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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수정 : 30일 오후 8시 10분 ]

천안함 27일 오전 원인불명의 사고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1200t급)
▲ 천안함 원인 불명의 사고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1200톱급)
ⓒ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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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 사고 당일인 26일 밤 천안함 및 인근에서 작전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초계함인 속초함의 임무와 행적에 대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작전하는 해군 함정들은 초계함 1척과 고속정 2척으로 이루어진 '편조' 형태로 임무를 수행한다. 속도가 빠른 참수리급 고속정 2척의 활동을 고속정 후방에 있는 초계함의 화력으로 지원한다는 개념이다.

그런데 사고 당시 천안함과 속초함은 고속정을 동반하지 않고 모종의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또 천안함은 백령도 해안에서 1마일밖에 떨어지지 않은 근해를 항해 중이었는데, 이런 천안함의 항로는 아주 이례적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군 2함대에서 천안함과 같은 급의 초계함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예비역 해군 중위는 "1200톤급 초계함이 야간에 수심이 25m밖에 되지 않는 근해로 들어온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천안함의) 1/10 크기인 참수리급 고속정도 이 정도까지 들어오는 일은 많지 않다"며 "초계함이 해안에서 5마일 안으로 들어오는 일은 아주 드물다"고 말했다.

천안함 출신의 한 전역자는 "야간에는 한 치 앞도 안 보이기 때문에 (육안으로 감시하는) 견시병이 있어도 레이더에만 의지해 항해를 한다"며 "(암초에 의한) 좌초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야간에는 육지 가까이에서는 항해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백령도에 살고 있는 이아무개(57)씨도 "천안함처럼 큰 군함이 백령도 코앞까지 다가온 것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아해했다.

이 때문에 사고 당시 천안함이 백령도 내해까지 진입해야 했던 급박한 이유가 있었거나 통상적인 경계 임무가 아닌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군 당국은 이에 대해 "통상적인 항로는 아니지만 (초계함이) 전혀 가지 않는 항로도 아니다"라는 공식 답변을 하고 있지만, 의문은 또 있다.

 지난 26일 밤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고 당시 고속단정에 구조된 승조원들이 '해경 501함'으로 옮겨 타고 있다.
 지난 26일 밤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고 당시 고속단정에 구조된 승조원들이 '해경 501함'으로 옮겨 타고 있다.
ⓒ 해양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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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떼 대공사격' 속초함, 왜 구조작업 참가 미뤘나

사고 당시 천안함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속초함의 대공사격 부분이다. 합동참모본부(아래 합참) 작전정보처장 이기식 준장이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26일 오후 9시 30분에 천안함에서 폭발과 동시에 침수가 진행되었고, 이로부터 27분 후인 오후 9시 57분 속초함은 레이더상에 나타난 북쪽의 미확인 대공 표적에 대해 76mm 포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때 발사된 포탄은 모두 130여 발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합참은 "천안함 근처에 있던 속초함이 정체불명의 물체를 포착해 5분간 경고사격을 가하기도 했지만 레이더상의 형상으로 볼 때 새떼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합참의 해명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국방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야간에 초계함은 대공표적을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사통레이더로 비행체를 추적하거나 사격하는 것이 가능하며, 백령도에 있는 공군 레이더 기지에서 데이터를 받아서 사격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당시 상황에 대해 "레이더를 쫓아 추격했지만 확인 결과 새떼였다"고 해명하고 있다.

사고해역은 이른바 접적해역이다. 남북한 간에 교전 가능성이 상존하는 해역에서, 그것도 야간에 미확인 표적을 향해 5분간이나 경고사격을 가했다는 군 당국의 해명은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군사 전문가들은 초계함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화력인 76mm 포를 발사하는 것은 그럴 만한 조건이 갖춰졌을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사격 이전에 이미 표적에 대한 식별과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또 전문가들은 군사적 충돌 위험이 높은 NLL 근해에서 함포 사격은 해당 해역을 관할하는 해군 2함대 사령관이나 해군 작전사령관급의 허가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더군다나 군 당국이 밝힌 속초함의 발사시각은 천안함에서 의문의 폭발이 일어나고 급속히 침수가 진행되던 급박한 시점이었다. 이런 상황에 천안함 인근에 있던 속초함이 구조작업에 참가하지 않고 미확인 대공표적에 대한 사격을 한 것은 뭔가 그럴만한 상황이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침몰 닷새째를 맞아 사고의 원인 규명 작업이 오리무중인 가운데, 속초함의 대공사격과 천안함이 수심이 낮은 지역까지 들어가 무리한 경계 활동에 나선 이유 사이에는 뭔가 연관성이 있지 않느냐는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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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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