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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마을에 사는 후배와 같이 강좌에 참여했다. 앉고 있는 아이는 후배(이소연)의 딸이다.
▲ 만해NGO센터 같은 마을에 사는 후배와 같이 강좌에 참여했다. 앉고 있는 아이는 후배(이소연)의 딸이다.
ⓒ 김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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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중순 즈음 새로운 감투를 쓴다. '아빠'다. 당장 아내에게 필요한 것을 챙겨주기보다 수정란에서 어떻게 기관이 발생하는지 관심이 쏠렸다. 아내에게 야단맞는 것은 당연지사. 그래도 자꾸만 생명현상이 신기하게 다가왔다. 결국 아이의 뇌를 아는 게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아내에게 해야 할 도리를 팽개치지는 않았다. '한살림'(생활협동조합) 소식지를 봤더니 만해NGO센터에서 '뇌 힘을 올리는 총명한 건강법'을 주제로 대중강좌를 연단다. 강사는 한의사 이유명호 씨다. 100명 가량이 참석했다. 대부분 아주머니들이었다. 아마도 남성은 나 외에는 보이지 않았다.

이 씨가 쓴 책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을 읽은 적 있다. 결혼하기 전에 여성을 제대로 알고 싶어서 책을 들었다. 그리고 신비로운 여성의 몸에 대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가 가르쳐준 대로 나는 여자친구의 '월경'을 '꽃피는 날'로 불렀다. 여자가 생리로 평생 흘리는 피는 40리터이다. 한 사람이 지닌 피가 5리터 정도니까 8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아이를 낳을 때 자연분만이면 500cc, 제왕절개면 1리터 정도의 피를 흘린다. 그래서 이 씨는 "사랑은 피"라고 말한다. 어머니가 피로 만들고 낳는 아이는 가장 고귀한 사랑의 표현인 셈이다. 그는 자궁을 '교태전'이라고 부른다. 임금의 침방이 있는 전각과도 같은 곳이란다. 이런 연고로 그분이 하는 뇌 육아 건강법은 '땡겼다'.

<뇌력 충전>을 출간하게 된 배경에는···

3년 공들여 쓴 책을 썼단다. 바쁜 와중에 글쓰랴, 강의하랴 환자 맞으랴 몸이 하나 가지고는 힘들겠다 싶었다. 부지런히 살면서도 피부 나이는 삼십대 후반 같았으니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시나 생각했다.
▲ 이유명호 3년 공들여 쓴 책을 썼단다. 바쁜 와중에 글쓰랴, 강의하랴 환자 맞으랴 몸이 하나 가지고는 힘들겠다 싶었다. 부지런히 살면서도 피부 나이는 삼십대 후반 같았으니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시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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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젊어 보였다. 큰딸이 서른 살, 아들이 대학교 4학년이다. 완전 동안이다! 3년 동안 <뇌력 충전>을 썼다. 여러 활동을 하면서 새벽, 밤에 틈틈이 적었다. 아들이 <뇌력 충전>을 쓰게 한 동력이었다. 아들은 티브이, 전화, 컴퓨터를 끼고 살았다. 어미된 마음으로 아들 건강을 챙겨야겠는데 별 방도가 없었다. "원칙적으로 가르치면 아이들이 삐뚤빼뚤 가더라도 인생의 참맛을 알 것"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썼다.

"뇌 속에는 불행, 행복 가운데 어떤 부분이 많을까요. 행복 부위 면적이 훨씬 넓습니다. 우리는 불행에 대해 과장하면서 살고, 행복에 대해 고마움을 모르고 삽니다. 아이들에게 행복한 것을 하루에 한 가지씩이라도 말해줘야 합니다.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도 능력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완벽한지 모르고 삽니다. 저는 귀만 잘 들려도, 움직일 수만 있어도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몸을 알아가면서 깨달아요." 

그가 말하는 뇌력은 좋은 점수를 따기 위한 능력이 아니다. 행복을 만들 수 있고, 기다릴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게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유산이다. 뇌 힘을 올리는 총명한 방법은 바로 '건강'이다. 뇌를 이해해야 좋은 엄마가 되고 아이가 행복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공룡 뇌는 몸무게당 20만분의 1 정도예요. 고래는 1만분지의 1이고. 코끼리도 영리한 동물인데 1000분지의 1입니다. 사람 뇌는 1.1~1.3kg으로 사람 몸무게의 50분의 1을 차지해요. 지구상 가장 큰 머리이죠. 뇌만 발달해서 나옵니다."

전체 몸에서 뇌가 필요한 혈액량은 20% 가량이다. 몸무게의 50분의 1 정도를 차지하지만 전체 혈액의 5분의 1이 필요하다. 뇌로 가는 혈액은 하루에 1.8리터짜리 생수병으로 600병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근육보다 뇌가 10~20배 정도의 칼로리를 사용한다. 머리에 열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등에는 머리를 받치고 있는 '승모근'이라는 마름모 보자기 같은 튼튼한 근육이 있다. 승모근에 힘줄이 없어서 무리하면 어깨가 결린다. 잘 때 손을 위로 올리면 수축이 되어서 어깨가 긴장한다. 나는 손을 뒷머리에 대고 자는 습관이 있었다. 일어나면 어깨가 뻑적지근한 이유가 있었다. 어린이들이 하는 으쓱으쓱 체조도 많이 하란다. 베개도 알맞은 것을 사용하기를 권했다. 흥분과 긴장을 주는 교감신경을 가라앉히는 데 호흡, 명상, 요가가 좋다.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입니다."

그는 뇌신경만 공부해도 총명해진다고 한다. 뇌 앞은 대뇌피질이다. 지성과 통합 능력,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곳이다. 대뇌피질 앞쪽은 충동을 억제하는 기능도 있다. 아이 머리를 툭툭 때리거나 쥐어박지 말고 항상 쓰다듬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피부를 마사지해주면 참 좋습니다. 눈썹 있는 데 전두엽이 있어요. 미간 등을 꼼꼼히 마사지하는 게 아이들과 스킨십 나누는 데 최고입니다"고 말할 정도로 애무가 보약이란다. 머리카락 속에 손가락을 넣어 두피를 마사지하고 비누질할 때 목을 마사지하면 좋다. 귀 옆으로 혈관이 지나니 귀를 바깥으로 당기면 좋다.

부모님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자녀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일게다. 욕심이 욕심을 낳아 공부도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게 부모된 마음이겠지만, 건강하게 자라는 것도 참 감사할 일이다. 그런데, 나 외에 남자는 누구 없나요?
▲ 한살림 강좌 부모님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자녀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일게다. 욕심이 욕심을 낳아 공부도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게 부모된 마음이겠지만, 건강하게 자라는 것도 참 감사할 일이다. 그런데, 나 외에 남자는 누구 없나요?
ⓒ 김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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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들지 않고 뇌 힘 올리는 습관

몇 가지 팁도 알려줬다.

1) 생활 속 습관이 중요하다. 그가 운영하는 약초밭 홈페이지(http://yakchobat.com)에는 '병만 보지 않고 사람을 보겠습니다'는 문구가 있다. 병의 증세를 국한해서 보지 않고 그 사람의 습관을 보겠다는 말이다.

2) 자연에서 오는 것들을 주변에 가깝게 둬라. 태양, 공기, 물 등. 빛은 뇌를 깨운다. 뇌는 세로토닌을 분비한다. 그러면 비타민 D가 만들어져서 암을 막아준다. 도시 생활은 아이들에게 자연결핍증을 준다. 주로 건물에서 활동을 하기 때문에 바깥 활동은 4%에 지나지 않는다. 햇빛이 부족하면 생식력도, 뼈도 약해진다. "태양에너지는 심지어 '공짜' 아닌가."

3) 웃어라. 웃음은 행복 내장권이다. 면역력도 높아지고 내장 근육도 발달한다.

4) 마지막으로 말이 가진 긍정의 힘을 생각하라고 부탁했다. "생기 언어는 초강력 주문입니다. 힘이 되는 말, 긍정적인 말을 하세요."

답은 내 안에 있다. 강의를 듣고 내린 결론이다. 작은 습관 하나를 바꾸면 생활이 달라진다. 뇌력은 좋아지게 될 테고 웃을 수 있고 행복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올라간다. 알면 사랑한다고 하더라. 뇌를 공부하면 나를 알게 되고 내 습관을 관찰하게 될 게다. 이제는 아내와 '나무'(아내 자궁에서 살고 있는)를 알아가는 노력을 끈질기게 해야겠다. 우리 가정이 행복을 만드는 '웃음공작소'가 되는 날이 가까워 보인다. 돈이 들지 않으니 금상첨화다.

덧붙이는 글 | 아름다운마을신문에 실렸습니다. 아름다운마을신문 게시판(http://welife.org/zbxe/pdf)에 오시면 신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태그:#이유명호, #아름다운마을신문, #생명평화연대, #한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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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군포시 대야미. 사람, 도시, 농도 교류, 사회창안에 관심이 많습니다. 겨리와 보리를 키우며 새로운 삶의 양식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소농학교에 다니며 자급/자립하는 삶을 궁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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