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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바보 노무현'의 바람이 다시 분다. 5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를 앞두고 전국 단위의 추모 행사가 예고돼 지난해 서거 당시의 뜨거운 추모 열기가 다시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재단은 아름다운 봉하, 한국미래발전연구원 등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 1주기 추모행사기획단'을 꾸려 5월 한 달을 장식할 추모행사를 준비했다.

 

재단 측은 20일 오전 11시 서울 합정동 재단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주기 추모행사 계획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추모행사기획단장(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직접 참석해 행사 내용과 의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1주기 추모행사는 봉하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묘역 완공식과 추모행사, 서울에서 열리는 다양한 학술 문화행사 및 전시회, 주요 5대 도시 추모콘서트 등으로 나눠 진행될 계획이다.

 

문재인 단장은 "이번 추모행사는 차분하고 절제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유훈인 '깨어있는 시민정신'의 가치를 되새기면서 시민참여와 봉사를 바탕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먼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이 출간된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 전 대통령이 남긴 글과 구술,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종합해 기록했다. 자서전 제목은 노 전 대통령의 유서 한 대목에서 따온 <운명이다>로 정해졌다. 유 전 장관과 노무현재단 임원진들은 오는 24일 봉하를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자서전을 헌정할 계획이다. 다음 주에는 시중에도 판매된다.

 

문재인 기획단장은 "노 전 대통령의 출생에서 서거에 이르기까지 인생역정 전체를 기록했다"며 "노 전 대통령 자서전은 이 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모 전시회... 노 전 대통령 유품 첫 공개

 

1주기 추모 전시회도 열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그림, 조각, 판화, 만화를 비롯해 시민들의 수많은 추모 기록물이 한 장소에 전시된다.

 

특히 귀향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사진 속에 등장하는 유품 수십여 점도 서거 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이 유품들은 '손녀들과의 즐거운 한 때', '방문객과의 대화', '봉하 농민 노무현 할아버지', '연구와 집필' 등 몇 개의 주제별로 선을 보일 예정이다. 전시회는 다음달 5일부터 16일까지는 서울 강남 갤러리 '루미나리에'에서 열리고 20일부터 31일까지는 봉하 마을의 특별전시관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된다.

 

19일부터는 특별전시회 '노란선을 넘어서'가 열린다. 이 전시회에는 강요배, 김정헌, 노순택, 임옥상 등 중진 작가 37인이 참여한다. 문재인 추모기획단장(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노란선을 넘어서'는 노 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을 방문한 역사적 사건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넓게는 모든 금기와 터부를 넘어선다는 뜻도 있다"며 "이념과 정치적 성향을 넘어선 전시회"라고 설명했다. 전시 작품들은 모두 판매할 예정이고 수익금은 모두 노무현재단에 기부한다.

 

매주 주말에는 추모 콘서트도 계획돼 있다. 5월 8일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9일), 대구(15일), 대전(16일)에 이어 1주기 추도일인 23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열린다.

 

추모콘서트에는 윤도현밴드, 강산에, 안치환, 노브레인 등 가수들은 물론 명사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밴드 '사람 사는 세상'도 무대에 오른다. 또 일반 시민들도 지역별로 대규모 합창단을 꾸려 참여하기로 했다.

 

▲ "노무현 서거 1주기, 부엉이바위 아래서 추도식 연다"
ⓒ 오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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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토론회... 지방선거 출마 '친노' 총출동

 

학술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5월 10일 오후 1시부터 '노무현이 꿈꾼 진보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릴 추모 학술 심포지움에서는 민주정부 10년 어떻게 볼 것인가, 진보의 대안과 전략, 민주주의와 시민주권 등이 논의 된다. 

 

또 17일 오후 2시부터는 인터넷생중계 토론 '노무현 열 컷의 풍경'이 진행된다.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10개의 사진을 놓고 고인에 대해 증언하고 추억하는 자리다. 이 토론에는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친노 인사들이 대거 출연한다.

 

1부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나와 균형의 철학, 탈권위 탈권력 등 5가지 주제를 놓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을 예정이다.

 

2부에서는 천호선 국민참여당 최고위원(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마지막까지 봉하에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했던 양정철 노무현재단 사무처장과 김정호, 김경수씨, 또 수행비서 출신의 송인배씨 등이 나와 숨겨진 일화를 중심으로 노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모습을 소개한다.

 

시민참여로 열리는 1주기 추도식... 사회는 김제동

 

23일에는 1주기 추도식이 봉하마을 부엉이바위 아래에서 열린다. 방송인 김제동씨의 사회로 추모 동영상 상영, 추도시 낭송, 추도사, 추모곡 연주, 유족 인사, 헌화분양이 이어질 예정이다.

 

추도식 전에는 시민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참여해 만드는 다채로운 식전 문화행사가 봉하마을 일원에서 열리고 시민들이 준비하는 전야행사도 준비되고 있다. 추도식에 참석하는 참배객들은 당일 오전 진영역에서 모여 봉하마을 묘역까지 걸어서 이동하는 '민주올레' 행사를 할 예정이다.

 

문재인 단장은 "추도식이 일반 국민들도 참여하는 행사가 되도록 하기 위해 추도사도 명사 위주가 아니라 일반 추모객 가운데서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 중에는 노 전 대통령 묘역 완공식도 예정돼 있다. 묘역에는 일반 시민들의 추모 글이 새겨진 박석 1만5000개가 깔렸다. 원래 1일 완공식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잦은 비 때문에 공사가 다소 늦어져 묘역 정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완공식을 열기로 했다.

 

문재인 단장은 "노 전 대통령 묘역은 주면이 온통 황량하고 맨 흙투성이어서 전직 국가원수의 묘역치고는 너무 민망한 모습이었다"며 "6개월 여 공사 끝에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게 묘역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묘역 완공식에 앞서 오후 1시부터는 대통령 홍보자료 전시 및 묘역 안내 영상을 상영하는 추모영상관 개관식도 예정돼 있다.

 

대규모 추모행사... 지방선거에서 '노풍' 불까

 

전국 단위의 대규모 추모행사가 5월 한달 내내 이어지면서 추모열기가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한명숙 전 총리(서울시장)를 비롯해, 안희정 최고위원(충남지사)과 이광재 의원(강원도지사) 등 친노 인사들이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터라 지난해 500만 인파가 몰린 추모 열기가 다시 재현된다면 선거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간 검찰의 수사 방식에 대한 비판이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표적수사와 맞물리면서 정권 심판론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문재인 단장은 추모 행사와 관련한 정치적 해석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정치색을 최대한 배제한 순수 추모행사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문 단장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추모행사들이 정치적으로 해석된다거나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일까 경계하고 있다"며 "전체 행사를 차분하고 조용하게 치르면서 정치성은 배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단장은 또 "노 전 대통령의 자서전과 함께 여러 책들이 출판될 예정이지만 출판기념회도 스스로 자제하고 있다"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신경 쓸 일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노무현,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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