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천시민회의와 미군기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오키나와·일본 국제심포지엄 관계자들과 지난 9월 11일 부평구 산곡3동 소재 아파트 옥상에서 촬영한 캠프마켓 내의 유류 탱크. 캠프마켓 안에는 이런 유류탱크 수십개가 관찰되고 있다.<부평신문 자료사진>
 인천시민회의와 미군기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오키나와·일본 국제심포지엄 관계자들과 지난 9월 11일 부평구 산곡3동 소재 아파트 옥상에서 촬영한 캠프마켓 내의 유류 탱크. 캠프마켓 안에는 이런 유류탱크 수십개가 관찰되고 있다.<부평신문 자료사진>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주한미군의 비협조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에 대한 2단계 환경기초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따라 올해 초 부평구의 의뢰로 1차 조사결과 오염이 심각하다고 예상되는 16곳에 대한 정밀조사를 2단계로 실시했다. 5개 구역으로 나눠 총87개 지점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16일 환경부와 부평구가 주최한 '캠프마켓 2단계 환경기초조사 결과 설명회'에서 환경관리공단은 캠프마켓 주변 지역에서 석유계탄화수소(THP), 벤젠, 구리, 납, 아연 등의 오염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토양 오염조사 결과, 5개 구역 모두에서 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류 (TPH·벤젠·방향족탄화수소)와 중금속(Cu·Pb·Zn·Ni) 항목이 지목별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넘었다.

유류의 오염 면적과 부피는 각각 1860㎡와 2670㎥이고, 중금속의 오염 면적과 부피는 각각 469㎡와 322㎥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류와 중금속의 중복오염을 고려한 전체 토양 오염 면적과 부피는 각각 2270㎡와 2980㎥에 달했다.

또한 환경부는 87개 조사 지점 중 굴포천 지류와 근접한 BP-26지점(산곡2동 프리쌍트 아파트 인근)에서 미군기지 내부에서 발생된 오염이 외부로 유출됐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부평미군기지 주변 지도. 환경관리공단 조사에서 미군기지 내부에서 발생된 오염원이 외부로 유출됐을 것으로 판단되는 오염 지점(A구역)이 발견됐다.
 부평미군기지 주변 지도. 환경관리공단 조사에서 미군기지 내부에서 발생된 오염원이 외부로 유출됐을 것으로 판단되는 오염 지점(A구역)이 발견됐다.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환경부는 그 외 토양과 지하수 오염 등은 한국군 부대인 옛 68경차부대 운영에 따른 오염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환경오염 원인을 미군기지와는 선을 그었다.

환경부는 이외에도 주변 지역의 중금속으로 인한 토양 오염과 지하수 오염 등은 불특정 오염원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환경관리공단 관계자는 <부평신문>의 질의에 대해 "BP-26지점은 미군이 사용하는 유류인 'J-8'로 확인됐다"고 덧붙였으며, "그 외 유류 등은 한국군 부대도 사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2차 환경조사 결과에 대해 그동안 부평미군기지 반환 운동을 진행해왔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수박 겉핥기'로 조사가 진행됐다면서, 미군기지 안팎을 모두 조사하는 심화조사가 진행돼야한다고 지적했다.

환경관리공단 관계자는 '미군기지 내부와 외부의 오염 원인에 대한 이력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오염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이로 인해 정확한 환경 치유가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부평신문>의 지적에 대해 "부평구, 국방부 등을 통해 미군에 몇 차례 협조를 요청했지만, 이에 대해 미군은 전혀 답변이 없었다"면서, "그로 인해 외부 주변 지역에 대한 조사만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땅 부평미군기지 되찾기 및 시민공원 조성을 위한 인천시민회의' 이광호 사무국장은 "2단계 조사는 관련 법률에 기초해 조사했지만 미군의 비협조로 인해 미군기지 내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토양오염 결과가 나왔음에도 오염 원인을 정확히 밝히지 못한 점 등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며, "미군이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DRMO(일명 폐품처리소) 인근에서 미군이 사용하는 유류가 발견되고, 중금속 오염이 발견된 만큼 캠프마켓 안팎 모두에 대한 심화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장금석 사무처장도 "남의 땅을 50년 넘게 무상으로 사용했으면 최소한 환경조사를 위한 협조를 해줘야하는 게 아니냐"며 "패전국 일본도 요즘 오키나와 미군기지로 인해 반미감정이 높아지는데, 미군의 이런 비협조는 아프칸 파병과 함께 국내 반미감정만 높이게 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환경부는 유류와 중금속으로 인한 토양 오염은 토양경작법과 토양세척법 등을 통해 정화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지하수의 경우 지중으로부터 지하수를 퍼내 올려 지상의 수처리 공정에 의해 오염 지하수를 처리하는 양수처리 공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설명회에는 박윤배 부평구청장, 최용복 부평구의회 도시경제위원회 위원장, 신은호 의회 운영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신 의원은 "해당 자료는 일반 시민들도 궁금해 하는 사안인 만큼 정보를 충분히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부평구 산곡3동 소재 아파트 옥상에서 바라본 부평미군기지.<부평신문 자료사진>
 부평구 산곡3동 소재 아파트 옥상에서 바라본 부평미군기지.<부평신문 자료사진>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미군기지, #박윤배 부평구청장, #환경관리공단, #캠프마켓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