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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이파리가 참 곱다!"

 

  길바닥에 떨어져 있는 은행 이파리들이 나 뒹굴고 있다. 이파리의 색깔이 마음을 물들여준다. 어찌 보면 내팽개쳐진 이파리들인데, 하나도 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것은 아마도 가을을 떠나보내기가 싫은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가는 가을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앞서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떨어진 은행 이파리에는 화려하였던 지난날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뜨거웠던 여름의 열기는 말 할 것도 없고, 초록을 자랑하였던 순수함도 고스란히 배어 있다. 단지 나무에서 땅 위로 떨어졌다는 것만 다를 뿐,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인생도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마음은 아직 초록 빛깔 그대로인데, 신체는 세월에 삭아 있는 것처럼.

 

 

  장영희 교수의 천운이 생각난다. 이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임은  가지 천운을 타고 나 있어서 행복하다고 하였다. 제일 먼저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첫 번째 받은 복이요, 두 번째는 주위에 좋은 사람이 많이 있다는 점, 그리고 셋째는 사랑할 수 있고 네 번째는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임이 말한 네 가지 천운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니 이보다 더 많은 복을 받고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하는 사람보다 불행을 느끼는 사람이 더 많다. 이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마음을 비워내고 주어진 것에 자족하려고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한번 뿐인 인생이다. 가능하면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인과 관계를 생각한다. 세상에는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물안개는 하늘로 올라가 수증기가 되고 수증기는 구름이 되어 다시 땅으로 내려온다. 욕심을 부릴 이유가 없다. 인생이란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살아가야 할 존재이다. 상생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안개와 노란 은행 이파리를 바라보면서 멀어지고 있는 가을을 붙잡고 싶다. 그러나 이 또한 욕심이란 생각에 얼른 마음을 바꾼다. 가을이 가야 겨울이 올 수 있지 않은가? 미련을 가진다고 하여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가는 가을을 보내주고 다가오는 겨울을 맞이하는 것이 삶의 지혜이다.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다.<春城>

 

덧붙이는 글 | 데일리언


태그:#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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