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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장, 좋은 시의원, 좋은 교육감 만나려면 유권자도 어느 정도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공약집도 사보고, 꼼꼼히 비교해 좋은 시장을 당선시키면 유권자가 지불한 선거비용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앉아서 좋은 시장이 당선되기를 기다리지 말 것을 충고하고 싶다."

 

올해 6·2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산시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맹천식 사무국장을 만났다. 요즘 선관위 직원들은 시도 때도 없는 야근과 휴일근무에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이고 있었다.

 

6·2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첫날인 2월 19일(금). 새벽부터 달려온 예비후보자들은 선관위 문을 두드렸다. 

 

특히 강희복 현직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아산시장 예비후보는 12명이 거론되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 첫 날 무려 10명이 시장선거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또 시·도의원 선거에도 30명의 예비후보가 등록 절차를 마쳤다. 아산시에서 시장과 시·도의원 선거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후보만 80여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들의 부정을 감시하고, 유권자들에게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 선거관련 모든 업무를 관장하는 기관이 선거관리위원회다.

 

"직장인이라면 급여명세표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많은 돈이 내 의지와 관계없이 세금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가. 그 돈을 맡길 사람을 뽑는 일인데 어찌 대충 아무나 뽑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낸 세금 이상의 혜택을 돌려 줄 그런 시장을 뽑아야 하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전과 달리 1개월 더 선거운동 기간이 주어졌다. 그만큼 예전 보다는 후보자들에게도 생각할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자칫 선거브로커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며 후보자들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돈과 밥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사는 시대는 지났다. 그러나 막상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조급한 마음이 생기고, 그 틈을 노린 선거브로커들의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기 쉽다. 그러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잘못된 길로 빠져드는 후보자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정해진 규칙 내에서 승부해야 뒤탈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맹 국장이 후보자들에게 충고하는 것은 바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선거운동과 일정관리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출마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출마하는 지역의 유권자는 몇 명이며 성별, 연령별 또는 정서적인 특징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그 지역에서 유권자들은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 살피고, 자신이 당선되면 그 권한과 역할로 어떤 일을 해 낼 수 있는지 고민해서 유권자들에게 제시하라는 것이다.

 

그는 "너무 당연하게 들릴는지 모르지만 많은 후보자들이 간과하는 부분이다. 자신의 정확한 권한과 역할도 모르고 허무맹랑한 공약이 남발되기도 한다. 또 실체도 없는 막연하고 뜬구름잡기 공약도 유권자들을 설득시킬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하게 시장, 도의원, 시의원 등에 당선되면 그 역할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찾아서 유권자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천식 사무국장은 93년 한국방송통신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88년 8월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1년~2002년 강원도 양구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2003년~2006년 인제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2007년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 관리담당관을 역임하다 아산선관위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고향과 현재 가족들이 사는 곳은 모두 강원도 춘천이다. 아산시선관위에 부임한지 올해로 3년째. 선관위 특성상 이처럼 한 곳에 오래 머무는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덕분에 부인과 4명의 딸이 기다리는 가정에도 3년째 주말에만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맹천식 사무국장은 "아산시에 공명선거가 정착될 수 있도록 아산에 근무하는 동안 주어진 모든 시간을 아끼지 않겠다"며 여유있는 미소를 지었다.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와 <교차로>에도 송고했습니다.


태그:#6.2지방선거, #맹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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