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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을 얻어 지난 달 31일 사망한 고 박지연 씨의 빈소사진.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을 얻어 지난 달 31일 사망한 고 박지연 씨의 빈소사진.
ⓒ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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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지연 씨의 명복을 비는 플래카드가 충남 아산의 삼성전자 온양공장 앞에 내걸려 있다.
 고 박지연 씨의 명복을 비는 플래카드가 충남 아산의 삼성전자 온양공장 앞에 내걸려 있다.
ⓒ 민주노동당충남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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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을 얻었던 박지연씨가 지난달 31일 사망한 데 이어, 또 다른 사망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원회'는 1일 오후 고 박지연씨의 빈소가 마련된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씨의 사망 소식을 온라인을 통해 접한 한 남성이 전화로 제보를 해왔다"면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삼성반도체 기흥공장2라인에서 일했던 김경미씨가 지난 해 11월 24일 스물아홉의 나이로 사망했다는 것.

김씨는 1999년 4월 이 공장에 입사해 만 5년 동안 일하다가 2004년 퇴사했다. 퇴사 후에는 그 해 12월 결혼을 하고 전업주부로 생활했다. 그녀는 자연유산을 겪었고, 아이를 오랫동안 갖지 못하다가 2007년 출산했다.

그러던 중 2008년 4월 팔다리에 심한 멍이 발견되어 병원에 갔고, 서울 아산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M2) 판정을 받았다. 김씨의 투병소식은 2008년 대책위에 처음 알려졌으나 이후 연락이 두절되었다가 박씨의 사망소식을 접한 남편이 뒤늦게 알려온 것.

이로써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을 얻어 사망한 노동자는 모두 9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반올림과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암을 키우는 공장, 삼성은 고 박지연씨의 죽음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 고 황민웅씨, 고 이숙영씨, 고 박지연씨 등의 죽음 앞에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병을 준 삼성은 병원비를 주는 것으로 모든 책임을 면하겠다는 파렴치한 행각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그 어떤 가족력도 없었고 감기조차 쉽게 걸리지 않았던 박지연씨가 백혈병이 걸린 이유는 삼성에서 노출된 화학물질과 방사선, 야간근무와 스트레스 밖에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선심이라도 쓰는 듯, 백혈병 발병에 대해선 아무 책임도 없는데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인 양 병원비를 주는 것으로 모든 책임을 면하려는 작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삼성은 박지연씨의 죽음 앞에 진실로 책임을 밝히고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며 "삼성은 돈다발이 아니라, 양심과 책임과 사죄로 고 박지연씨 영정 앞에 서야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삼성반도체의 유해한 환경과 작업조건을 공개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초일류기업' , '가고 싶은 회사 1위'라는 브랜드 가치가, 노동조합을 만들지 못하도록 감시와 폭력, 탄압으로 노동자들을 짓밟고 안전조치 없이 일을 시켜 죽은 노동자들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성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폭로하고 박지연씨의 억울한 죽음을 세상에 알려, 지연씨가 편히 눈 감을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삼성반도체, #박지연, #삼성백혈병, #반올림,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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