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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에 톡 쏘는 알싸한 맛이 일품인 돌산갓김치다.
 부드러움에 톡 쏘는 알싸한 맛이 일품인 돌산갓김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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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알싸한 맛, 돌산갓김치 맛이다. 그 맛을 찾아 지난 12일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의 '동백식품'을 찾았다. 갓김치를 양념에 버무리고 있던 김의자(52)씨는 갓김치의 참맛을 재현하고자 돌산 갓의 본고장인 돌산 평사리로 2년 전 아예 이사를 했다고 한다. 갓김치와 인연을 맺은 지는 12년째, 하지만 그 이전에 18년간 운영했던 식당(한정식)경험이 밑거름이 됐다고 한다.

돌산갓김치, 맛의 비결은 뭘까?

입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은 천연조미료에 있었다. 양념에 별스럽게 육수를 사용했다. 다시마, 양파, 멸치, 무, 파뿌리 등의 천연재료를 끓여 육수를 만든다. 양파는 껍질 채 사용한다. 이렇게 끓인 육수와 찹쌀 풀을 쑤어 천연조미료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맛을 내는 비결이다. 고춧가루는 농협에서 적당히 매운 것을 고르고, 인공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육수와 찹쌀 풀을 쑤어 천연조미료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맛을 내는 비결이다.
 육수와 찹쌀 풀을 쑤어 천연조미료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맛을 내는 비결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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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은 천연조미료에 있었다.
 입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은 천연조미료에 있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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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한 갓은 깨끗한 물에 세 차례 씻어 천일염을 묽게 풀어 하루를 절인다. 절여진 갓은 맑은 물에 씻어 물 빼기 한 다음, 이 집만의 특제 양념에 간이 골고루 배이게 잘 섞어 버무린다. 돌산 갓은 배추김치와 달리 물을 적당히 빼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천연조미료를 고집하다보니 원가부담이 만만치 않다.

갓김치 1kg의 소비자가는 5천원이 적정선이다. 처음에는 이 가격대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일부 업체의 저가공세도 운영에 위협적이었다. 원가부담과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온 가족이 나서서 직접 발로 뛰어봤지만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원재료인 돌산 갓은 인근 농가와 계약 재배를 함으로서 품질을 높이고 단가는 낮추었다.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제는 천연조미료를 사용하면서도 갓김치 1kg을 4천원에 공급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기분 좋은 맛, "톡 쏘면서 겁나게 맛있소"

"자연육수를 내서 담그기 때문에 갓김치가 아삭하니 맛있어요.“
 "자연육수를 내서 담그기 때문에 갓김치가 아삭하니 맛있어요.“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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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김치를 먹어보니 처음에는 양념의 감칠맛만 느껴지는가 싶더니 잠시 후에 갓 향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은근한 매운맛은 기분 좋게 온몸에 퍼진다. 동백식품의 안주인 김의자씨는 자연육수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연육수를 내서 담그기 때문에 갓김치가 오래 두어도 물러지지 않고  아삭하니 맛있어요. 젓갈도 짜지 않게 적당히 넣어 몸에도 좋아요."

소문 듣고 이곳까지 갓김치를 구입하러 왔다는 이송자(50)씨는 돌산갓김치의 맛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톡 쏘면서 겁나게 맛있소"라며 5년째 이집 단골이라고 했다.

이렇듯 주부들에게 인기가 있는 돌산 갓김치는 비타민C, 베티카로틴, 클로로필 등이 많아 항산화작용은 물론 노화를 억제한다. 갓김치의 유기산, 유산균, 식이섬유소 등은 변비에 좋고 대장암 등 각종 암을 예방한다. 이들 성분은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밑반찬의 한결 같은 맛에 뿅 가다

깻잎장아찌와 간장게장, 각종 젓갈류 등 20여 가지가 넘는 반찬의 맛이 한결같다.
 깻잎장아찌와 간장게장, 각종 젓갈류 등 20여 가지가 넘는 반찬의 맛이 한결같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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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속담에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즉석에서 밥상이 차려졌다. '세상에~' 찬이 무려 20여 가지나 된다. 흰 쌀밥에 갓 담은 갓김치를 떡 걸쳐먹으니 말문이 막힌다. 시쳇말로 돌산 갓의 특유한 맛에 뿅 간 것이다. 매콤하고 알싸하다.

동치미 맛을 보면 그 집의 음식 맛은 대충 가늠이 된다. 동치미의 상큼한맛도 너무 좋다. 어리굴젓은 밥그릇을 내려놓은 다음까지 입맛을 쩝쩝거리게 했다. 신기하게도 굴 향이 그대로 살아있다.

동치미 맛을 보면 그 집의 음식 맛은 대충 가늠이 된다.
 동치미 맛을 보면 그 집의 음식 맛은 대충 가늠이 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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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 갓 물김치 또한 별미다.
 돌산 갓 물김치 또한 별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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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에서 밥상이 차려졌다. '세상에~' 찬이 무려 20여 가지나 된다.
 즉석에서 밥상이 차려졌다. '세상에~' 찬이 무려 20여 가지나 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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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들빼기김치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돌산도에서 고들빼기도 많이 재배하기 때문이다. 입맛을 살려주는 쌉쓰름한 맛의 고들빼기김치는 위를 튼튼하게 해주고 피를 맑게 해준다. 생멸치 액젓에 갓 담근 파 향이 강한 파김치는 오래 묵혀야 제맛이지만 생으로 먹어도 좋았다. 갓 물김치, 마늘장아찌, 고추장아찌, 여러 종류의 깻잎장아찌와 간장게장, 각종 젓갈류 등 20여 가지가 넘는 반찬의 맛이 한결같다. 

음식 '오지고 푸진 맛' 연재기사를 쓰면서 버릇이 하나 생겼다. 전라도 맛짱을 찾아내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다는 것이다. 맛짱은 신조어로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뜻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음식종가라는 전라도 지역에서조차 맛짱을 찾아낸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이번에 찾아낸 음식은 천연조미료를 사용해서인지 입에 쩍쩍 붙는다. 시원함이 좋다. 감칠맛이 정말 좋다. 이리 좋은 많은 음식들을 한군데서 만나고보니 금맥을 캔 기분이다. 이런 반찬이라면 한의원 가서 보약 안 지어 먹어도 되겠다. 밥이 보약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돌산갓, #천연조미료, #동백식품, #다이어트, #노화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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