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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합천군 덕곡면 주민들이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20공구 합천보(높이 9m, 길이 593m, 관리수위 10.5m)로 인해 농경지가 침수 내지 지하수위 상승으로 경작 피해를 입게 된다며 공사 중단 등을 촉구했다.

'합천보 건립 관련 덕곡면피해대책위'(위원장 서재천) 소속 농민 30여 명은 15일 오후 창원 소재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합천보로 인한 덕곡면 일대 농경지의 피해 우려는 지난 12일 <오마이뉴스>에서 보도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합천보로 지하수위 상승... 피해 뻔한데 대책 누락".

'합천보 건립 관련 덕곡면 피해대책위원회'는 15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천보 공사 중단 등을 촉구했다.
 '합천보 건립 관련 덕곡면 피해대책위원회'는 15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천보 공사 중단 등을 촉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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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15일 오후 경남도청 브링핑룸에서 연 합천군 덕곡면 주민들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설명하고 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15일 오후 경남도청 브링핑룸에서 연 합천군 덕곡면 주민들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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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곡면 농경지는 합천보에서 3km 가량 위쪽에 있고, 낙동강의 지류인 회천강·덕곡천이 3면으로 흐르고 있다. 주민들은 한국수자원공사 등을 방문해서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 대상에서 누락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합천보 건립 관련 덕곡면 피해대책위' 서재천 회장이 15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합천보 건립 관련 덕곡면 피해대책위' 서재천 회장이 15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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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합천보 건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은 없었고, 그저 정부가 하는 사업이니 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보았고 주민들과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저지대 농경지 침수․지하수위 상승으로 농작물 피해가 직접 예상되어 대책을 요구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이 문제를 언론과 시민사회에 알리면 오히려 일을 망칠까봐 쉬쉬하며 정부를 비롯한 공사 추진기관을 믿고 사실 확인과 대책을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모든 정부기관에서는 어느 누구 하나 책임있게 답변하는 사람 없이 '나중에 피해가 발생하면 정부가 보상할 거다'는 면피성 발언으로 주민들을 기만하였다"고 덧붙였다.

또 주민들은 "정부는 우리 주민들의 신뢰와 기다림을 무참히 짓밟아버린 것"이라며 "함안보는 설계변경에 관리수위 조정을 하였으나 합천보 관련해서는 여태껏 거짓된 자료와 설명으로 일관하더니 덕곡 주민들을 조롱이나 하듯 상판까지 올려놓았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수자원공사 설명회 자료에 의하면, 덕곡면 율지리·병배리·학리·장리·포두리 일대 농경지는 표고 11.4~13.5m로 합천보 관리수위와 단순히 표고 비교만 하더라도 0.9~3m 차이에 불과하다"며 "따라서 흙이 물을 흡수하는 성질을 고려하고 농작물 뿌리가 당속 1m 이상 이르는 것을 고려한다면, 들판은 농경의 땅심 확보가 충분하지 않아 침수 혹은 직접 영향으로 인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국토해양부·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해 "합천보 공사 즉각 중단"과 "합천보로 인한 침수 피해 정밀 조사", 경남도에 대해 "재산과 생명보호를 위해 민관 합동 침수피해정밀조사", 낙동강환경유역청에 대해 "졸속 환경영향평가 협의 책임지고 공사중지명령하고 환경영향평가·침수문제 재실시", 경남도·합천군의회에 대해 "주민 요구가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날 서재천 회장은 "지난 10일 장맛비가 내렸는데 덕곡면 들판은 상당수 물에 잠겼다"면서 "주민들은 보상도 필요 없다. 지금처럼 양파, 마늘, 수박, 감자농사가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15일 오후 경남도청 브피핑룸에서 '합천보 건립 관련 덕곡면 피해대책위'가 연 기자회견에서 참석해 합천보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15일 오후 경남도청 브피핑룸에서 '합천보 건립 관련 덕곡면 피해대책위'가 연 기자회견에서 참석해 합천보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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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덕곡면 일대를 조사했던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공개되지 않은 4대강사업 마스트플랜'(정부 측 '마스트플랜 초안')에 보면 합천보로 인해 덕곡면 일대가 5㎢ 가량 침수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면서 "현장에 가서 보니 비가 조금 와도 논에 심어 놓은 모 끝이 보일락말락할 정도로 물이 많고, 배수가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이 비가 오지 않은 날 땅 속을 파보니 3m 정도에서 물이 고여있었는데, 평상시 수위가 6.5m인데 합천보가 완공되어 관리수위가 올라가면 토양 전체에 물을 머금는다고 보면 된다"며 "그렇게 되면 홍수 때 일시적으로 침수나 지하수위가 상승하는 게 아니라 평상시에도 그렇게 되는 것이어서 농작물 피해가 뻔하다"고 말했다.


태그:#합천보, #4대강정비사업, #합천군 덕곡면, #박창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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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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