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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저항할까? 개인의 자유와 생존 문제를 위해. 자신이 속한 단체의 그릇됨 때문에. 정부가 잘못 잡아가는 방향을 위해. 세계 모든 이들이 사람다운 세상을 살도록 하기 위해 저항하는 걸 거다. 그걸 생각과 글로 옮기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행동하는 이들이 있기에 큰 효과를 거두는 법이다.

 

전국 환경운동연합 간부들이 한강 이포보와 낙동강 함안보 공사현장서 며칠째 점거 농성을 벌이는 것도 그렇다. 그들 나름대로 국가의 그릇된 방향을 바로 잡고자 저항하는 것일 테다. 용산 철거민들도 그랬을 것이다. 최소한도 자신들이 살아갈 터전을 보장받고자 저항했던 것일 테다.

 

일본의 대표적인 여름휴양지인 오키나와 현 남쪽 미야코지마시(宮古島市)의 주민들도 그랬다. 그곳 사람들은 일본정부가 중국을 겨냥하여 추진하던 자위대 신기지 건설을 온 몸으로 막아냈다. 인도는 현재 다국적 기업이 주도하는 물 침탈에 대해 지방 곳곳에서 저항운동을 펼치고 있다.

 

세스 토보크먼의 <나는 왜 저항하는가>도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저항 정신을 보여준다. 독점 자본과 국가 폭력에 대한 곳곳의 저항 운동을 드러내 준다. 그는 반세계화 운동과 반전 운동을 펼치는 이로서, 자신의 포스터와 플래카드를 세계 시민운동가들이 이용토록 하고 있다.

 

"21세기의 첫 십 년은 동시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항 운동이 파고를 이루었다. 시애틀과 멕시코 칸쿤에서는 WTO를 반대하는 대규모 항의 시위가 열렸고, 워싱턴에서는 세계은행에 반대하는 시위가, 필라델피아와 뉴옥에서는 공화당 전당 대회를 반대하는 시위가, 그리고 전 지구적 차원에서 역사상 가장 큰 반전 운동이 일어났다.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것은 이라크와 플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반인권적인 처사에 대해 수백 명의 비폭력 운동가들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저항했고,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걸프만을 강타했을 때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복구를 위해 기꺼이 노동을 제공했던 것이다."(작가의 글)

 

이 책 한 꼭지엔 꼭지가 돌만큼 놀라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말로 황당한 내용이다. 2001년 '9·11 사태'가 있던 날 아침 조지 부시의 아버지와 오사마 빈 라덴의 형이 칼라일 그룹 회의에 함께 참석했다는 게 그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았을까?"하고 반문한다. 확실한 건 그 비극으로 칼라일이 떼돈을 벌었다는 거란다.

 

또 놀라운 게 있다. 미국의 뉴올리언스에 관한 것이다. 그곳의 저지대 9번가는 흑인들이 몰려 사는 곳인데, 홍수가 덮친 이후 정부는 나몰라 하고 개발업자들은 군침을 흘리고 있단다. 정부와 시 당국은 제2의 대참사가 일어나도 신경 쓰지 않을 판이요, 그 때문에 시민들은 시장과 법원을 향해 저항하고 있단다.

 

이 책을 읽자니 우리 안에 있는 저항정신을 알려주는 몇 권의 책이 떠오른다. 삼성의 권력에 맞선 김용철의 <삼성을 말한다>, 사법부의 진실에 도전장을 내민듯한 김두식의 <헌법의 풍경>, 그리고 이 책처럼 용산의 참상을 만화로 담아낸 <내가 살던 용산>이 그것이다. 그 책들은 국가 폭력과 소수의 자본권력이 어떻게 힘을 행사하고 있는지, 또 어떻게 그에 대해 저항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나를 바꿀 수 있는 길,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길, 국가를 바꿀 수 있는 길, 세계를 바꿀 수 있는 길, 그것은 저항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문학으로, 어떤 이는 철학으로, 어떤 이는 강연으로 그렇게 할 것이다. 여러 풀뿌리 저항의식들이 있겠지만 가장 아름다운 길은 행동하는 이들에 달려 있다. 세스 토보크먼도 그래서 머리글을 그리 쓴 것일 테다.

 

"행동이 세상을 바꾼다."(13쪽)


저항하라

세스 토보크먼 지음, 김한청 옮김, 다른(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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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저항, #용산참사, #함안보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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