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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두순 사건'과 같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국민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아동 성범죄의 예방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과 대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지난 2일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아동 성범죄에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관련 법안을 개정하고 현행 15년인 유기징역 상한을 가중처벌시 최대 50년까지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지난 4일, 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살펴보면, 아동 성범죄의 경우 피해 아동이 성범죄가 발생했다고 자각할 수 있는 성인이 되는 시점까지 고소 기간을 연장하도록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경우, 아동대상 범죄 예방을 위한 상호 협력체제 구축을 위해 서울체신청과 업무협약식을 맺었다. 서울지역 248개 우체국을 '아동안전 지킴이집'으로 지정하고 우체국 집배원과 택배원 3120여 명은 '움직이는 아동안전 지킴이집'으로 지정하였다.

보이는 모습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문제는 이미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세계가 같은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노예로 살았던 소말리 맘의 제2의 삶

이미 공중파 다큐멘터리로 소개된 바 있는 소말리 맘의 사례는 한 여자 어린이가 겪을 수 있는 성착취의 다양한 형태를 보여준다. 캄보디아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고아처럼 자란 소말리 맘은 10세 무렵 낯선 할아버지에게 성노예로 팔려간다. 14세 무렵에는 할아버지의 빚으로 인해 20대 중반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남편이 떠나고 나서는 다시 할아버지를 통해 매춘굴에 팔려갔다. 그곳에서 폭력과 강간, 성매매에 시달렸다.

고달픈 삶을 살던 그녀는 구호단체에서 일하던 사람들을 만난 이후에야 새 삶을 얻게 되었다. 이후 그녀는 전염되는 병을 치료하는 팀의 조수로 병원에서 일하게 되었고, 하루의 대부분을 매춘업소에서 보냈다. 그것은 단순히 콘돔을 나눠주고, HIV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거나, 여자아이들을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아이들과 좀 더 깊이 소통하고 싶어서였다.

1996년 초에 소말리는 매춘부들을 돕기 위한 정식 쉼터 건립 기금을 모을 프로젝트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아페십(AFESIP)이라 명했는데 프랑스어로 '비참한 환경에 있는 여성들을 위한 활동(action for women in distressing circumstances)'이라는 뜻이다. 이후 그녀는 2007년 소말리 맘 재단을 설립하여 여성과 아이들을 성노예로 파는 이들과 싸우고 있다.

소말리 맘은 어린 시절 동안 고아, 성노예, 조혼, 매춘을 겪으며 고통스러운 시절을 보냈다. 이제 그녀는 자신이 겪은 고통을 역시 겪고 있는 다른 여자 어린이들을 돕는다. 자신의 고통을 승화시켜 병든 세상을 치유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여자어린이 성매매

13세, 15세의 소녀들이 매춘을 하기 위해 늦은 밤에 거리에 나와 앉아있다. 이들은 빈곤과 차별, 에이즈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 브라질의 밤거리. 13세, 15세의 소녀들이 매춘을 하기 위해 늦은 밤에 거리에 나와 앉아있다. 이들은 빈곤과 차별, 에이즈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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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매매 시장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상업적 성착취는 성인이 어린이 또는 제3자에게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고 행하는 어린이에 대한 성적인 학대를 말한다. 이것은 가장 가혹한 형태의 어린이 착취이다.

나이 어린 소녀들과 성관계를 맺는 것이 에이즈 등의 성관련 질병으로부터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믿음이 어린이 성매매를 더욱 증가시킨다. 심지어 일부국가에서는 성경험이 없는 어린이와 성관계를 맺으면 에이즈가 낫는다는 미신도 성행하고 있다. 성범죄 피해 어린이들은 신체적, 정신적 폭력에 시달린다. 보수를 착취 당하며, 제대로 먹지도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하고, 에이즈 등 질병에 감염되기도 한다.

아동 성매매 시장은 한 나라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이들은 국경을 넘나들며 어린이를 매매한다. 러시아,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와 체코 등 동유럽 지역에도 인신매매 발생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성착취를 당하는 어린이들의 사진과 필름은 우편 또는 인터넷으로 퍼져서 어린이 포르노 시장에 큰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다.

파키스탄의 매춘업소에서 일하는 소녀. 어린 나이에 팔려오는 소녀들은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되고, 매춘을 강요받게 된다.
▲ 철창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 파키스탄의 매춘업소에서 일하는 소녀. 어린 나이에 팔려오는 소녀들은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되고, 매춘을 강요받게 된다.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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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인신매매는 18세 미만 어린이를 착취할 목적으로 국내 또는 해외에서 납치해 매매하거나 고용을 목적으로 어린이를 사고 파는 행위를 일컫는다. 인신매매는 비밀리에 이뤄지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내기조차 어렵다. 2002년 조사에 따르면 매년 120만 명의 어린이가 인신매매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린이 인신매매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전세계에서 일어나는데, 특히 아시아와 남아프리카 지역에 많은 수의 인신매매자들이 있다. 1만2천여 명의 네팔 어린이가 매년 네팔과 인도 매춘업소의 상업적 성착취를 위해 인신매매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대개 동유럽에서 서유럽으로 인신매매되는데 이들은 매춘에 종사하거나 싼 임금을 받으며 노동을 하게 된다.

인신매매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국가마다 다르다. 주된 원인은 분쟁과 빈곤, 차별과 같이 어린이를 보호해주는 환경이 붕괴될 때 일어난다. 전통적인 관습, 조혼, 출생신고 누락 등도 어린이와 여성에 대한 착취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신분을 증명할 국적이 없어 인신매매 희생자들을 알아내는 일이 더욱 어려워진다. 또한 경제적인 궁핍이 심해지면 많은 여성과 어린이들의 상황이 절박해져서 쉽게 착취의 대상이 된다.

아동 성착취 근절 세계대회에선 무슨 논의가?

125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3천여 명이 참석, 각국의 경험을 서로 교환하는 한편 그 동안의 개선상황을 평가했다.
▲ 2008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막한 제3회 아동 성착취 근절 세계대회. 125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3천여 명이 참석, 각국의 경험을 서로 교환하는 한편 그 동안의 개선상황을 평가했다.
ⓒ 아동 성착취 근절 세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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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착취는 보호와 사랑을 받고 자라야 하는 어린이의 권리를 위반하는 행위이다. 가정 내 아동 성폭력, 어린이 조혼, 아동 노동자의 성착취, 비디오와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행되고 있는 어린이 포르노 산업과 어린이를 이용한 매춘사업 등 다양한 형태의 아동 성착취가 전세계 곳곳에서 현존하고 있다.

2008년 11월 2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제3회 아동 성착취 근절 세계대회가 열렸다. 125개국 이상 나라에서 3천여 명이 모여서, 각국의 경험을 서로 교환하는 한편 그 동안의 개선상황을 평가했다. 이 대회에서는 기존에 주로 다루어졌던 성 산업 종사 아동뿐 아니라 가정, 종교지도자, 교사, 분쟁 지역 미군 및 무장단체 등 아동 성착취와 관련된 모든 이들의 문제를 다룸으로써 아동 성착취 근절을 위한 다양한 전략들이 논의되었다.

오늘도 가해자들은 인터넷과 새로운 이동통신 기술을 이용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성착취를 계속하고 있다. 성인들은 채팅을 통해 어린이를 유혹하는가 하면 인터넷에 아동 포르노를 게시한다. 아동 성착취는 어린이의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어린이에게서 미래의 희망과 인격을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간다.

아동 성착취로부터 안전한 나라나 지역은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 아동 성착취를 방관하는 것은 성착취를 자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이 문제를 근절하는 데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태그:#성착취, #유니세프 , #어린이 성범죄, #소말리 맘, #매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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