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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한 소금냄새가 진동하는 군산시 해망동 수산물종합센터 부근에서 '제9회 군산수산물축제'가 열리고 있다. 그런데 축제의 대표 어종이라 할 수 있는 주꾸미의 어획량이 주는 바람에 가격이 치솟아 관람객은 물론 상인들도 울상이다.

‘주꾸미 다트’ 놀이. 수산물 축제에 참가하는 손님이면 누구나 다트놀이를 할 수 있고, 200점 이상 획득하면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주꾸미 다트’ 놀이. 수산물 축제에 참가하는 손님이면 누구나 다트놀이를 할 수 있고, 200점 이상 획득하면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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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품바가 되어 열연하는 해망동 아저씨. 근심 걱정이 하나도 없는 분 같았다.
 제2의 품바가 되어 열연하는 해망동 아저씨. 근심 걱정이 하나도 없는 분 같았다.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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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부터 오는 4월 1일까지 열리는 군산 수산물축제. 이곳에서 판매되는 주꾸미 가격은 1kg에 2만 5천 원에서 3만 5천 원 사이를 넘나들고 있다. 이 가격은 지난해보다 5천-1만 원 가까이 비싼 편이다.  

이처럼 주꾸미가 비싼 이유는 주꾸미 어획량이 예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협에서 판매되는 위판가격 역시 1kg에 2만 천원에서 3만 원 사이로 거래되고 있는데, 위판 가격은 그날의 어획량에 따라 다르다고.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축제에 참가한 상인들도 주꾸미를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한다. 축제 관계자는 대폭 오른 주꾸미 가격이 군산뿐만 아니라 서해안 전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올해부터는 시에서 적극적으로 축제를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군산시는 지난 2009년 축제에서 20개 설치했던 '먹을거리 부스'의 수를 13개로 줄였으며 부스 임대료도 20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대폭 줄여 상인과 손님의 부담을 함께 줄여주고 있다. 축제에 참여하는 상인도 지난해까지는 외지인들이 많았으나 올해는 인근 지역인 해망동에서 영업하는 상인들이 대부분 참여했다.

날이 차서일까? 이웃으로 보이는 아주머니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오순도순 얘기하며 음식을 먹는 모습이 무척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였다.
 날이 차서일까? 이웃으로 보이는 아주머니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오순도순 얘기하며 음식을 먹는 모습이 무척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였다.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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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 부스'에서 취급하는 해산물 가격은 해삼·개불·멍게·낙지는 한 접시에 소(小) 2만 원, 대(大) 3만 원, 광어회 3만 원, 전복 4만 원씩 받고 있는데, 시의 적극적인 조치 때문인지 지난 2009년 축제 때 있었던 바가지 요금은 사라진 것 같다는 게 축제를 관리하는 수산물센터 번영회와 관람객들의 평가다.

행사를 관리하는 수산물센터 번영회 조원택 회장(69)은 "판매장에서 그날 새벽에 경매되는 주꾸미 시세를 방문객들에게 매일 안내하고 있다"며 "상인이 터무니없는 계산서를 제시하면 바가지요금 신고센터(063-442-4822)를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조 회장은 "수산물 단지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수산물 축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난해에 있었던 잘못된 부분을 과감히 바로 잡아나가면서 손님과의 신뢰 쌓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꾸미 1kg, 셋이 먹으면 딱 좋아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매장 아주머니가 필자에게 “오~빠~ 사진만 찍지 말고 사기도 혀야지이~”하면서 문어처럼 크고 싱싱한 주꾸미 한 마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매장 아주머니가 필자에게 “오~빠~ 사진만 찍지 말고 사기도 혀야지이~”하면서 문어처럼 크고 싱싱한 주꾸미 한 마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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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축제 때는 관람객들이 마당에 차려놓은 20여 개의 '먹을거리부스'에서 주꾸미 요리를 사먹었다. 그래서 부스 앞 수조 탱크에는 바다에서 갓 잡아온 주꾸미들이 헤엄을 치면서 사람들의 입맛을 유혹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셀프 방식으로 손님이 수산물 시장에서 주꾸미를 직접 구입해 '먹을거리부스'에 가지고 가서 양념값으로 1kg에 5천 원을 내면 샤브샤브나 볶음 등을 만들어 준다. 셀프 방식으로 바뀌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가지요금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대신 '먹을거리부스'에서는 손님 1인당 기본료 3천 원(초등학생 2,000원)을 받는다. 결국, 세 사람이 '양념 볶음'이나 '주꾸미 샤브샤브' 1kg을 먹으려면 주꾸미 1kg 대금 2만 8천 원(29일 가격)과 양념값 5천 원, 기본료 9천 원 해서 4만 2천 원을 내야 한다. (그냥 회로 먹을 때는 기본료만 주면 됨)

축제 때마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영업을 해왔다는 한 아주머니는 "주꾸미 1kg을 저울에 달면 큰놈은 7-8마리, 작은놈은 12마리 정도 올라간다"며 "네 사람이 먹으면 약간 서운하고, 세 사람이 먹으면 여유 있게 즐기며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조탱크에서 주인(손님)을 기다리는 싱싱한 주꾸미들. “비바람 부는 날은 무쟈게 비싸니까 오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수조탱크에서 주인(손님)을 기다리는 싱싱한 주꾸미들. “비바람 부는 날은 무쟈게 비싸니까 오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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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군산수산물축제, #주꾸미, #해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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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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