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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산리 고가는 중부지방의 조선조 말의 전형적인 민가유형이다. 청풍면 후산리 105번지에 있던 것을 충주댐의 건설로 1985년 현재의 위치로 옮겨 놓았다.
▲ 후산리 고가 후산리 고가는 중부지방의 조선조 말의 전형적인 민가유형이다. 청풍면 후산리 105번지에 있던 것을 충주댐의 건설로 1985년 현재의 위치로 옮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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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부엌이라고 하면 건물 안에 속한 부엌이 아닌 밖으로 노출이 된 부엌을 말한다. 이런 부엌은 비가 많이 내리거나 습한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가옥의 구조이다. 청풍 후산리 고가에는 이 한데 부엌이 있다. 한데 부엌은 기존의 가옥 건물 한편을 안으로 집어넣어 그곳에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후산리 고가는 툇간을 달아낸 한데 부엌이다.

대청에 재실을 배열한 후산리 고가

현재 청풍문화재단지 안에 소재한 후산리 고가는 원래 제천시 청풍면 후산리 105번지에 있던 조선 말기의 가옥이다. 충주댐의 건설로 인해 문화재단지 안으로 1985년에 이건했으며, 현재 충북 유형문화재 제85호로 지정이 되어 있다.

ㄱ 자 팔작집으로 지어진 후산리 고가는 좌측으로 부엌과 2칸 크기의 윗방이 있고, 꺾어진 곳에 두 칸 대청이 두었다. 이 대청의 윗방과 접한 부분을 안쪽으로 돌출을 시켜 재실을 배열했다. 이러한 경우는 드문 경우이다. 일반적으로 집 뒤쪽으로 돌출을 시켜 재실 등을 배열하고 대청을 넓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는 넓지 않은 후산리 고가의 조금은 답답한 듯한 구성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대청의 좌측 끝 윗방과 연결되는 부분에 마련한 재실. 밖으로 돌출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지만, 안으로 들여놓았다.
▲ 재실 대청의 좌측 끝 윗방과 연결되는 부분에 마련한 재실. 밖으로 돌출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지만, 안으로 들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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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 특별함이 있다

후산리 고가의 부엌은 남다르다. 그저 눈여겨보지 않으면 지나칠 만한 것들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엌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엌이라는 것이 부녀자들의 공간이다 보니 나름대로 세사한 부분까지 정성을 쏟은 듯하다. 우선 부엌에 난 까치구멍이 색다르다. 일반적으로 살창으로 구성하는 까치구멍이지만, 윗방의 다락 아랫부분에도 까치구멍이 나 있다. 그럼에도 부엌문 위에는 창처럼 끝을 만든 살창을 내고 있다.

부엌 문위의 까치구멍이 남다르다. 일반적인 살창이 아니라 홍살문 등에소 보이는 창끝처럼 만든 살창이다.
▲ 부엌 부엌 문위의 까치구멍이 남다르다. 일반적인 살창이 아니라 홍살문 등에소 보이는 창끝처럼 만든 살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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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 뒤편으로 나 있는 퇴칸 위로도 칸이 넓은 살창을 내어 놓았다. 또한 뒤편의 벽을 밖으로 돌출을 시켜 문을 달아 부엌의 기물들을 넣어 놓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그런가하면 후산리 고가의 부엌 천정은 나무를 가로, 세로로 가로질러 '정(井)'자 모양의 문양이 드러나게 했다. 작은 것 하나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낸 부엌이다.

부엌의 안 뒤벽 위의 살창. 넓게 사이를 띠어놓았다. 그 밑으로는 벽을 퇴보시켜 기물을 둘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 부엌 부엌의 안 뒤벽 위의 살창. 넓게 사이를 띠어놓았다. 그 밑으로는 벽을 퇴보시켜 기물을 둘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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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 천정. 천정을 가로세로 나무를 질러 우물정자 형태로 꾸몄다.
▲ 천정 부엌의 천정. 천정을 가로세로 나무를 질러 우물정자 형태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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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부엌도 나름 특색이 있다

한데 부엌이란 말 그대로 밖으로 노출이 되어있는 부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건물의 한편 위를 돌출시키고, 그 아래쪽에 아궁이를 들이는 것이 한데 부엌의 모습이다. 그러나 후산리 고가의 한데 부엌은 툇간을 달아냈다. 후산리 고가는 대청에서 오른쪽으로 건넌방과 사랑방을 두고 있다. 건넌방과 사랑방의 툇마루를 높이하고, 그 밑에 함실아궁이를 드렸다.

한데 부엌은 한 칸 정도의 규모로 달아냈는데, 사랑방의 앞쪽으로만 툇간을 달아냈다. 이는 사랑방에 손님들이 찾아들 것을 대비해, 불을 자주 땔 수 있도록 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즉 건넌방은 윗방이 있어 겨울철에는 불을 자주 땔 필요가 없지만, 사랑방의 경우는 다르다. 겨울철에도 사랑방에 손님이 찾아들면, 방을 뜨듯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데 부엌을 툇간으로 달아낸 것이 후산리 고가의 특징이기도 하다.

사랑방 앞에는 한데부엌을 내었다. 그리고 그 한데부엌을 툇간을 달아냈다.
▲ 한데부엌 사랑방 앞에는 한데부엌을 내었다. 그리고 그 한데부엌을 툇간을 달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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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간으로 달아낸 한데부엌. 사랑방의 툇마루 끝을 지나고 있다.
▲ 한데부엌 툇간으로 달아낸 한데부엌. 사랑방의 툇마루 끝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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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툇마루가 일품

사랑채를 별도로 구성하지 못한 후산리 고가는 나름대로 사랑채의 용도를 꾸며냈다. 그것은 바로 사랑채의 옆으로 두 곳의 문을 내고, 그 앞에 넓은 툇마루를 놓았다는 점이 색다르다. 툇마루는 처마를 길게 빼어 마루 끝과 처마 끝이 일직선상에 놓이게 하였다. 툇마루는 사랑방의 옆면 전체를 모두 낮게 깔아, 이곳에서 손님들을 접대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넓은 툇마루에 앉아 술 한 잔에 시 한수를 읊을 수 있다면 그 또한 멋이리라.
               
이 사랑방의 툇마루만이 아니고 후산리 고가의 툇마루들은 일반 가옥마다 넓은 것이 특징이다. 그런 이유는 비교적 넓지 않은 후산리 고가이기 때문에, 최대한으로 활용 공간을 확보하기 위함인 듯하다.

사랑방의 옆면에 달아낸 툇마루, 마루를 넓게 달아내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 툇마루 사랑방의 옆면에 달아낸 툇마루, 마루를 넓게 달아내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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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방 뒤편이 툇마루. 후산리 고가의 특징은 툇마루가 일반 가옥마다 넓다는 것이다. 좁은 집에서 많은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 툇마루 윗방 뒤편이 툇마루. 후산리 고가의 특징은 툇마루가 일반 가옥마다 넓다는 것이다. 좁은 집에서 많은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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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그리 크지 않지만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추구했고, 사용하기에 편안하게 구성한 후산리 고가. 조선조 말 중부지방의 전형적인 민가 가옥의 구성을 보이고 있는 후산리 고가는 낯익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볼수록 정감이 가는 가옥이다.


태그:#후산리 고가, #청풍문화재단지, #제천, #한데부엌, #유형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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