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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28일 오후5시, '한글의 세계글화'를 추진하는 사단법인 한배달 강의실에서는, 일.중.한국을 거치며 60성상 훈민정음을 연구한 장수환 노연구가(77세)의 "내가 이해한 훈민정음의 음성학적 조명"이라는 강좌가 있었다.
 

장씨는 일제하에서 고등교듁까지 받고, 1944년에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어를 사용하며 살면서도 계속 우리말의 발음과 관련된 연구를 혼자 하다가 1996년에 우리나라에 돌아와 처음으로 훈민정음해례본도 접했다고 한다.

 

'나는 공부도 많이 하지 못했다. 그러나 훈민정음이 좋아 열심히 오랫동안 연구하다보니 보이는 게 있었다. 그것을 누구에게라도 알리고 싶었다'면서 시작한 그의 강의는 맛보기 강의로 1시간 동안만 진행되었는데, 매우 중요한 몇 가지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어명에 따라 해례본을 쓴 집현전 학자들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엉터리로 작성했으며, 지금 쓰고 있는 한글 맞춤법의 근간이 되는 최현배의 <우리말본>과 <한국어문 규정집>은 정음을 파손시킨 주범으로서 세종성왕이 만든 훈민정음과 현재의 한글은 상당히 다르게 되었다. 따라서 이것들을 매장시키지 않고는 세종성왕이 만든 정말 우수한 '정음'을 제대로 살려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우선 정음 첫머리에 세종성왕이 쓴 짧은 글 '나랏말씀이 중국과 달라 어린 백성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제대로 써내지 못하는 이가 많다...'에서 "세종이 '愚民'이라고 한 것을 집현전 학자들이 어리석은(배우지 못한) 백성들이라고 했는데, 백성들은 어차피 글자를 모르니 글을 쓸 수 없으므로 세종이 지적한 우민은 글을 모르는 백성이 아니고 한문을 많이 알고 중국을 섬기는 집현전을 비롯한 한학자들을 지적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1880년대 학자인 신경준이 <훈민정음 도해>라는 책에서 '정음은 세계의 음성대전이 될 수 있는 글인데 성인의 지은 뜻이 지극히 정밀하고 싶어서 당시의 유신(儒臣 집현전 학자)들이 풀이를 다하지 못해 후세에 백성들이 쓰는 데 모를 것이 있다'고 지적한 내용을 인용하면서 그들은 음성학적으로 크게 뛰어난 정음의 이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현재 제대로 된 해례본 번역서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 후 한글학자들에 의해 세종의 28자 중 4자를 없애고, 장단, 완속을 나타낼 수 있는 복자음 ㄹㅇ, ㅂㅇ, ㅍㅇ, ㅅㅇ 등의 쓰임새를 알지 못해 없앴으며, 순서도 과학성을 무시하고 ㄱㄴㄷㄹ... 등 엉터리로 만들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또 ㅑ ㅕ ㅛ ㅠ 등의 연모음을 기본모음과 분리한 과학적인 글은 세계에서도 우리 훈민정음뿐인데, 그 음성학적 가치를 모르고 중모음(회현배), 이중모음(국어연구원)이라고 정음자체를 수정하기까지 하면서 정음해례에서 "以二十八字而轉換無窮(28자로 돌려바꾸기가 무궁하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 세상에서 표현할 수 없는 말이 없을 정도의 정음인데, 현재는 그것을 못하게 맞춤법을 만들어버렸다면서 "집현전 학자들과 한글학자들의 이런 행동은 뛰어난 세계적인 글을 만든 세종성왕을 욕되게 하고, 한글을 무너뜨리는 행위다"고 그는 애석해했다.

 

그러면서 우리글은 화학원소와 같고, 정색(5가지 기본색깔)으로 자연의 모든 색을 배합해내듯이 정음이란 말은 '다양한 조합을 통해 이 세상, 자연의 모든 소리를 전부 표현할 수 있는 글자'라는 의미라면서, "우리글의 이런 과학성과 음성학적인 우수성을 제대로 연구하여 세계에 알린다면 어떤 나라도 따라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며 한글의 세계글화를 위해 훈민정음 해례본부터 제대로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단법인 한배달에서는 이날 회원들의 반응이 좋은 점을 감안하여 이 내용을 포함하여 해례본의 글자해석에 잘못이 있다는 박대종씨의 주장 등을 묶어 훈민정음 해례본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덧붙이는 글 | 자세한 강의 내용은 한배달 카페(http://cafe.daum.net/hanbaedal)에 올릴 예정입니다.


태그:#훈민정음, #한긃, #한배달, #세계글, #한글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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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고 강의를 하였으며, 우리나라 정치이념으로 홍익민주주의를 처음으로 제창하였습니다. 우리의 역사, 문화, 정신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많이 잘못되어 있는 것 같아 이를 바로잡는 것과 관련된 기사를 많이 쓸 것입니다. 사)한배달이 그런 단체이며, 그런 분야에서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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