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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가 민간자본을 유치해 100층짜리 복합건물을 짓겠다는 발표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각 포털사이트와 시 홈페이지에는 이를 비난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양시가 시의회와의 사전논의는 물론 의견수렴도 없이 건물을 신축한다고 발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시민단체들과 6월 시장선거 출마자들은 예산낭비 지적은 물론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구심과 밀실 정책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안양시 공무원들도 안양시청사 부지활용방안이 100층 청사 신축으로 부각된 급작스런 발표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안양시는 지난 28일 이필운 안양시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토지활용도가 극히 낮은 시청사 부지(6만736㎡)에 비니지스, 문화, 컨벤션, 관광, 호텔 등의 복합기능을 갖춘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신축하는 (가칭)'안양 스카이타워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같은 내용이 '안양시 100층짜리 시청사 짓는다'로 보도되자 최근 비난을 사는 '호화판 청사'로 비쳐지면서 안양시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에는 네티든들의 비난이 들끓었다. 또 시민단체, 시장선거 출마자는 몰론 일부 정당에서도 비난 논평과 성명이 줄을 잇고있다.

 

시민재산 시청 누구 맘대로 새로 짓나 비난 봇물

 

 

안양YMCA, 안양군포의왕환경련 등 지역 11개 시민단체 협의체인 안양시민단체협의회는 28일 오후 논평을 통해 "시민의 입장에서 매우 중대 사안임에도 불구 의견수렴 과정도 없었으며, 발표시점도 적절치 않으며, 100층 건물은 반 생태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안양시가 직면한 재정위기, 도시 성장의 한계점에 도달한 점, 가용부지의 부족, 시청사의 권위적 이미지, 비효율 등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충분한 연구 및 의견수렴 과정 없이 갑작스럽게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누리꾼들은 안양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시에바란다'는 물론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관련 기사의 댓글을 통해서도 안양시에 비난의 목소리를 퍼붓고 있다.

 

누리꾼 김세웅씨는 "평촌은 계획 도시라 시청사를 비롯 시의회, 교육청, 소방서, 법원 등 관공서가 조화롭게 횡으로 늘어서 있다"며 "이런 짜임새 있는 균형을 깨고 100층 건물이라니, 선거용이라면 그 안에 X맨이 있을 것이란 웃지 못할 생각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반면 누리꾼 한기수씨는 '시청사 자리에 100층 좋죠, 투자만 지대로 받으면 분당 따라 잡겠네요' 제목의 글에서 "시에선 돈 안들이고 민자로만 짓는다는데 계획대로만 되면 분당만큼 커지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아 괜찮겠는데요"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의회와도 사전 조율없이 일방적 발표로 드러나

 

 

한편 이번 안양시의 발표는 시의회와 사전에 의견조율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이같은 사안이 터지면서 안양시장 출마 예정자들도 초고층 건물 계획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지역 정가의 화두가 되고 있다.

 

문수곤 안양시의회 부의장은 "시장의 기자회견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으며, 발표 자료도 시 집행부서에서 기자회견 후 전달해 알게됐다"며 "사업의 취지와 마스터플랜 등에 대해 자문을 받아 공감대를 형성해야 함에도 그런 절차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문 안양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도 "가용면적이 없다는 점에서 시청사 부지 활용방안에 찬성하지만 시 집행부로부터 100층 짜리 초고층 건물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보고를 받거나 구체적인 논의를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안양시장 민주당 후보 출마예정자인 이종태씨는 29일 논평을 통해 "지금 현 시청사는 정확하게 안양시민의 것으로 시 청사를 시민에게 되돌려 드리겠다는 대 시민 선거 사기극을 즉각 중단하고, '시민중심'이 아니라 '안양시청 중심'의 밀실 행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 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준비중인 최대호씨도 성명을 통해 "안양시민의 혈세로 호화청사를 건립하겠다는 것은 안양 경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재앙적 사업이며, 비민주적 행정의 전형"이라고 비난하며 "초고층 건물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역시 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상인 전 청와대 행정관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해마다 재정자립도가 떨어지고 있는 마당에 호화 청사 신축계획은 어불성설"이라며 "안양시 발표는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안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중앙당은 29일 부대인 발표 논평을 통해 "수그러들 줄 알았던 호화청사 논란에 불을 다시 지피겠다니 황당하다, 멀쩡한 청사를 부수고 새로 짓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인가"라며 "지방선거를 앞둔 마구잡이 공약 남발에 시민들만 피멍들까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안양시, 시청사 부지 활용방안 호화청사 신축 호도됐다  

 

한편 안양시 발표 내용이 최근 비난을 사는 호화 신청사와는 다른 '시청사 부지 활용방안'임에도 다수 언론을 통해 '안양시 100층 청사 건립한다'로 보도되며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안양시 발표 자료에는 도시 성장이 한계점에 도달한 안양시의 가장 큰 애로 요인은 개발 가용토지가 없다는 점이고, 따라서 시청사 부지의 토지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고, 굳이 비싼 땅덩어리에 시청이 있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명시돼 있다.

 

이에 시는 기자회견문 제목을 '시 청사를 시민에게 되돌려 드리겠습니다'로 뽑았으나 100층 짜리 초고층 건물 추진이 크게 부각되고, 그안에 행정 청사가 입주하는 내용이 담겨 결국 호화판 청사 신축으로 비쳐지면서 여론의 질타와 비난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평촌 중심부에 위치한 노른자위 땅을 시민들에게 되돌려주고, 시청사 부지활용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이 계획에 찬성을 했다"며 "문제가 되는 호화청사 신축과 개념이 다른데 호도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태그:#안양, #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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