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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끊임없이 역사는 흘러갑니다.
때로는 우리는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역사의 현장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역사는 인간과 그 사회에 의식을 만들어 줍니다.
역사는 사실이 되고 사람들은 그 사실을 인식하게 되고 의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의식은 그 시대와 후대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또한 그 의식은 사람들에 의해 엎어지고 제치고 뒤집어 엎고
홀라당 까이면서 뒤죽박죽이 되었다가
어느순간 정리된 무언가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것이 예술가들의 작품이 되고 그게 바로 문화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문화는 상업성이 생기니 그 뒤를 이어서 경제가 따라오게 됩니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태생적으로 대중의 일반적인 시선보다 약간 앞서있어야 합니다.
역사에서 파생된 현실과 사회상을 비틀어 엎고 정리를 해야하기 때문이죠.
대중의 보수적인 시선이 자전거라면 예술가들은 오토바이입니다.

오늘날의 예술가는 꼭 빵떡모자를 뒤집어 쓰고 붓질을 해대는
그림쟁이들만을 말하진 않습니다.
선구자적인 의식으로 독특하고 개성있는 무언가를 창조하는
모든 이들이 예술가가 될수 있고 실제로 그런 이들이 많습니다.
창작의 엔진을 가진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일제치하, 한국전쟁, 4.19, 5.16, 광주항쟁, 월드컵, 김대중, 남북정상회담, 노무현
그리고 4대강(?)...등등...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는 역사에서 예술가들의 "레파토리"는 출발합니다.
하다못해 꽃과 나비를 그리는 분들도 결국은 미술역사의 찌끄러기에서
예술의 철학이 출발합니다.

현대미술...참 드럽게 희한하고 어렵죠.
그러나 보수적인 시선을 잠시 접고
마음을 최대한 활짝 열고 작품에 들어가보세요.
그러면 그 이미지에서 무언가가 보이거나 생각이 날겁니다.
그럼 그 보이는 것으로부터 이것저것 자신만의 상상을 해보세요.
그게 뭐든 좋습니다.
작가의 의도를 알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건 몰라도 됩니다.
이 연습이 좀 더 된다면 우리들은 훨씬 재밌게 예술품을 즐기게 됩니다. 

오늘은 현대미술의 맏형같은 분 한분을 만나보시겠습니다.
이름은 Paul McCarthy입니다.
1945년생이니 50대 중반의 뚱뚱한 털복숭이 아저씨입니다만
나이답지않게 아주 장난꾸러기 아저씨입니다.
그의 작품은 현대미술의 최신경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양반은 사진, 회화, 조각, 멀티미디어 설치 등등
정말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작품활동에
엄청나게 많은 작품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열정이 넘치는 대단한 형님이십니다.

작품재료가 “부푸는 조각(inflatable sculpture)”이라고 되어있어 그냥 “풍선”으로 하겠습니다. 조각은 무거운 재료여야 한다는, 전통적인 양감과 무게가 있는 조각의 역사를 벗어난 작품입니다.
▲ 벨기에 조각미술관에 설치된, 2007년 제작한 “새끼돼지”란 작품입니다. 작품재료가 “부푸는 조각(inflatable sculpture)”이라고 되어있어 그냥 “풍선”으로 하겠습니다. 조각은 무거운 재료여야 한다는, 전통적인 양감과 무게가 있는 조각의 역사를 벗어난 작품입니다.
ⓒ 사진-Philippe de Go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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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엉아가 참 고통스럽게 엎어져 있군요.
▲ 벨기에 조각미술관 설치, 2007, 부시 머리(Bush head), 풍선. 부시엉아가 참 고통스럽게 엎어져 있군요.
ⓒ 사진-Philippe de Go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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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살스러운 이 형님의 성향 상 구멍을 막는 게 굴뚝을 막는 게 아니라 성적인 표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벨기에 조각미술관 설치, 2007, 산타 구멍을 막다, 풍선. 익살스러운 이 형님의 성향 상 구멍을 막는 게 굴뚝을 막는 게 아니라 성적인 표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사진-Philippe de Go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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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풍선으로 작품을 만들어 전형적인 조각의 개념을 벗어난 작품입니다.
▲ 벨기에 조각미술관 설치, 2007, 복잡한 퇴적물, 풍선. 역시 풍선으로 작품을 만들어 전형적인 조각의 개념을 벗어난 작품입니다.
ⓒ 사진-Philippe de Go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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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벽면에선 영상이 나오고 배안의 여러장치들이 움직입니다. 현대조각에선 전기 전자의 힘을 빌려 작가의 발언을 표현할 무궁무진한 재료들이 생겨났습니다.
▲ 2001-2005, 캐리비안 해적, 멀티미디어 설치. 옆 벽면에선 영상이 나오고 배안의 여러장치들이 움직입니다. 현대조각에선 전기 전자의 힘을 빌려 작가의 발언을 표현할 무궁무진한 재료들이 생겨났습니다.
ⓒ 사진-Dirk Pauw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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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정신을 지배하는 어릴적 트라우마들을 배경으로 그 시절 뛰어놀던 정원을 빗대어 표현한 듯 합니다.
▲ 2007, 정원, 설치. 작가의 정신을 지배하는 어릴적 트라우마들을 배경으로 그 시절 뛰어놀던 정원을 빗대어 표현한 듯 합니다.
ⓒ 사진-Dirk Pauw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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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 해적 시리즈 중의 하나입니다.
▲ 2002, 딕의 눈깔(Dick eye), 실리콘 캐리비안 해적 시리즈 중의 하나입니다.
ⓒ 사진출처-Paul McCarthy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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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 해적 시리즈 중의 하나. 실제 딜도를 붙였습니다.
▲ 2002, 잭, 실리콘. 캐리비안 해적 시리즈 중의 하나. 실제 딜도를 붙였습니다.
ⓒ 사진출처-Paul McCarthy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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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보면 작가양반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 2002, 돼지, 알루미늄 깡통에 도금 채색. 이 작품을 보면 작가양반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 사진출처-Paul McCarthy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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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와 라덴의 짓거리(?)를 피카디리 극장의 써커스로 풍자하고 있습니다.
▲ 2003, 피카디리 써커스, 멀티미디어 설치 및 퍼포먼스. 부시와 라덴의 짓거리(?)를 피카디리 극장의 써커스로 풍자하고 있습니다.
ⓒ 사진-Ann Ma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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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사이즈는 상당히 큽니다. 높이가 5m정도 됩니다. 뭔가 기괴하고 투박한 그림같지만 현대미술에선 완성도있는 회화작업이 아닌 이런 드로잉같은 작품도 미술의 범위안에 들어옵니다.
▲ 2001, 페니스 모자(Penis hat), 종이위에 목탄과 파스텔. 작품의 사이즈는 상당히 큽니다. 높이가 5m정도 됩니다. 뭔가 기괴하고 투박한 그림같지만 현대미술에선 완성도있는 회화작업이 아닌 이런 드로잉같은 작품도 미술의 범위안에 들어옵니다.
ⓒ 사진출처-Paul McCarthy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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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음직한 치즈와 사과로 보이시나요?
▲ 1997-1999, 치즈위의 사과머리들, 유리섬유와 실리콘 먹음직한 치즈와 사과로 보이시나요?
ⓒ 사진-A. Bu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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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관계상 조각품 위주로 사진을 올렸습니다만
이 형님은 다양한 작품을 놀라울 정도로 다작(多作)하는 양반입니다.
인류의 역사속 사건, 영화, 어린시절의 추억,
동화나 신화속의 이미지들을 뒤죽박죽 섞어가며
기괴하고 과감한 표현으로 작품을 만듭니다.
백설공주가 난쟁이들과 포르노의 한 장면처럼 성행위를 하는 그림을
전시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도 이 형님이십니다.

여러분도 한번 현대미술에 도전해보세요.
그림을 잘 그리는 거와는 상관없습니다.
역사를 풍부하게 바라보고 자신의 상상력의 보물창고를 활짝 연다면
우린 아주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한국사회에 더 많은 예술가들이 나왔음 좋겠습니다.
그래서 다양함을 존중할 줄 아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덧붙이는 글 | 가가갤러리(www.gagagallery.net)에 동시연재합니다.



태그:#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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