기와 악취는 심각한 상황이다. 조금만 한강 쪽으로 가면 성내,천호 빗물펌프장 공사가 한창이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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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곳에서도 뭔가를 주워먹는 비둘기, 비둘기가 먹이를 찾고 있으니 살아있는 하천이라고 해야할까?
▲ 먹이를 찾는 비둘기 썩은 곳에서도 뭔가를 주워먹는 비둘기, 비둘기가 먹이를 찾고 있으니 살아있는 하천이라고 해야할까?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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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흐르지 않는 그 주변은 보시다시피 위와 같다. 그리고 군데군데 하수구에서 썩은 물이 흘러들어온다. 그런데, 그 더러운 곳에서 먹이를 찾는 비둘기가 있다. 하필이면 저 더러운 곳에서 먹이를 구하나 생각도 든다. 줄납자루, 갈겨니도 모자라 은어까지 홍보를 해대는 '청계천가'가 들려오기도 하니, 비둘기가 먹이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는 생태가 복원되고 있다고 떠들어대지나 않을까 싶다.

뿌연 물이 지류를 타고 그냥 한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 성내, 천호 빗물처리장 공사장 주변 뿌연 물이 지류를 타고 그냥 한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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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 물은 지금 공사중인 성내, 천호빗물처리장 쪽으로 연결된 수로를 따라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그 물이 어디로 가는 것일까 따라가 본다.

단지 낙차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러 오염물질때문에 하얀 거품이 더 많다. 아산병원 맞은 편으로(풍납취수장 근처) 한강과 연결되어 있다.
▲ 하얀 거품들 단지 낙차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러 오염물질때문에 하얀 거품이 더 많다. 아산병원 맞은 편으로(풍납취수장 근처) 한강과 연결되어 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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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물은 잠실 성내역과 서울아산병원 사이로 흘러가고 있었다. 바로 한강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그 사이에 무슨 정화시설 같은 것은 없고 '몽촌2 빗물처리장'이 있을 뿐이다. 여전히 물은 악취에 작은 낙차에도 비누거품 같은 하얀 거품을 물고 있었다.

그 물은 그렇게 흐르고 흘러 바로 한강과 하나가 되었다. 물을 깨끗하게 지키려면 기본적인 상식 중 하나가 이렇게 강으로 흘러드는 지류를 다스리는 일이다. 그냥 '한강'이라는 물그릇만 크게 만들어 놓고 지류를 다스리지 않으면 그 물은 썩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 곳곳, 물그릇만 크게 만들면 다 되는 것처럼 홍보를 해댄다. 한강이 살려면 이렇게 한강으로 들어오는 물들을 정화할 수 있는 시설들을 보강해야 하는 것이다.

비가 많이 오지도 않는데 하수가 역류하고 있다. 이 역시도 한강으로 바로 연결되어 있다.
▲ 탄천 자동차 면허시험장 근처 비가 많이 오지도 않는데 하수가 역류하고 있다. 이 역시도 한강으로 바로 연결되어 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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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비가 내리자, 악취는 더욱 더 아래로 깔렸다. 그래도 한강둔치의 자전거도로를 달릴 때는 강이 커서 냄새가 덜하다. 그러나 탄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이르면 다시 악취가 코를 찌른다. 탄천에서 흘러드는 흙탕물이 한강을 뿌옇게 만들고 있었다. 그 황톳물이 깨끗한 물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지만, 그 흙탕물이 똥물이라면 그 역시도 큰 문제일 것이다.

비가 오면 변변히 쉴 곳이 없으니 다리 밑에서 쉴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하수구와 연결된 맨홀 여기저기서 물이 솟구쳐 오른다. 물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는 증거다.

잠시 내리는 소낙비에도 이렇게 하수가 역류되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 하수관 역류 잠시 내리는 소낙비에도 이렇게 하수가 역류되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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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조금만 와도 이렇게 역류하는 하수관, 과연 한강으로 유입되는 물길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 것일까? 정말, 한강을 살릴 의지가 있는 것인가? 아니, 이미 그들은 4대강의 성공모델로 한강을 꼽고 있으니 '죽지도 않은 한강을 왜 살리냐?'고 항변할지도 모를 일이다.

수문을 막고 있는 사진과 구정물의 조화, 어떤 날 사진을 담으면 저렇게 나올 수 있을까?
▲ 탄천 학여울 역 부근의 수문 수문을 막고 있는 사진과 구정물의 조화, 어떤 날 사진을 담으면 저렇게 나올 수 있을까?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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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을 타는 내내 악취는 코를 찌른다. 탄천쪽으로 방향을 틀고 오는 길, 학여울 역 근처의 수문에서 물이 흐른다. 평소에는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곳이다. 쨍한 탄천 사진과 수문 사이로 흘러나오는 흙탕물이 대조적이다.

평상시에는 버썩 말라있더니만, 비가 자주오는 요즘 거의 똥물이 넘쳐 흐르고 있다. 흘러흘러 탄천을 타고 한강으로 간다. 이곳 역시 악취가 나는 단골지점이다.
▲ 올림픽 훼밀리아파트 부근의 수문 평상시에는 버썩 말라있더니만, 비가 자주오는 요즘 거의 똥물이 넘쳐 흐르고 있다. 흘러흘러 탄천을 타고 한강으로 간다. 이곳 역시 악취가 나는 단골지점이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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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동 올림픽 훼미리 아파트 부근의 수문, 그곳은 올림픽공원 근처의 복개천과 비슷한 형상이다. 문제는 그곳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도 않던 곳인데 거의 폭포수를 이뤘다고 해도 좋을 만큼 물이 많이 흐른다. 그 물은 모두 탄천으로 흘러들어 한강으로 유입된다. 그 물이 얼마나 더러운지 위의 사진을 보라. 그야말로, 똥물이다.

요즘처럼 비가 자주 오는 계절에는 이런 물들이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되어 한강으로 보내지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하수처리장의 용량이 작아서 우기에는 그냥 한강으로 속수무책 방류하는 것이다. 도대체, 한강을 살릴 의지가 있기나 한 것인지.

비가 내리는 날이다 보니 악취는 다른 날보다 더 심했다. 요즘 들어 비가 자주 내리니 이전에 지저분하던 곳이 깨끗해지기도 했다. 쓰레기와 썩은 물이 희석되어 한강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에 골몰하는 정부, 죽어가는 한강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4대강 사업의 모델이라는 한강을 보고 조금이나마 안도하지 않겠는가?


태그:#한강, #4대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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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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