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6일 저녁,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진보적 사회단체들의 주최로 '진보대연합 실현을 위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5+4 결렬 후에도 지역별로 추진되고 있는 민주대연합 구도에 대한 진보진영의 위기의식으로 개최되었으며, 진보교수연구자모임, 다함께, 사회진보연대, 전빈련, 전진, 행진 등 진보적 단체들이 주최했다.

"진보대연합, 정당간의 현실적 통합문제로 한정시켜서는 안돼"

서울대 김세균 교수는 "진보운동이 자유주의 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정치세력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진보대연합은 반드시 쟁취해야할 대상이라면서, 이를 단순히 민노당과 진보신당간의 현실적 통합문제로 한정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보대연합이 "두 당에 포함되지 않는 세력들을 포함한 진보정치 연합세력"이라는 흐름으로 배치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조직통합이라는 방식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함께의 김인식도 진보대연합이라는 주제에 대해 당대당 통합을 넘어선 견해를 내보였다. 그는 "현재 진보정당 중 가장 많은 국회의원을 보유한 민노당조차도 단독으로는 민주당의 대안으로 비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진보정치세력을 포괄하는 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대연합의 모델로 "진보대연합을 이루는 구성요소들의 정치적 독자성을 인정하고 상호비판이 자유로운 공동전선적 모델"을 제시했는데, 이에 대해 현행법상 제약이 많다는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의 비판을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진보대연합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당의 안효상 2010 선거대책본부장은 "좌파는 언제나 민주주의 투쟁의 선두에 서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포스트민주주의 시대에 좌파는 다시금 대중의 정치적 활성화를 위한 민주주의 투쟁의 선두에 서야 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조건이 진보대연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진보정치세력간의 "인식적, 역사적, 정서적 차이"를 고려하면 진보대연합이 "공허한 구호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진보대연합이 "대안을 중심으로 이야기되고 그 접점들이 생성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이 이야기하는 진보대연합의 위상과 방식 등은 제각각 차이가 있었으나, 이날 토론의 중심은 주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진보대연합에 대한 태도, 특히 민주노동당의 반MB연합론 문제에 쏠려있었다.

다함께의 김인식은 진보대연합의 필요성을 모두가 공감함에도 그것이 진척되지 않는데에는 민노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면서, 민주대연합에 무게가 쏠려있는 민노당의 행보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민주대연합은 자본가 정당과 진보정당이 연합하자는 것이고, 진보대연합은 민주당에 대한 대안을 만들자는 것"이라면서 "이 둘이 양립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진보대연합이 선이고 이후 민주대연합을 하자는 것도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그건 진보대연합이 가장 강할 때 민주대연합을 하겠다는 소리인데, 어떤면에서는 상당히 대중기만적인 방식"이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반MB연대 추진했지만 민주대연합한 적 없다"
VS "통합서약서 서명했지만 통합에 동의한 것 아니다"

민노당 새세상연구소의 박경순 부소장은 "민노당이 민주대연합을 추진한 적 없다"고 반박하면서, "MB를 심판하고 퇴진시키는 것이 선결과제이고 지방선거의 핵심적인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반MB연대를 제기했던 것이지, 민주대연합이라는 용어는 사용한 적 없다"면서, "현실에서 MB 심판을 전제로 하지 않는 어떤 것도 공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노당의 책임이 크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재의 위기가 "민노당의 분열" 때문이라면서, "민노당은 대통합을 전제로 한 진보대연합을 주장했으나, 진보신당의 호응이 미진했다"고 화살을 돌렸다.

진보신당의 모호한 태도에 대한 지적들도 있었다. 다함께의 김인식은 "진보대연합을 이야기 하면서도 민주대연합과의 사이에서 좌고우면하고 있는" 진보신당의 행보에 아쉬움을 표했고, 혁신네트워크의 임승철 운영위원은 민노당과의 통합에 부정적 자세를 취해오다가 지방선거에서 민주노총 지지후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통합서약서에 서명한 진보신당의 행보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의 정종권 부대표는 "통합서약서와 관련해서 앞뒤가 다르다는 주장은 오해"라면서, "민주노총이 지지후보 관련된 서약서를 이야기 할 때 통합에 동의하는 정당과 후보만 지지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액면 그대로 동의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서약서 문제에 대해 "양당 대표를 통해서 합의된 진보대단결의 정신에 반대되지 않는다면 굳이 서약을 안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정치적 주체가 되어야"

사노준의 장혜경 부대표는 "민노당의 분당이 현재 진보정치의 위기를 가져왔느냐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정치적 노선의 차이를 유화시키고 하나의 정당으로 모이라"는 폭압적인 통합론을 비판했다.

 

그는 주로 민주노총이 통합의 근거로 내세우는 "현장노동자들의 혼란"에 대해서도 분당 이전에도 있어왔던 문제가 "현재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면서, "조합원들이 주체를 가지고 어떤 입장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상황에 있어왔고, 대중조직이 독립적 주체로 서서 정치적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어떤 조직과 연대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스스로 못해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통합이라는 방식으로 돌파하려는 것은 그런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없다"면서, 대중조직들이 정치적 주체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민노당 새세상연구소 박경순 부소장의 "반MB연합을 결정했을 뿐 민주대연합이란 용어를 쓴적 없다"는 주장이었다. 참가자들은 대체로 "반MB연합이냐 민주대연합이냐"라는 용어의 차이가 중요한게 아니라 연대연합의 무게가 자본가정당 쪽에 쏠려있는 것이 문제라는 입장이었고, 박 부소장은 이에 대해 "민주대연합과는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프로메테우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진보교수연구자모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