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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싯잎 송편은 정성으로 빚어낸 다음 찜기에서 35분여를 쪄낸다.
 모싯잎 송편은 정성으로 빚어낸 다음 찜기에서 35분여를 쪄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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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는 속맛으로 먹고 송편은 피 맛으로 먹는다고 했다. '영광모시떡집' 모싯잎 송편의 피 맛은 진짜 쫀득하니 맛있다. 소로 사용한 동부콩은 껍질을 벗겨 통째로 넣어서인지 고소한 맛이 독특하다. 다른 떡집에 비해 송편의 크기도 더하다. 송편은 무게가 아닌 개수로 포장하기 때문에 그만큼 양이 많다는 얘기가 된다. 양도 푸짐하고 맛도 좋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실은 추석이 가까워져 송편에 관련한 기사를 취재코자 모싯잎 송편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전남 영광을 찾아갔다. 모싯잎 송편 사진 촬영을 위해 영광시장 부근의 '송이송편'집을 찾았다. 워낙 소문난 집이라 조심스레 찾아갔었는데 주인장은 의외로 친절하게 대해줬다. 다시 방문하기로 했으나 다른 곳에서의 일정 때문에 재방문하지 못해 아쉬웠다.

모시는 전남 영광의 효자 작물이다

찜기에서 갓 쪄내 놓은 모싯잎 송편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찜기에서 갓 쪄내 놓은 모싯잎 송편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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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하는 곳은 '영광모싯잎송편 명품화 사업단'에서 운영 중인 '영광모시떡집'(www.영광모시떡.kr)이다. 사업단의 김용훈(52) 추진위원장은 전남 영광의 떡집 67곳 중 43개 업체가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광모시떡집' 모싯잎 송편의 피 맛은 진짜 쫀득하니 맛있다.
 '영광모시떡집' 모싯잎 송편의 피 맛은 진짜 쫀득하니 맛있다.
ⓒ 영광모시떡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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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떡집은 분주했다. 모싯잎 송편은 정성으로 빚어낸 다음 찜기에서 35분여를 쪄낸다. 이렇게 만든 모싯잎 송편은 잘 포장하여 소비자에게 당일 택배로 배송된다.

"모싯잎 송편은 영광에서 생산한 쌀과 동부콩으로 만듭니다. 다른 첨가물은 안 들어가요. 모시는 야생성이 강하고 풀보다 더 잘 자라기 때문에 농약도 전혀 안 쳐요." 

모시는 전남 영광의 효자 작물이다. 지금 우리 농촌에서는 마땅한 쌀 소비처가 없어서 판로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영광지역은 모싯잎 송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송편 만들기로 한해 쌀 소비량이 2만여 가마(1가마 40kg)나 되기 때문이다.

영광모시떡집, 냉기 가득한 냉동창고(26.6m²)에는 모싯잎이 한가득 쌓여있다. 미리 갈무리해둔 모싯잎은 송편의 재료로 다 사용된다. 무려 이곳에만 10여 톤을 보관하고 있었다.

"보통 10여 톤씩 보관하고 있습니다. 20톤을 보관하고 있는 떡집들도 더러 있어요."

메뚜기도 한철이라지만 요즘은 너무 바빠

‘영광모시떡집’의 김명순대표가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영광모시떡집’의 김명순대표가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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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모시떡집의 김명순(49) 대표는 새벽 4시면 집을 나선다. 메뚜기도 한철이라지만 요즘은 너무 바빠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꼭두새벽에 시작한 일이 저녁 9시께에야 끝난다고 하니 경황이 없을 만도 하다.

"명절 전 3개월이 가장 바빠요. 준비하고 만들고… 아이고! 새벽 4시부터 일을 시작해 저녁 9시에 끝나요."

일반 채소에 비해 영양성분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모싯잎은 단백질과 칼슘함량이 높고, 식이섬유가 많아 대장운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여성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모싯잎 송편은 찐 송편과 냉동 송편이 있다. 증기고압에 쪄낸 찐 송편은 바로 먹을 수가 있다. 이중 냉동제품은 쪄서 급랭한 제품과 찌지 않은 생송편으로 나뉜다. 냉동생송편은 끓는 물에서 증기로 쪄낸다. 이렇게 10~15분간 쪄내면 촉촉함에 쫄깃함이 최초 찐 상태 그대로  살아있다.

최근 모싯잎 송편 찾는 사람들 부쩍 많아져

냉기 가득한 냉동창고(26.6m²)에는 모싯잎이 한가득 쌓여있다.
 냉기 가득한 냉동창고(26.6m²)에는 모싯잎이 한가득 쌓여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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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생송편은 끓는 물에서 10~15분간 쪄내면 촉촉함에 쫄깃함이 최초 찐 상태 그대로  살아있다.
 냉동생송편은 끓는 물에서 10~15분간 쪄내면 촉촉함에 쫄깃함이 최초 찐 상태 그대로 살아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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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로 배송될 모싯잎 송편이 사무실에 가득 쌓여있다.
 택배로 배송될 모싯잎 송편이 사무실에 가득 쌓여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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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은 차게 식혀서 먹어야 쫄깃하고 맛있다. 어머니의 옛날 손맛이 오롯이 담겨있는 모싯잎 송편은 25개들이 포장 한 박스에 1만 원에 판매된다. 서해안 해풍을 맞고 자란 모싯잎은 갈변효소가 많아 열을 가하여 만든 영광의 모싯잎 송편은 검은색에 가깝다.

"영광 대부분의 집은 추석 때 어느 집이나 모싯잎 송편을 만들어 제사를 지냅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쑥을 이용하거나 그 밖의 재료를 이용해 송편을 만들지만, 영광 지역은 항상 모싯잎을 뜯어 송편을 만들어 손님상에 내어놓거나 추석 차례를 지내곤 합니다."

영광지역은 예전부터 모싯잎을 채취해서 그 잎을 삶아 쌀가루와 팥을 이용해 송편을 만들어 먹었다. 송편에 사용되는 모싯잎은 5월부터 서리 내리기 전까지 수확한다. 영광 모싯잎 송편은 모싯잎과 쌀로 반죽을 하여 동부로 소를 넣으며 일반 송편보다 2~3배 큰 것이 특징이다.

명품화 사업단 김 위원장의 말에 의하면 예전에는 이웃들과 송편을 나눠 먹으며 정을 나누곤 했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외지에서 모싯잎 송편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영광 땅에서 자란 모싯잎과 쌀로 빚어낸 모싯잎 송편, '영광모시떡집'은 추석 보름여를 앞두고 벌써부터 모든 제품이 품절이 됐다. 모싯잎 송편이 분명 대박을 낸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모싯잎 송편, #추석, #대박, #전남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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