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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2편에서 무작정 걷는 것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시간에 맞추어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하루의 계획도 적었지요.

오늘(7월 6일) 우리의 계획은 새벽 5시에 기상해 5시 30분부터 도보를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오전 8시에 일어났습니다. 그 누구 하나라도 먼저 일어났으면 서로를 깨웠을 텐데 누구도 새벽 5시에 일어난 사람은 없었습니다.

계획을 첫날부터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나 한편으로는 '우리 4명 모두 첫날 얼마나 피곤했으면…' 하는 생각에 서로를 재촉하지는 않았습니다. 늦게 일어 났지만 왠지 기분은 나쁘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찾아올 행운을 예감이나 하듯이 말이죠.

자 그럼 오늘 우리의 도보 기행을 적어 보겠습니다.

오전 8시 기상. 오전 9시 아침식사. 9시 40분 도보 시작. 12시 충남 아산 진입. 오후 4시 아산 둔포면 봉제 1리 도착. 오후 5시 봉제 1리 마을회관에서 취침 허락받은 후 도보 종료. 총 이동거리 약 28km, 이동시간 휴식제외 6시간.

'두근두근' 경기도를 넘어서 충남으로 진입

아! 드디어 경기도를 벗어나 충청남도 입니다.
 아! 드디어 경기도를 벗어나 충청남도 입니다.
ⓒ 송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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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을 잔 바람에 우리들의 발걸음은 빨라졌습니다. 천안과 아산의 갈림길. 우리는 아산으로 향하는 45번 국도를 걷기로 걸정했습니다. 어제(5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태양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쉬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오늘도 목적지에는 도착할 수 없습니다. 선두를 걷는 자취생의 발걸음은 빠르기만 합니다. 아산 진입을 목적지로 두었기에 오늘은 최소한 아산 초입까지는 걸어야 합니다. 쉼 없이 걷는 중 멀리서 표지판이 보입니다.

"아! 드디어 경기도를 벗어나 충청남도 입니다!"

아산으로 가는 45번 국도의 연장선과 둔포읍으로 가는 갈림길에 섰습니다. 날이 너무 뜨거워 다들 입맛이 없지만 그래도 점심 요기는 해야 하기에 둔포읍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둔포읍을 향해 걷는 도중. 뒤에서 차량 클랙슨 소리가 들립니다.

"학생들 고생이 많네. 이거 먹어요."

한 아주머니가 시원한 배 두 개를 건네고 가십니다. 아이스박스에서 꺼낸 배는 얼음장보다 차갑습니다. 마치 세상을 다 얻은양 우리들은 즐겁습니다. 아주머님의 배려가 더운날의 우리에게 힘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아주머님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다시 한번 전합니다.

힘들지만 우리는 잘 걷고 있습니다
 힘들지만 우리는 잘 걷고 있습니다
ⓒ 야생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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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포 읍내. 시리얼을 우유에 타 먹기 위해 한 마트를 찾았습니다. 이 곳에서 한번 더 우리에게 오늘의 행운이 찾아 옵니다. 문을 들어서는데 계산을 하고 계시던 아저씨께서 우리를 보고 말씀하십니다.

"어? 인터넷에서 봤는데? 수원대학교 학생들~!"

시원한 곳에 들어갔다는 즐거움과 함께 더해진 아저씨의 말씀이 우리들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합니다.

"여행기 끝까지 찾아서 볼게요. 목적지까지 힘내세요!"

'아… '오마이뉴스'의 위력이 이렇게 대단하구나…'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이 자리를 빌려 아저씨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다시 한번 전합니다.

하루종일 우리가 걸은 곳은 45번 국도 한 곳입니다. 하루종일 이곳을 걸으며 느낀 점은 딱 한 가지입니다.

'아… 이곳은 걸을 만한 곳이 못 된다'

평택과 아산을 잇는 45번 국도에는 그늘이 거의 없습니다. 마치 고속도로처럼 도로와 바리케이드뿐입니다. 그늘이 많으면 쉬어야 할 곳을 쉽게 결정할 수 있어 시간을 계획 하기가 훨씬 쉬워 집니다. 하지만 45번 국도는 한번 쉴 곳을 놓치면 거의 탈진 상태에 다다를 만큼 멀리 떨어진 곳에야 마을이나 주유소 등 약간의 쉴 곳이 나타납니다.

우리도 중간에 한번 쉴 곳을 놓쳐 30분 이상 떨어진 곳에서야 겨우 쉴 수 있었습니다. 만약 우리와 같은 도보여행을 계획 하고 계시다면 45번 국도는 피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봉제 1리, 아름다운 풍경과 마주하다

우리가 하룻밤을 보낸 숙소 입니다. 봉제 1리 노인회장님, 그리고 할머님 할아버님들 감사합니다.
 우리가 하룻밤을 보낸 숙소 입니다. 봉제 1리 노인회장님, 그리고 할머님 할아버님들 감사합니다.
ⓒ 송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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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30분. 더 이상 걷는다는 건 우리에게 모두 무리일 것 같아 하루를 묵을 곳을 찾아 나섭니다. 아산 시내 방면으로 가던 중 600m내외에 교회가 있다는 표지판을 본 우리는 그 교회에서 하룻밤을 부탁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교회가 있는 마을로 30분을 들어 갔지만 교회는 보이지 않습니다. 마침 마을에 경로회관이 보이길래 주민들게 물어 물어 노인회장님을 찾아 뵈었습니다. 여행을 하고 있다는 사정을 말씀드리니 다행히 하룻밤 묵어 가라며 문을 열어 주십니다.

오늘은 참으로 탄식이 많이 나오는 날입니다. 또한 감사의 인사를 드릴분들도 많습니다. '아~ 참으로 다행이다' 우리 네 명의 머리에는 이 생각 뿐입니다. 흔쾌히 하룻밤을 허락해 주신 노인 회장님께도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잘 곳이 정해졌기에 편안해져서 일까요. 이제야 눈앞에 봉제 1리의 풍경이 들어 옵니다.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근래 자취생의 눈 안에 들어온 것들 중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참으로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늦잠을 잤지만 후회는 남지 않는 하루였습니다. 내일(7일)은 충남 예산을 향해 갈 예정입니다. 물론 힘이 들면 자리에 조금 주저앉아 있을지도 있지요.

보이시나요?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 보냅니다
 보이시나요?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 보냅니다
ⓒ 송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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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함이 가득했던 우리의 오늘 하루를 한 장의 사진으로 정리 한다면 아마 이 사진이 될 것 같습니다.


태그:#청춘불패, #도보여행기, #충청남도, #봉제1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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