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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 거부와 관련해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심사기일 지정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예산안 단독처리도 불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안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제는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며 "오는 27일까지 각 상임위에서 모든 예산안을 처리토록 하겠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그렇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안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에게도 (27일까지) 처리가 되지 않으면 심사기일을 지정해달라고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안 원내대표는 "27일까지 상임위에서 예산안을 처리하고 30일부터는 예산결산위를 본격 가동해서 적어도 12월 9일까지는 예산안 처리를 마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종환 국토, '4대강 홍보' 열변 "죽을똥 살똥 뛰고 있다"

 

이날 의총에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참석해 4대강 사업 예산을 비롯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간곡히 당부했다. 특히 정 장관은 민주당의 4대강 사업 반대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열변을 토했다.

 

정 장관은 '4대강 속도전' 우려에 대해 되레 "이 사업은 할 수만 있으면 빨리 해야 한다"며 "강의 특성상 상류 좀 손대다 말고 쉬고 그러면 투자한 게 전부 물 건너 갈 수 있어 빨리 하고 빠지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비가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가능하다면 빨리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사업비 증가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사업비가 늘어나는 결정적인 요인은 사업기간이 늘어나는 것인데 이건 3년 사업"이라며 "사업기간이 늘어나서 사업비가 증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예산안 자료가 부실하다는 야당의 지적에는 "강에 대한 정비 예산은 강의 특성상 특정적으로 하기 뭣해서 항상 총액 예산으로 편성해왔으나 2003년도에는 좀 소상하게 하자고 해서 수계별로 묶어서 제출했다. 이번에도 그런 맥락에 따라 제출했는데 야당에서 자료 부족 문제를 제기해서 전부 제출됐다"며 "이 (4대강 사업 설명) 책자를 보면 그림까지 소상하게 정리돼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정 장관은 서울의 한강과 울산의 태화강 예를 들면서 "'88 올림픽'을 앞두고 한강을 정비해 수질은 2급이 됐고, 물고기는 2배, 새는 5배로 늘었다. 태화강도 살아나서 울산의 품격이 높아졌다"며 "당시에는 친환경적인 고려 없었지만 이번에는 좀 더 친환경적으로 발전시킨다고 예상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정종환 "동지상고 특혜 의혹 문제 없어"... 윤증현 "국가 발전 위한 과감한 결단"

 

정 장관은 4대강 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통령 모교인 동지상고 출신 특혜 의혹, 4대강 턴키공사 입찰담합 징후 등 비리 조짐이 지적되었지만, 이에 대해서는 눈감았다. 대신 "공사 과정에서 부조리나 국민에게 걱정 끼쳐드릴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며 "아무리 목적, 사업 내용이 좋아도 (비리가 있으면) 국민의 지탄을 받으리란 생각 하에 정말 투명적이고 부정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의총에서 박준선 의원이 동지상고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질문을 던졌지만 정 장관은 "조사결과 문제될 사항은 찾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정 장관은 "이 사업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고 이 정부의 의미있는 치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저를 비롯해 우리 (국토부) 직원들이 죽을똥 살똥 뛰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의원님들이 (예산안 처리를) 도와주시면 열심히 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윤증현 장관도 "내년도 예산안은 친서민 정책 기조를 뒷받침하기 위해 민생안정·일자리 창출·복지 예산을 크게 늘렸다"며 "사업의 집행을 위해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윤 장관은 "말이나 계획보다는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평가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가 발전을 위한 정책 추진에 있어 과감한 결단이 요청되는 시기"라고 예산안의 차질없는 처리를 호소했다.

 

한편, 우제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은 언론악법에 이어 4대강 부실 예산까지 날치기 하겠다는 선전포고 이며,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스스로 포기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민주당은 국토해양위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임위 예산 심사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으며, 가계부보다 못한 부실예산서 대신 심사가 가능한 4대강 예산 자료가 제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또 다시 부실 예산을 날치기하겠다는 안상수 원내대표의 일성은 국회를 또 다시 전쟁터로 만들겠다는 으름장에 불가하며,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후안무치한 4대강 날치기 기도를 기필코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한나라당, #안상수, #4대강, #정종환, #윤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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