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세 명의 환경운동가들이 4대강 사업 '한강 살리기 3공구' 이포보 교각에 올라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경기도 여주군 천서리. 지난 2일 오후 11시,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주민들의 야간집회로 농성 지원 상황실을 철수해야 했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3일 오전 다시 천막을 들고 상황실이 있던 '장승공원'에 도착했다.

 

그러나 상황실 천막을 설치해야 하는 공간에는 다른 천막 2개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지난밤 주민들이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며 쳐놓은 천막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상황실 간부들은 오전 10시부터 집회신고를 냈으니 천막을 철거해 달라고 주민들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너희들도 어젯밤에 천막을 철거하지 않았다"며 철거 요구를 거절했다.

 

주민들의 천막에는 아무 물품도 들어 있지 않았고 기둥을 절반밖에 세우지 않아 사람이 들어가기도 어려울 만큼 지붕이 낮았다. 설치된 모습만 보면 어떤 특별한 용도가 있기 보다는 단지 상황실이 다시 설치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그냥 놔둔 것으로 보였다.

 

양측이 천막 철거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주민 20여 명은 상황실에서 집회 신고를 낸 공원 내부에서 제초작업을 하며 계속 주변에 머물렀다. 이날 제초작업은 지역 면사무소가 공원을 정비하기 위해 주민들을 고용해 실시한 것이다. 주민들의 천막이 철거되고 상황실이 다시 자리를 잡은 시각은 1시간여가 지난 오전 11시경이었다.

 

음식쓰레기 매립 논란... 여주군 "환경단체 행정조치"

 

 

"여주사람들 음식 쓰레기 국물 마시라는 거냐."

"너희가 환경보호 활동하는 거 항상 존중했다. 그런데 쓰레기를 버리다니, 이젠 안 되겠다."

 

겨우 자리를 잡은 상황실이 한창 정비를 하고 있을 때, '여주녹색성장실천연합' 소속의 회원 30여 명이 찾아와 또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녹실련 회원들은 주민들의 집회과정에서 상황실 측이 공원 한편에 땅을 파고 묻어 놓은 음식물 쓰레기가 발견된 것을 문제삼았다.

 

이에 안명균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음식물 쓰레기 처리건과 관련해 여주군에서 행정조치를 한다고 했고 기다리고 있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녹실련 회원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회원들은 "뭘 기다리냐, 당장 나가라", "죄송하면 다야? 사람 죽여 놓고 죄송하다며 다냐"며 상황실 관계자들을 몰아붙였다. 회원들의 항의는 한 시간여 동안 계속됐다.

 

지난 2일 야간집회를 통해 상황실을 밀어낸 주민들은 공원 한 쪽 공터의 땅을 파기 시작했고 구덩이에서는 이내 수박 껍질과 참외 껍질 등의 음식물 쓰레기가 나왔다. 현장의 주민들은 바로 주변에 있던 경찰관에게 신고를 했고 경찰관 입회하에 8개 구덩이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확인했다.

 

이에 여주군청은 3일 오전 현장을 방문해 단속을 벌인 후 "이포보에서 농성중인 환경단체가 수박 껍질, 옥수수 등의 음식물 쓰레기 3~5kg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강변에 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여주군청은 상황실 측에 음식물 쓰레기를 규정대로 처리하도록 주의를 주는 한편 적발된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 등 행정 조치할 예정이다.


태그:#4대강, #이명박, #이포보, #고공농성, #환경운동연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