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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존재 자체가 공.동.체다. 그럼에도 인간은 개체로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제국과 자본주의 전략은 공동체적 존재를 개개인으로 분산시킨다. '디바이드 앤 룰'. 상품 미학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생산은 노동력을 팔아 화폐로 치환해버렸고 소비는 존재의 한 양식이다. 우리는 소비 주체로 예속되어 있지만 소비하는 '주체'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착각하는 건 아닐까.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한겨레 조현 종교 전문 기자가 여러 마을공동체를 탐방하고 쓴 취재기.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마을공동체 탐사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한겨레 조현 종교 전문 기자가 여러 마을공동체를 탐방하고 쓴 취재기.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마을공동체 탐사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 휴심정(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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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안심하며 살아가는 삶의 토대로써 공동체를 경험하기가 힘들다. 자기 삶은, 더는 국가가 기업이 해결해 주지 못한다. 자기 삶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경쟁으로 낙오가 되어도, 실패해도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국가, 기업 모두 노동력을 팔 '개인'을 호명할 뿐이다. 경쟁과 효율을 추구하고 기업에 예속되기를 스스로가 바라게 만든 이 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은 또 다른 피로감을 만들 뿐이다. 

혼삶족들 비율이 높아간다. '사람들의 근원적인 욕구는 관계의 욕구'(은혜공동체 박민수 대표)이다. 작고하신 신영복 선생님이 현대 사회 문제의 본질을 '관계의 부재'라고 진단했다. '엄마들이란 전통 사회에서 사정이 있어 아이를 돌보지 않더라도 아이를 대신 보살필 대가족과 친인척, 마당, 놀이터'라고 말한다. 큰 엄마인 대가족과 마을공동체가 사라졌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쏟아붓는 비용은 막대하다. 그런데 의외로 간단한 해법이 있을 수 있다. 관계의 복원이다. 행정은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쇠퇴한 도시의 회복력을 살리려고 동분서주한다. 책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조현 지음)는 행정의 틀이 아닌, 자치적인 마을공동체를 이미 시도하고 살아내는 이들을 소개한다. 

가치가 문제라면, 마을과 공동체를 사유하자
 
 "이상향은 장소라기보다는 가치의 문제다. 즉, 삶의 목표를 어디다 두느냐다."(조현)

행정에서 추진하는 마을공동체의 어려움은 공통의 가치를 만들기보다는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자발성에 근거한 마을공동체가 공통의 생활 양식을 만들어갈 수 있는 본질적인 이유는 '가치'에 있다.  

아속 공동체의 포틸락 스님은 "자신이 먼저 깨어 있기 위해 하루 1식만 하며 계율에 철저했고, 아속의 다른 승려 모두 그렇게 하도록 했다. 그는 너무도 강한 악의 흐름에 맞서야 하기 때문에 엄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가치관의 변화는 우리를 감싸안고 지배하는 힘을 감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포틸락 스님은 모든 순간이 명상이라며 매순간 일하면서 명상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 같은 공간 구조가 중요해요. 내적인 구조도 중요하지요. 그 구조가 옛날에 단순한 삶이었어요. 문명화라는 이름으로 기계화하면서 도시 삶은 기계처럼 복잡해졌어요. 그러니 긴장감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그 기준에 못 맞추는 사람은 처질 수밖에 없고, 낙오자나 비정상인이란 수식어가 붙어요. 그런 구조에선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은 정신질환자가 되어가요."(오두막 공동체, 이재영 장로)

변화된 가치관으로 만들어져가는 장소 안에 놓이면 어울릴 수 있는 계기가 생긴다. 도시는 다른 차이를 어울리게 만드는 기제가 차단되어 있는 건 아닐까. 

인간, 공동체, 시련, 성장 

개인을 넘어 마을로, 공동체로 살아간다는 것은 가치의 전환이 선행되거나 병행되어야 가능하다. 도시에 살든 농촌에 살든 인간이 개체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느끼려면 엄마의 자궁 같은 흙이 필요하다.

"흙속에서 살아야 사람 된다"라고 말하는 민들레공동체 김민수 대표는 농촌과 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간됨을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찾거나 만들어야 한다. 간혹 마천루가 즐비한, 비싼 금싸라기 땅에 논과 밭이 듬성듬성 자리한 모습을 상상한다. 다양한 생명체가 어울려 사는 흙을 도시에서도 만질 수 있어야 한다. 

인간 존재에 대한 사고 역시 중요하다. 일본의 애즈원은 "인간이 규정한 고정관념을 다 비운 채 '인간이란 존재는 어떤 존재인지 명령과 규범, 상하 위계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지'를 실험"하고 있다. 모든 규범은 인간 사고의 산물일 뿐이다. 다른 사회와 경제 체제는 인간의 상상으로 다양해질 수 있다. 다만 지금의 체제가 강고하여 다른 세계의 가능성 자체를 상상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공동체의 삶은 유토피아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칼 융은 이상향을 추구하는 것도 내면의 생활의 투사라고 했다. 내적 만족이 없는 사람이 자신의 정서적 좌절감을 공동체가 채워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곳은 좌절감을 채워줄 만큼 화려해 이상향이 아니라, 그런 욕망과 집착조차 놓아버리고 삶의 가치관을 달리 했기에 이상향이 되었다. ...... 순탄하기만 한 가정사는 현실이 아니듯 문제가 없는 공동체란 없다.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환상이야말로 가장 큰 문제일지 모른다. 인간이나 공동체나 시련을 통해서 성장하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실 아닌가."(조현)

여기에 나오는 마을공동체의 사례가 정답은 아니다. 그들은 그들만의 목적과 이유로 그러한 삶의 양식을 만들어갔다. 결국은 사람이다. 뚜렷한 가치와 목표가 있다면 작은 만남은 거대한 나무를 잉태하는 씨앗이 된다. 

마을공동체가 자유의 의지를 지속할 수 있는 관계의 틀이 된다면 이만한 보험이 어디 있을까. 자유로운 모험을 감행하는 해적들이 모의작당하는 신세계가 마을공동체이다.
 
"해적들은 자유롭지 / 늪 같은 공부에 발을 디뎌놓지도 않잖아 / 머리 공부를 하기보다는 몸으로 배우며 살고 / 몇 번 겪어야 학습하지 / 해적들은 자유롭지 / 나침반에 의존해서 / 가고픈 곳 찾아 가며 살잖아"(밝은누리 생동중학교 승민 학생)

덧붙이는 글 | 군포시민신문에 중복게재할 수 있습니다.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마을공동체 탐사기

조현 지음, 휴(休)(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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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군포시 대야미. 사람, 도시, 농도 교류, 사회창안에 관심이 많습니다. 겨리와 보리를 키우며 새로운 삶의 양식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소농학교에 다니며 자급/자립하는 삶을 궁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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