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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동네를 어슬렁거리던 남편, 집으로 전화가 왔다.

"여기 탁구장인데, 당신 나랑 탁구 칠래?"

부부가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즐거움이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부부란 '함께 또 따로'가 잘 되어야 하는 법. 10년 이상 부부로 연을 맺다보니 이젠 편한 친구사이 같다.

결혼 초,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처음엔 마찰도 많았는데, 그 마찰이 오히려 지금은 약이 되는 것 같다. 불혹의 나이를 지나다보니 상대가 나와 다른 생각을 해도 존중하는 마음이 든다. 더불어, 내 생각 역시 상대에게 존중을 받아야 하고, 서로 같은 생각을 해야 한다는 어리석음은 이제 범하지 않는다.

금연으로 군것질이 늘어서인지, 나잇살인지, 아님 다른 이유 때문인지. 아무튼, 자꾸만 배가 나오는 남편, 날이 추워져서 야외운동이 어려운 나. 서로 건강을 위해 운동이 필요한 때 남편이 하고 싶은 것을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이 내겐 반가운 지라 흔쾌히 "그러자" 받아들였다.

남편은 회사에서 탁구를 조금 쳤으나, 나는 친 적이 없다. 배드민턴은 조금 칠 줄 알지만, 탁구와는 다른 것이기에. 그래도,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는 법. 하다보면 늘겠지.

저녁을 먹고 남편과 처음으로 탁구를 치는 날, 일명 '저질탁구'가 되어서 탁구공이 자꾸만 하늘로 솟는다. 더구나, 분명 공을 보고 탁구채를 쳤는데, 공은 땅에 떨어지고 탁구채는 허공을 맴돌고. 어떻게 탁구를 치는 시간보다 탁구공을 주우러 가는 시간이 더 길다.

"원래 처음엔 다 그래요. 탁구공 주우러 다니는 것도 운동이 되지요."

탁구장 관장님의 말씀. 그러면서 몇 수 가르쳐주시는데, 몸 따로 마음 따로. 그래도 재미있다. 헌데, 남편의 얼굴엔 '재미없어'가 가득. 그러거나 말거나 어쩌랴. 내가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 있나.

그렇게 며칠 탁구를 쳤는데, 나아지는 기미가 안 보이자, 드디어 남편 하는 말,

"탁구 레슨 받아라."

10만원 가까운 레슨비가 부담스러워서,

"당신이 잘 좀 가르쳐주라."

하면서 계속 미루었다. 그렇게 자꾸 치다보니 조금씩 치는 것이 나아졌다. 그러다 지난달에 1주일에 두 번 3만원 오전반을 모집한다는 관장님의 말씀에 드디어 레슨을 받게 되었다.

"남편하고 칠 정도만 레슨을 받고 싶어요."
"남편도 잘 치는 편이 아닌데요."
"제가 원체 못 치니."

이제 레슨을 받은 지 두 달 째, 잘못된 자세로 탁구를 쳐서 그런지, 레슨을 받으며 자세교정 받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뭐든 처음에 기본기를 제대로 배워야 하나 보다.

그래도 10~20명이 모여 함께 체조를 하고, 5분 레슨을 받고 회원 간에 함께 탁구도 치고. (전에 배운 적이 있어 잘 치는 사람도 있고, 왕초보도 있고) 왼손잡이인 내게 맞추어 함께 탁구를 쳐 주고, 함께 간식을 먹으며 수다도 즐겨주는 회원이 있어 고맙다. 레슨을 받으며 연습을 하다보니 조금씩 나아지는 나를 발견한다. 일이 많아 탁구장에 가는 횟수가 준 남편, 긴장해야 할 것 같다.

탁구장에 가보면, 부부가 함께 탁구를 치는 경우가 많다. 또, 부부와 가까운 지인들이 함께 와서 복식을 치면서 함께 운동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얼마나 건전한지. 탁구 외에도 그런 운동 하나쯤 부부가 공유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탁구장에 쓰인, ' 하루 30분 자신에게 투자하세요. 건강이 최고' 라는 문구가 마음에 와 닿는다.


태그:#탁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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