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8천원에 떡 벌어지게 차려진 재첩국한정식이다.
 8천원에 떡 벌어지게 차려진 재첩국한정식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밥상위에서 젓가락이 춤을 춘다. 8천원에 떡 벌어지게 차려진 재첩국한정식이다. 뭘 먹을까, 시선은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연신 이곳저곳을 살피고 있다. 섬진강의 풍경에 취하고, 착한 가격에 놀라고, 그 맛에 또 한 번 놀랐다.

광양시 다압면 청매실마을 입구에 있는 '섬진강 고향집'이다. 광양 진상면에서 섬진강 줄기 따라 가다보면 검문소가 있는 신원삼거리가 나온다. 전라도와 경상도, 구례와 하동의 갈림길이다. 우연히 들른 이곳에서 생각지 않게 큰 밥상을 대하고 보니 이 아니 기쁠 수가, 여행에서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먹을거리다.

부추를 송송 썰어 넣은 뽀얀 국물의 재첩국은 속풀이에 아주 그만이다.
 부추를 송송 썰어 넣은 뽀얀 국물의 재첩국은 속풀이에 아주 그만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해장국으로 주당들이 재첩국을 즐겨 찾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해장국으로 주당들이 재첩국을 즐겨 찾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많고 많은 게 한정식집이다. 제법 알려진 음식을 한다는 집을 찾아가도 뭔가 부족하다. 셈을 너무 많이 치러 부담스럽다거나, 가격에 비해 빈약한 느낌을 늘 받곤 했다. 그런데 이집은 백반 한상 값으로 한정식 버금가는 밥상을 내놓았다.

신선로, 홍어삼합, 갈비찜 등의 음식이 차려진 화려한 밥상은 아니었지만 소탈한 상차림이면서도 있을 것은 다 있다. 사실 한 끼니 때우는데 1인당 2~3만원 하거나 한상(4인기준)에 20~30만 원 짜리 한정식을 찾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상견례를 하거나 아주 특별한 날도 아닌데.

부추와 재첩을 밀가루와 버무려 프라이팬에 지져낸 부침개는 고소함이 돋보인다.
 부추와 재첩을 밀가루와 버무려 프라이팬에 지져낸 부침개는 고소함이 돋보인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우리 몸에 좋은 부추와 재첩을 주재료로 이용했다.
 우리 몸에 좋은 부추와 재첩을 주재료로 이용했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싱싱한 굴이 미각을 자극한다.
 싱싱한 굴이 미각을 자극한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꼬들꼬들하게 말린 굴비와 호박전도 맛있다.
 꼬들꼬들하게 말린 굴비와 호박전도 맛있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섬진강 고향집의 차림표
 섬진강 고향집의 차림표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밥상 양편으로 반찬을 놓는다. 언뜻 살펴보니 14가지... 다 나왔나 싶었는데 싱싱한 굴과 호박전, 굴비 등이 더 나왔다. 솜씨 있게 만든 음식이 무려 20가지나 된다.

부추를 송송 썰어 넣은 뽀얀 국물의 재첩국은 속풀이에 아주 그만이다. 해장국으로 주당들이 재첩국을 즐겨 찾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재첩에 들어있는 필수아미노산 메티오닌은 간장의 활동을 촉진시키고, 타우린은 담즙 분비를 활발히 해서 해독을 돕는다. 재첩국에 넣은 부추는 재첩에 없는 비타민A를 보충해준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재첩은 다른 음식과 함께 섭취해도 전혀 부작용이 없으며, 눈을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 준다. 특히 간 기능을 개선하고 향상시키며 황달을 치유한다. 위장을 편안히 하고 소변을 맑게 하여 당을 조절하는 효능이 있으며, 몸의 열을 내리고 기를 북돋우는 효과가 있다"고 그 효능을 기록하고 있다.

섬진강에서 아낙네들이 재첩 채취를 하고 있다.
 섬진강에서 아낙네들이 재첩 채취를 하고 있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이렇듯 우리 몸에 좋은 재첩을 주재료로 이용해서 음식을 만들었다. 부추와 재첩을 밀가루와 버무려 프라이팬에 지져낸 부침개는 고소함이 돋보인다. 기름에 볶아낸 묵은갓김치와 두부의 궁합도 좋다.

넘치지도 않고 별로 부족한 것도 없다. 한 끼니 식사로 딱 알맞다. 상위에서 젓가락이 바삐 움직였으니 만족할만하다. 정갈한 상차림에서 주인장의 정성을 느낄 수가 있었다. 식사가 끝나면 식혜를 내온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정식, #재첩국, #섬진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