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컷 피스>는 전위예술계의 거장 오노요코에 의해 1964년 일본 교토의 야마가타 홀에서 초연되어, 이후 뉴욕의 카네기 홀 등 세계 각지에서 공연되며 당대 예술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던 퍼포먼스다. 오노는 1964년 '전쟁 반대'를 호소하며 이 퍼포먼스를 초연했고 뉴욕 런던 등에서 잇달아 공연하면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무언가를 잘라라"라는 단순한 지침으로 공연이 시작되며, 무대 위에 선 한 사람의 보호막(옷)을 관객들이 가위로 자르기 시작하고 공연이라는 형태 안에서 관객이 어떤 행동을 벌이게 될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된다.

 

당시 오노 요코는 '전쟁을 반대'하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자신의 옷을 조금씩 잘라가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라고 했고, 이 작품은 페미니즘 예술사 및'반전평화'라는 대사회적인 메시지를 깊이 각인시키며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평가되고 있다.

 

점점 파괴적인 형태가 되어가며 옷을 자르는 관객들과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오노 요코의 표정은 이 작품이 전하는 사회적 약자에 관한 세상의 폭력적인 시선과 그에 침묵하는 수많은 동조자들의 위선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War is over' 퍼포먼스 또한 미국의 베트남전 당시 오노요코와 존레넌이 행했던 대표적인 반전평화시위 슬로건으로 유명한 문구.

 

당시 두 사람은 '당신이 원한다면,(If You want it), 전쟁은 종식된다(War is over)'는 슬로건을 언론 및 광장에 집중 광고하고 다양한 시위를 벌이며 대중들의 '평화'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폭넓게 이끌어 내고 대중들 스스로를 평화의 시대를 여는 적극적인 주체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한국아티스트 '레드걸' 한국에서 최초로 '컷피스'공연

 

'전쟁반대'의 대표적인 퍼포먼스 '컷피스'가 일본 쿄토에서 초연된 지 46년 만에 지난 6월 25일 한국에서 최초로 공연되었다. 대안영상문화단체 아이공의 '오노요코 전'에 맞추어 기획된 멀티아티스트 오마주(hommage 프랑스어로 존경, 경의. 후배 예술가가 선배 예술인의 업적을 기리며 감명 깊은 장면을 본떠 표현하는 행위) 무대에서다.

 

한국에서의 이 초연은 관객들에게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옷을 자르시오'라는 지침이 내려지자 관객들은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으나 모두가 조용히 옷을 자르는 의식을 거행했다. 컷피스가 끝난 후 레드걸은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관객들에게 공연에 참가한 감상을 묻자 다양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슬펐다''재밌었다''쳐다보기가 힘들었다' '충격적이었다' 등 다양한 반응 가운데 관객이자 공연연출가 박태영(40)씨는 '이러한 파격적인 퍼포먼스 공연이 한국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대단히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왜냐하면 한반도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고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아직도 전쟁 중인 한반도,'전쟁종식선언' 관객 퍼포먼스 열리다

 

 

'컷피스'에 이어 관객과 함께 하는 '한반도전쟁종식' 집단 퍼포먼스도 함께 열렸다. 이 퍼포먼스를 기획, 연출, 공연한 아티스트 레드걸(35)씨는 "분단 60년이 지나도록 한반도가 아직도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는 휴전상태이라는 것이 매우 견디기 힘들었다. 특히나 이명박 정권 아래서 하루하루 전쟁의 공포를 느꼈고 그 화두가 자연스럽게 작품에 스며들었다. 이 땅에서 하루 빨리 전쟁을 끝내는 '평화협정체결'이 맺어지길 바라는 염원에서 이 작품을 쓰고 연기 했다"고 밝혔다.

 

'행위예술'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앞당기는 힘을 가진 주술적인 행동이라 믿는 그녀는 과거 오노 요코와 존 레논의 'War is over' 퍼포먼스를 한국민들과 다시 한번 재현하며 "세계의 화약고, 한반도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전쟁반대평화운동이 일어나야 할 곳"이라는 생각을 피력했다. 관객들과 미리 앞당겨 '평화를 상상'하고 '체험'하는 것.

 

그녀는 공연을 통하여 인류의 가장 잔인했던 폭력의 상징들을 종이에 그리고 관객들과 함께 찢는 '행위'와 함께 "이 세계를 전쟁과 남성의 지배에서 구원하시오. 그를 위해 내일부터 할 수 있는 행동, 한 가지씩을 죽을 때까지 매일 하시오"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지금 이 극장 바깥은 아직도 전쟁 상황이지만 우리가 함께하는 여기에서만큼은 전쟁이 끝났음을 미리 선포합시다"라는 레드걸의 제안 아래 각자 War is Over! 라고 쓰고 '전쟁이 끝났다!'고 외치며 서로 기뻐하고 축하했다.

 

바깥세상은 남과 북의 심각한 긴장국면과 강대국들의 군사적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이 곳만은 세상의 모든 전쟁이 종식된 평화적 유토피아였다.

 

끝으로 레드걸은 "이 작품을 전쟁과 남성지배 사회에서 지금 어딘가에서 고통 받고 있을 이 세상의 모든 여성, 남성, 그리고 평생을 세계평화와 여성해방의 투쟁에 불타는 예술혼을 바친 현존하는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오노 요코에게 바칩니다"라고 밝혔다.

 

한국의 오노요코,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레드걸

- "내 예술의 영원한 주제는 페미니즘, 반전평화"

예술은 '감상' 아닌 '참여', 관객들 행동하길 원해

 

 

 

그녀의 예술활동을 지켜보는 지인들이나 그녀를 지지하는 팬들은 그녀를'한국의 오노요코'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현실참여적인 예술의 황무지나 다름없는 대한민국에서 감히 '급진적인 페미니스트'라는 명함을 내걸고 배우로서, 극작가로서, 공연연출가로서 활동하면서 그녀의 오랜 주제는 언제나 '예술의 정치화'다.

 

현재 페미니스트 창작집단 <붉은 여신들>을 이끌며 여성주의를 주제로 연극, 전시, 퍼포먼스 등의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으며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 운영위원으로서 현실정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의 '1인 주거권'기자회견 현장에서도 집 없는 사람들의 처지를 코믹하게 그린 '트렁크 퍼포먼스'를 펼친 바 있다. 스스로를 '시위현장 전문배우'라고 코믹하게 자청하기도 한다.

 

"연기를 무기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혁명가이자 몽상가. '투쟁없이는 아무것도 쟁취하지 못한다'가 신조인 팔색조의 천상배우"라는 짧은 자기소개 문구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셈이다. 자신의 연기나 예술적 재능이 필요한 곳이라면 거리, 극장 구분하지 않는다는 그녀는 '세상은 온통 나의 무대'라고 외친다.

 

그녀의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한반도에서의 평화협정체결. 천안암 사태로 촉발된 분단 이후 유례없는 한반도 전쟁위기와 최근 한국의 전시작전권 반환의 실패는 그녀를 또 한번 분노케 했다.

 

"무대는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는 유토피아를 관객들에게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예술관 아래 이번 무대를 통해 '평화를 방해하는 세력들'에 분노하고 평화의 한반도를 열어가는 힘은 이 땅에서 생명을 보존하며 살아가는 개개인의 내부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그를 위한 장기 공연 작품을 집필하면서도 가장 큰 걱정은 제작비 마련이다. 하지만 그녀는" 가난한 예술가로 살아왔지만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모금의 힘으로 지금까지 예술활동을 해 올 수 있었다"며 "이 작품 또한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힘으로 완성될 것을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대본 마무리에 이어 곧 장기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줄 후원자나, 기획자, 스태프 및 자원봉사자 등 다양한 형태의 후원자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계획이다.

 

후원 및 더 궁금하신 사항은 아래 블로그 참조

 

붉은 여신들 네이버 블러그

http://cafe.naver.com/redgoddess.cafe

 

아티스트 레드걸 블로그

 http://blog.naver.com/femnist1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레드걸 개인 블러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반전퍼포먼스, #한반도평화협정, #컷피스, #오노요코, #한반도종전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배우. 작가. 무대쟁이이자 글쟁이. 연극(예술)치료사. 읽고 쓰기, 여행, 연극, 전위예술. 아방가르드, 맥주를 좋아한다. 현,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근무.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