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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소속 안상수 인천시장의 대항마를 세우기 위한 인천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7년 동안 인천 수장의 역할을 해온 안 시장에 대항하는 야권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에서 밀리지만, 이번만큼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는 일념으로 결전을 각오하고 있다. 말 그대로 '집소성대' 형국이다.

 

인천은 80년대 중 후반까지만 해도 노동자 도시로 야권 성향이 강했던 지역이다. 하지만 90년 이 후 인천도 보수 성향이 강해졌다. 인천 토박이보다 충청도 출신이 더 많은 곳이 인천이다.

 

안 상수 시장은 충남 태안 출신의 재선 광역 단체장이다. 수도권 '빅3' 중 연임하는 광역 단체장이 없었던 전례를 깨고, 안 시장의 3선 행보는 아직까지는 무탈하게 왔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안 시장이 잘 돼야 우리도 잘 되는 것이다. 지금(=행정사무감사 시기)은 말 그대로 적당해 해야지 잘 못 하면 우리 모두 죽을 수 있다."

 

33명의 인천광역시의원 중 32명이 한나라당 소속인 인천시의회 요즘 분위기를 한 의원은 이렇게 전했다. 요즘 인천시의회 소속 의원들의 보편적인 생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안 시장도 넘어야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사업으로 친이와 친박계가 정면충돌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내분은 3선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안 시장에게 큰 부담이다.

 

당권을 쥐고 있는 친이 입장에서는 수도권 '빅3'를 독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손쉽게 양보 할 수 있는 카드는 인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소문도 전해져, 안 시장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보인다.

 

특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세종시 원안 추진을 거부하면서 충청권에서 일고 있는 반 이명박 정서와 반 한나라당 정서는 인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천은 전통적으로 충청도 표심이 당락의 향배를 결정졌다. 토박이보다도 충청 출신 유권자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야권 후보 단일화의 시너지에 일부 충청표 이탈은 안 시장의 3선 고지에 최대 복병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안 시장과 오랜 정치적 동맹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조진형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최근 <부평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천의 발전을 위해 무난히 시정을 이끌어 왔고, 벌여 놓은 사업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안 시장이 하는 것이 가장 타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안 시장이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시절부터 안 시장을 시장 후보로 밀었으며, 2006년 지방선거 때에는 선대 본부장을 맡았다.

 

안상수 '대항마' 위해 인천 야권 '집소성대'

 

7년 동안 시정을 이끌어온 안 시장의 조직력과 인지도는 야당에서 인천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에 비해 현재까지는 월등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 후보들은 각개 약진하며 자신의 상품성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유필우 인천시당 위원장, 문병호 시당 정책위원장, 김교흥 민주당 중앙당 전 수석 사무부총장, 이기문 변호사가 인천시장 선거를 겨냥해 잰걸음을 옮겨 놓고 있다. 유필우 시당위원장은 인천 현안을 다루는 각종 토론회를 마련해 대안을 모색 중이다. 문병호 정책위원장도 '생생포럼'을 통해 정책 대안을 마련 중이며, 부평 캠프마켓을 비롯해 각 종 현안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

 

김교흥 전 수석 사무부총장은 4월, 10월 재보선에서 직접 뛰어 들어 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뒤 늦게 출발 했다. 김 사무부총장은 25일 인천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계획 중이다. 이기문 변호사는 영업택시를 몰며 바닥 민심을 살피고 있다.

 

민주당 후보군은 '고만고만'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선거 연합과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반 안상수 정서가 상당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시장 후보군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온 이호웅 민주당 전 의원이 최근 불출마 선언과 함께 '반(反)한나라당 민주대연합' 전선 구축 수장을 자임하고 나섰다.

 

이 전 의원은 "한나라당이 인천시정과 시의회를 완전 장악한 지난 7년 동안 인천은 권력의 독선과 전횡이 난무했다"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인천지역의 원로와 시민단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민주당이 함께하는 민주세력 연합전선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최근 인천지역 원로, 시민사회, 민노당 등 관계자를 차례로 접촉하며 물밑에서 선거 연합 전선을 구축중이다.

 

민주당 인천시당도 20일 시당 위원회를 통해 이호웅 전 의원을 내년 선거 연합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것을 결정했다. 이 전 의원은 유필우 현 시 당위원장이 시장 선거를 준비 중인 만큼 내년 인천시당을 이끌 위원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시당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문병호, 김교흥씨들은 선거 연합만이 지방선거의 필승의 카드라는 입장이다. 이런 흐름에 대해 유필우, 이기문 씨를 비롯해 민주당 전체적으로 공감대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김교흥씨는 <부평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내 경선을 통해 유권자의 참여 의식을 높이고, 다른 야당과의 정책 연합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지금이야 안 시장과의 경쟁력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밀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 이명박·안상수' 정서가 확산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민주당은 안 시장에 맞설수 있는 정책 '아젠다'가 부족하다는 대내외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이 부분도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민노·진보신당, 시민사회, 선거연합 공감대 확산 ... "원칙 있는 연합 필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도 내년 2010년 지방선거에서 반 한나라당을 위한 선거 연합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민주당이 보다 선명성 있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원칙 있는 정책 연합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출신으로 인천 시당 위원장을 역임했던 김성진씨는 23일 인천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인천지역에서 굴업도 핵 폐기장, 수인선 지중화, 부평 캠프마켓 반환 운동을 이끈 시민활동가 출신이다.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도시개발, 예산 문제 등 지역 현안 문제를 접근하는 등, 지역을 책임 질 수 있는 아젠다를 내 놓고 있지 못 한다"면서, "노동자 서민과 함께 해온 민주노동당이 진보의 잣대로 안 시장에게 회초리를 들겠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시민사회에서는 내년 교육감 선거를 중심으로 선거 연합 공감대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낙후된 인천 교육의 질적 도약을 위해서는 야4당과 함께 민주적 교육감 후보를 세워 바로 잡겠다는 포부다.

 

민주적 교육감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야 4당의 지원과 함께,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대내외적인 평가이기 때문이다. 이미 인천에서는 물 밑에서 민주적 교육감을 추대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방선거 선거 연합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부 시민사회는 기존 정치권만을 쳐다볼 수 없다면서 자체적인 움직임을 갖고 있다. 이들은 "선거 연합은 정책적 연합을 기초로 해서 진행되는 것이 합당하며, 선거 연합에 함몰되면 민주당에 휩쓸려 다니는 꼴 밖에 없다"면서, 정책 대안 모색과 후보군 발굴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상수 대항마, #김교흥, #유필우 , #문병호 ,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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