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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반포 제563돌 한글날 기념식이 열린 여주 영릉. 세종대왕 영릉 정자각 앞에서 열린 한글날 기념식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신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마련한 것이다. 이 기념식은 제41회 세종문화큰잔치와 연계해서 이루어진다. 예전에는 이 기념식에 대통령이 참가하기도 하였으며, 행사기획을 할 때는 경주에서 이루어지는 신라문화제나 공주, 부여에서 열리는 백제분화제와 같은 대단위 행사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세종문화큰잔치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 중단의 아픔을 겪으면서 근근히 그 명맥을 이어왔다. 그동안의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나라말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의 위업을 기리는 행사치고는 그 규모나 한글날 기념식장 등이 정말 빈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왜 이 행사가 이렇게 축소되고 타 문화제에 비해 규모가 작을까? 올 해는 온 나라를 공포스럽게 만든 신종 플루때문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것뿐일까? 그 동안의 내력을 살펴보자.

 

「1962년 10월 9일 한글반포 516주년을 맞는 한글날, 경기도와 재건국민운동경기도지부, 그리고 예총경기도지부의 공동주체로 제1회 『세종문화 큰 잔치』가 열렸다. 이 『세종문화 큰잔치』를 갖게 된 것은 경기도 나름의 거도적인 문화행사를 모색해 오던중 마침 세종대왕의 능묘를 모신 영릉이 여주에 위치한 점에 착안하여 이를 토대로 세종대왕의 성덕과 위업을 추모하는 한편, 대왕이 이룩한 찬란한 민족문화를 국내외에 선양하고, 그 전통에 바탕을 둔 새로운 민족문화 발전에 기여하자는 목적으로 행사를 갖게 된 것이다. 

 

주최측에서는『세종문화 큰잔치』를 규모와 내용면에서 경주의 신라문화제, 진주의 개천문화제, 공주의 백제문화제와 같은 규모의 문화행사로 꾀하고자 10월9일 여주 영릉에서 능전행사로 기념식과 한글백일장을 서막으로 해서 인천, 수원등지에서 시화전, 미술전, 사진전, 음악발표회, 연예활동을 갖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었다. 

 

그러나 『세종문화 큰잔치』는 경기도 단일행사로만 그칠 성질의 것이 아니어서, 전국의 여러 도시에서 이와 유사한 행사들이 난립하여 경기도 주종행사로서는 문제가 생겨났다. 결국 이 같은 현상은 동일행사에 재정적 손실과 행사의 특성이 없어진 나머지 문화제로서의 가치가 경감되었을 뿐만아니라 능전행사에만 주력하다 보니 행사의 규모가 축소되었고 마침내 중단되는 불행을 격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1976년 제15회까지 이어왔지만 1975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영능 성역화사업이 마무리되면서 1977년부터 『세종대왕숭모제전』으로 명칭을 바꾸어 문화공보부에서 주최를 하면서 『세종문화 큰잔치』는 15년을 끝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그러나 『세종대왕숭모제전』은 다례행사로 문화제와는 동떨어진 행사였으며, 일반인의 참관이 허용되지 않아 문화행사의 가치가 없었다.

 

5년이나 중단 되었던 『세종문화 큰 잔치』를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은 1981년 10월 9일이었다. 여주군의 지원으로 그 명맥을 이어오다가 1986년 제21회 『세종문화 큰잔치』를 여주문화원 주관으로 거행함으로서 향토문화 행사로서 자리를 굳혀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세종문화큰잔치 홍보전단 발췌)

 

이러한 납득이 가지 않는 이유로 그저 어느 일개 개인단체가 치룰만한 행사로 행해지는 세종문화큰잔치. 오늘 한글 반포 기념식장에서는 두들쟁이 타래의 천,지,인을 시작으로 경기도립무용단의 태평무 등이 식전행사로 열렸다. 그리고 영릉 안에서는 페이스페인팅, 가훈써주기 등 입구에 마련된 간이시설에서 몇 개의 행사가 선을 보였다.

 

물론 이 행사가 전체는 아니다. 제41회 세종문화큰잔치는 10월 1일부터 한 달간 여주군 여기저기사 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 행사 중에 딱히 내세울만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일개 단체에서 주관하는 행사보다도 오히려 그 규모가 작은 것 같다. 성군 새종대왕의 위업을 기리는 축제치고는 너무나 쓸쓸하다.

 

더욱 영릉에서 출발을 하여 여주군청까지 시가행진을 한다는 어가행렬을 보고는 정말 어이가 없다. 난 어가행렬이라고 하여서 화성문화제에서 보이는 정조대왕능행차 정도는 되는줄 알았다. 그러나 보이는 사람들은 고작 얼마되지 않는다. 기대를 하고 촬영을 하겠다고 나섰는데.     

 

행사를 마치고 돌아서는 마음이 무겁다. 오늘 광화문 광장에서는 역사상 가장 성군이라고 하는 세종대왕의 동상 제막식이 성대하게 치루어졌다고 한다. 그것에 비해 정작 세종대왕의 가장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영릉 앞의 한글날 기념식과, 세종문화 큰잔치는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41회째 이어지고 있는 세종문화 큰잔치. 이제는 제대로 된 잔치모습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그:#한글날, #세종문화큰잔치, #세종대왕, #영릉,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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