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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이 붙어도 막을 수 없는 행위예술
ⓒ 오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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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일(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식' 퍼포먼스 도중, 행위 예술가인 김은미 작가가 종이로 만든 의상에 불이 붙는 사고가 발생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이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전북 익산 배산체육공원에 마련된 야외공연장에서 행위예술가인 김은미 작가는 종이와 천으로 만든 노란 옷을 입고 공연을 펼치기 시작했다.

마지막 퍼포먼스로 가시가 있는 장미꽃 위에 누운 김은미 작가. 왼쪽 다리 허벅지 아래 부분이 빨갛게 부어 올라 있다.
▲ 마지막까지 마지막 퍼포먼스로 가시가 있는 장미꽃 위에 누운 김은미 작가. 왼쪽 다리 허벅지 아래 부분이 빨갛게 부어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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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시작부분으로 깨끗한 모습이지만 오른쪽 사진은 불이 난 후 공연을 펼치고 있는 의상에는 불에 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 김은미 작가 왼쪽 사진은 시작부분으로 깨끗한 모습이지만 오른쪽 사진은 불이 난 후 공연을 펼치고 있는 의상에는 불에 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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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제작한 노란 국화꽃을 연상케 하는 종이옷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다 못해 장엄했다. 시민들은 물감으로 그녀의 몸과 종이 옷 위에 메시지를 쓰거나 준비된 국화꽃을 내려놓고 애도하며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그 순간만큼은 그 분이 제 몸을 통해 환생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그녀는 전했다.

김 작가는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을 다양한 몸짓으로 표현해냈고 시민들 역시 작품에 집중하던 그 순간, 작가의 옷에 불이 붙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불은 꺼졌지만 익산에서의 첫 퍼포먼스는 이렇게 끝을 맺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김 작가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화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완성에 대한 의지 하나로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불에 탄 종이옷을 끌고 무대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작품에 대한 그녀의 열정에 시민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까지 퍼포먼스를 모두 펼쳐보인 후, 119구급대에 실려갔고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할까 봐 진행요원에게 귓속말로 "아무도 모르게 119응급차를 불러달라"고 했고 뒤늦게서야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과 함께 화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28일(금)에 병원에서 본 기자를 본 김은미씨는 "여러사람에게 폐만 끼치는 것 같다"며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 밝은 모습으로 맞아 줬다.

"한 국가의 대통령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삶에 아련함을 느껴 그분의 살아생전 마지막 날을 떠올리며 작품으로 형상화했다"고 말하는 김은미 작가는 "완벽한 공연을 보여주지 못해 미안할 뿐"이라며 "모든 분들이 병원비 걱정을 하고 있어 모든 것을 다 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공연이었고 건강관리공단측에도 이 사실을 알렸더니 보험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처음 병원에 도착했을 때에는 약 3, 4주간의 입원이 필요하다는 병원측의 설명을 들었다는 김은미 작가. 현재는 피부 재생력이 좋아 9일만에 퇴원해 지금은 자택에서 요양 중에 있다.

김 작가는 "시민들이 작품의 내용보다는 화재의 위험에 있었던 그 순간만 기억할까봐 걱정이다"며 "예술인으로써 영광의 상처라 생각한다"는 말로 의연한 태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예술인으로서 이 정도는 영광의 상처라 생각한다"며 "걱정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통해 그 고마움에 보답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한편 김은미 작가는 익산고등학교와 한국 교원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후, 현재는 행위 예술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서울에서 주로 작품 활동을 해오다 얼마 전 자신의 고향인 익산으로 내려와 "자신의 작품을 선보임은 물론, 지역의 문화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다"며 조심스레 활동을 시작했다.

사실 김작가는 행위예술가이기보다는 메이크업, 바디페인팅, 무대분장을 하는 전문가로써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현재는 광주 보건대학 피부미용과 겸임교수로 재직중에 있으면서 2000년부터 전국 각지로부터 초청을 받아 행위예술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퍼포먼스를 다 마친 후, 급히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31일에 퇴원해 통원 치료 및 요양 중에 있다.
▲ 입원 치료 중인 김은미 작가 퍼포먼스를 다 마친 후, 급히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31일에 퇴원해 통원 치료 및 요양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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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익산시민뉴스, 판도라tv등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김은미 작가, #행위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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