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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동!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알려드립니다. 대구동부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이동문고차량이 아파트 00동 앞에 와 있습니다. 빌려 가신 도서는 반납하시고 새로운 도서를 빌려 가시기 바랍니다."

 

이동도서관 차량이 왔다 보다. 책읽기를 즐기는 아이는 눈이 번쩍인다.

 

"드디어 새 책을 빌릴 수 있겠구나."

"그렇게 좋아?"

"그럼,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열흘에 한번 씩 오는데 뭐가 그리 기다려?"

"열흘도 길다. 삼일에 한 번씩 오면 좋겠다."

"다른 여럿 곳도 가야 한단다. 이렇게 와 주니까 얼마나 고마워"

"물론, 고마워요."

 

이사를 와서 우연찮게 보게 된 이동문고차량.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옮겼고, 간단하게 도서대출증을 신청하고 (도서대출증은 다음 도서관 차량이 올 때 받을 수 있다) 신청한 날 바로 1명당 5권의 도서를 빌릴 수 있게 되었다. 세 가족이라 15권의 책을 빌릴 수 있었다. 이렇게 꾸준히 책을 읽는다면 아이는 1년이면 500권 정도의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 이용이 불편한 원거리주민들을 위해 이렇게 이동문고차량이 운영이 되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요즘은 책 '내용'보다는 '형식'이 화려해지면서 책값도 슬그머니 올라 만만치가 않다. 읽고 싶은 책도 많아서 책을 사대는 것이 바쁠 정도라 이동문고는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어떨 때는 이동문고에서 우연찮게 빌린 책에 '필이 팍 꽂혀서' 어떤 책은 한 번 보는 것으로 부족하여 시리즈로 그 책을 한 권씩 구입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동문고의 장점이라면 내 집 앞에서 손쉽게 책을 빌릴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이라면 차량의 크기가 한정될 수밖에 없어 다양한 책을 즐기기가 부족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동문고를 자주 이용하다 보면, 그 책이 그 책이라 "별로 빌릴 책이 없어"하는 말들을 들을 때가 있다. 어떤 날에는 "우와, 이번에 신간이 많이 있네요"하면서 반가움과 함께 고마움을 표할 때도 있다. 이동문고차량의 책도 주기적으로 어느 정도 바꾸어 주기 때문에.

 

가끔은 도서관차량을 이용하지 못할 때가 있다. 해서, 주말은 차량이 운행하지 않기에 (날짜가 매달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이동문고에서 다음 달 차량운행계획표를 나누어주면 기억을 해 두었다가 꼭 이용을 하려고 노력을 한다.

 

내년이면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새로 생길 예정이다. 그때가 되면 아마 이동문고차량이 운행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때까지 고맙게 이동도서관을 이용할 것이다. 이동문고를 이용하면서  이동문고의 좋은 점을 알기에 좀 더 차량을 늘려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소외된 집단에 대해서 좀 더 쉽게 도서관과 가까워 질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였으면 한다.

 

도서관을 이용하기 불편한 낙후된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이동문고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지 않을까? 산간 도서 벽지에 이동문고차량은 유용한 움직이는 도서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태그:#이동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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