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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우리 고장 부천에도 노 전 대통령을 그리는 행사가 열렸다. 21일부터 23일까지 송내역 앞 광장에는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생전의 모습을 담은 영상, 사진전시회, 노란 리본에 달린 시민들의 메시지가 발길을 멈추게 했다.

 

작년 이맘 때 노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장 먼저 분향소를 마련한 곳이 부천인 걸로 알고 있다. 나는 그 때도 가족과 함께 역시 분향소가 설치되었던 송내역에 가서 한 송이 국화를 놓고 분향했다. 그 때는 분향 행렬로 줄을 이었는데 이번 1주기 때는 사람들이 간간이 분향소를 찾았다. 그러나 시민들이 남기고 간 메시지는 작년보다 훨씬 많았다.

 

  "그립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그러나 울지 않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겠습니다."

  "당신의 뜻을 이어 받아 서민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노무현 님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부디 그 곳에서 편안하게 쉬세요."

  "세상다운 세상 우리가 만들겠습니다. 그 곳에서 지켜봐주세요."

 

 

 故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사람들의 메시지를 읽으며 떠오르는 말이 있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라는 그 분이 남긴 유언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고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고 하신 말씀을 되새겨 본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 소외된 자들이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 가신 노 전 대통령이시다. 그런데 무슨 신세를 졌다는 말인가? 세상을 둘러보면 큰 죄를 짓고도 오히려 큰 소리 치며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불러오겠지만, 나는 하나밖에 없는 생명 앞에서는 욕심을 부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또는 꿈꾸는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다면서 그 소중한 생명을 과감히 버리고 떠나신 고인은 정말 욕심이 없는 것 같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북한을 다녀오신 고인은 지금 악화되고 있는 남북을 보며 어떤 말씀을 해 주실까?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금강산에 다녀왔다. 잿빛처럼 흐리게 느껴졌던 북한의 정경을 보며, 잿빛이 푸른빛으로 바뀔 날을 기다려 왔다. 10년 전 故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에서 정상회담을 했을 때 그 내용을 주제로 만든 가족신문이 아직도 우리 집 거실에 걸려 있다. 김 위원장이 남한에 와서 회담을 한다면 그 내용으로도 신문을 만들어 나란히 걸어두려 했는데...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노 전 대통령의 고향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비롯, 전국 곳곳에서 이는 애도의 물결을 보며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들의 염원을 느낀다. 우리 고장 부천에도 그 분의 정신이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 김가람은 고등학생 시민기자입니다


태그:#노무현 대통령, #부천 노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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