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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평화를 위한 콘서트 '강의 노래를 들어라'가 29일 밤 서울 강남구 봉은사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생명과 평화를 위한 콘서트 '강의 노래를 들어라'가 29일 밤 서울 강남구 봉은사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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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말이야>라는 노래가 자꾸 생각난다"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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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에 온 시민들의 공연에 대한 감상은 제각각이었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4대강 사업 중단, 강을 위한 투표'라는 구호를 든 사람들은 노래에 푹 빠져 공연을 즐겼지만 한자리에 모인 목적을 잊지는 않았다. 한 시민은 "이렇게 많이 모일 줄 몰랐다"며 "여기 모인 사람들만 돌아가서 가족, 친구들만 투표시키면 4대강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주최 측이 마련한 5000여 좌석은 절반 가까이 찼다.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 팔짱을 낀 연인과 두 손을 꼭 잡고 한 손에는 지팡이를 잡은 노부부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일주문을 들어섰다.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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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열린 '생명과 평화를 위한 콘서트-강의 노래를 들어라'에는 1만여 명이 모였다. 각계인사 1384명이 참여한 '강의노래 시민추진위원회'와 221명의 '시민 서포터즈' 주최한 이번 콘서트는 시민들의 참여와 후원이 더해져 준비됐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기 전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이 무대에 올랐다. 명진 스님은 "김추자 노래 중에 <거짓말이야>라는 노래가 요즘 자꾸 생각난다"며 "세종시, 4대강, 747공약, (반값)등록금, 다 거짓말이야"라고 외쳤다. 그는 "거짓이 횡횡하는 세상을 막아야 한다"며 " 이명박 정권의 거짓말을 끝장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진 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국회의원 시절 선거에서 돈을 너무 많이 써 선거법을 위반하고 조사받는 보좌관에게 위증까지 하게 시켜 벌을 받은 범죄 전과자"라며 "거짓말로 점철된 2년 동안 진실의 강에는 거짓이 흐르고, 평화의 강에는 전쟁이 흐르게 됐다"고 성토했다.

명진 스님은 "이 땅의 후손들에게 거짓을 물려주면 안된다. 법정스님은 '4대강에서 일어나는 만행을 보고도 침묵하는 것은 범법행위'라고 말씀 하셨다"며 참가자들에게 "이 말씀을 꼭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막은 '4대강 공사현장' 영상, 상영 강행

생명과 평화를 위한 콘서트 '강의 노래를 들어라'가 29일 밤 서울 강남구 봉은사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봉은사 명진 스님이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생명과 평화를 위한 콘서트 '강의 노래를 들어라'가 29일 밤 서울 강남구 봉은사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봉은사 명진 스님이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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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원, 한영애, 안치환씨가 29일 밤 서울 강남구 봉은사 특설무대에서 열린 '생명과 평화를 위한 콘서트 - 강의 노래를 들어라'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권진원, 한영애, 안치환씨가 29일 밤 서울 강남구 봉은사 특설무대에서 열린 '생명과 평화를 위한 콘서트 - 강의 노래를 들어라'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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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게 벤드 '윈디시티'를 시작으로 가수들의 릴레이 공연이 이어졌다. 콘서트의 사회를 맡은 도정환 시인이 무대로 올라 서기 전 두 편의 동영상이 상영됐다. 먼저 상영된 콘서트의 시작을 알리는 영상은 아름다운 강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눈을 감고, 귀을 열고, 들어보라 강의 노래를'이라는 자막이 올라오자 사람들은 큰 환호성을 질렀다.

반면 참가자들은 흙탕물이 흐르고 중장비가 땅을 파내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4대강 공사 현장의 영상이 스크린에 뜨자 침묵에 잠겼다. 마른 침을 삼키고 눈가에 눈물이 고인 사람도 보였다. 영상이 끝나면서 '4대강 공사는 지금도 밤낮 없이 24시간 진행되고 있습니다'라는 자막이 올라오는 순간 사람들은 크게 탄식했다. 

공사현장을 담은 영상은 선관위에서 "동영상 보여주는 것은 인터넷 상은 괜찮지만 공연장에서 보는 것은 불법이다"이라고 경고해 상영 여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동영상 상영을 강행했다. 무대에 올라선 도종환 시인은 "선관위에서 '4대강'이란 말을 쓰면 안 된다는 전화를 몇 번이나 받았다"며 "그래서 '4대강'이라는 말 안 쓰고 그냥 '강'이라고만 하겠다"고 말했다.

선관위의 행위를 향한 비판은 공연에서도 계속됐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공연 중간 "선관위에서 '4대강'이라고 하면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는데 우리 다 같이 '4대강'이라고 외쳐 봅시다"라고 외치자 사람들도 따라서 "4대강"이라고 외쳤다. 선관위의 제재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29일 밤 서울 강남구 봉은사 특설무대에서 열린 '생명과 평화를 위한 콘서트 - 강의 노래를 들어라' 공연에서 4대강 공사현장에서 포크레인이 작업하는 모습이 대형 모니터에 상영되고 있다.
 29일 밤 서울 강남구 봉은사 특설무대에서 열린 '생명과 평화를 위한 콘서트 - 강의 노래를 들어라' 공연에서 4대강 공사현장에서 포크레인이 작업하는 모습이 대형 모니터에 상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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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가 '4대강'을 언급하는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경고하자, 노래패 '우리나라'와 시민들이 손가락 4개를 펴들고 "내게 강같은 평화~"를 합창하고 있다.
 선관위가 '4대강'을 언급하는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경고하자, 노래패 '우리나라'와 시민들이 손가락 4개를 펴들고 "내게 강같은 평화~"를 합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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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종단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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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종단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합창으로 공연 마무리

운하반대교수모임 대표 김종욱 교수, 원불교 환경연대 대표 이용환 교무, 천주교연대 대표 조해붕 신부, 수경 스님,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는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를 참가자들과 함께 부르고 있다.
 운하반대교수모임 대표 김종욱 교수, 원불교 환경연대 대표 이용환 교무, 천주교연대 대표 조해붕 신부, 수경 스님,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는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를 참가자들과 함께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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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평화를 위한 콘서트 '강의 노래를 들어라'가 29일 밤 서울 강남구 봉은사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생명과 평화를 위한 콘서트 '강의 노래를 들어라'가 29일 밤 서울 강남구 봉은사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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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윈디시티에 이어 로켓트리오, 권진원, 우리나라, 노래를 찾는 사람들, 더숲트리오, 안치환의 순서로 진행됐다.

공연은 마지막 순서로 나온 안치환씨의 무대에서 절정에 달했다. 안씨는 "예전에 새만금때 수경스님 따라서 삼보일배를 한 적이 있다"며 "우리가 몸 쓰고 노래하며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수들의 공연이 모두 끝나고 시민단체 대표와 4대 종단을 대표하는 종교인들이 함께 무대에 섰다. 운하반대교수모임 대표 김종욱 교수, 원불교 환경연대 대표 이용환 교무, 천주교연대 대표 조해붕 신부,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는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를 참가자들과 함께 불렀다.

조 신부는 "4대강을 살리기 위해 이 자리에 오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생명의 강을 살리는 일에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콘서트는 4대 종단의 신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합창단의 노래로 막을 내렸다.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김혜숙(65)씨는 "아들집에 왔다가 손자와 함께 왔다"며 "잘 모르는 노래가 많이 나왔지만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늙어서 잘은 모르지만 투표는 꼭 한다"며 "앞에 나선 분들이 투표하란 말씀은 안하셨지만 주위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다 알고 있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태그:#4대강, #지방선거, #이명박, #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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