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서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경기 의왕시에도 있다. 서울의 청계천이 콘크리트 하천으로 복원됐다면 의왕시 청계천은 자연형 생태 보전 하천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경기 의왕시는 지난 17일 "청계동 564번지부터 청계동 69-2번지까지 2.65km 구간에 대해 사업비 165억8100만원을 투입하여 자연생태계를 보존한 자연형 하천으로 정비해 2013년까지 친환경적 쾌적한 수변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의왕시 청계천은 천년고도 사찰인 청계사가 자리한 청계산에서 발원해 학의천과 안양천을 지나 한강까지 이어지는 안양천의 최상류에 자리한 지방하천으로 전체 길이는 4.75㎞에 불과하지만 청계사와 더불어 연간 30만명이 이용하는 청정하천으로 소문나 있다.
청계천 연계 구간인 학의천의 경우 안양시와 의왕시에 의해 이미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돼 각광을 받고 있고, 청계천 하류 1.5㎞ 구간 또한 청계 국민임대주택 단지(334819㎡, 1966세대)가 조성되면서 100년 빈도 홍수량을 기준으로 하천 정비를 완료한 상태다.
하지만 청계천 상류 구간인 청계사까지 2.65㎞ 구간은 예산 부족으로 아직 정비를 완료하지 못해 집중호우시 범람이 우려되는 등 그동안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의왕시는 청계천 전체구간 총 4.75km 중에서 청계택지 개발공사 시 사업비 173억4800만원을 투자하여 기 정비된 1.5km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 대해 지난해 6월 실시설계용역을 완료한데 이어 지난해 9월 하천공사 시행허가를 승인받은 바 있다.
또 올해 도비 10억원을 지원받아 토지매입을 하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한다.
이를 위해 의왕시는 용역보고 수립 및 추진 과정에서 그동안 현장조사, 각종 개발사업, 발전방향 등을 모색하여 반영하고, 주민설명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등 지속가능한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의왕시의 청계천 정비 계획에 따르면 생물서식처 조성 등 자연의 기능을 증대함은 물론, 주민의 휴게 및 친수활동을 담은 징검다리 10개소, 진입계단 8개소, 진입로 2개소, 경사식(어도) 낙차공 3개소, 수변쉼터 6개소, 파고라 1개소 등을 조성하게 된다.
또 자연자원을 이용한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등 웰빙동선을 구축하여 지역주민을 자연으로 유도하고, 다양한 자연생태계를 보존하면서 자연체험의 장으로 활용하며, 콘크리트 호안은 철거하여 자연형 호안으로 정비하는 등 친환경 수변공간으로 변모할 계획이다.
의왕시는 "지난해 완료된 학의천 정비에 이어 오는 2013년 청계천 정비가 완료되면 한강에서부터 안양천과 학의천, 청계천을 잇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친환경 수변 공간이 조성되면 청계천은 의왕시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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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왕시 학의천 구간의 자연형 복원사업 '학의천 제모습 찾기 공사'를 추진했으나 천변 분수대, 연못, 잔디밭, 콘크리트사방면 등으로 자연형 하천과 동떨어진 인공하천이란 비난을 샀다. |
| ⓒ 안양군포의왕환경련 | 관련사진보기 |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앞서 의왕시가 정비한 학의천 구간의 경우 '친수공간' 조성을 이유로 쳬육시설과 수변무대, 잔디밭, 분수대 등을 하천에 설치해 환경단체로부터 반발을 사며 생명이 살아있는 하천으로 되돌리라고 질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9월 의왕시에 '학의천 제모습 찾기 공사 방향에 관한 시정 요구'를 통해 하천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콘크리트 호안블럭 등 인공구조물을 제거하고 자연호안, 습지와 여울 등을 되살려 하천의 생태계를 살려야 한다"고 촉구했었다.
하천 복원은 도심의 공원을 조경하는 사업이 아니라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자연이 스스로 하천에 어울리는 식생과 생태계를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사실에서 자연형 하천 복원이라는 방향과 하천에 관한 이해와 철학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