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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자녀 성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들이 꽤 있다. 어떤 부모는 "열린 성 교육을 해야 하는 줄 뻔히 알면서도 막상하려면 어렵다"고 하소연이다.

 

어떤 부모는 "유치원 자녀가 '여자 몸은 어떻게 생겼어요?' 물어와, 온 가족이 옷을 벗고 가족 목욕을 하며 직접 설명했다"는 소리까지 접했다. 하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성 교육을 하는 부모는 찾기 어렵다.

 

이로 인해 대부분 학교나 외부 기관에 의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이들 기관에서 제대로 성 교육을 하느냐?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때문에 아이들은 또래 속에서 또는 스스로 성에 대해 알아가는 실정이다. 이는 왜곡된 성 지식이 여과 없이 전달되는 이유 중 하나다.

 

최근 각 지역에 청소년성문화센터가 하나 둘 들어서고 있다. 대충하는 성 교육에서 탈피,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교육을 지향한다니 관심이 쏠린다. 하여, 그동안 성문화센터는 어떻게 교육을 하는지 살펴보게 되었다.

 

이에 청소년 성 교육 현장인 여수시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근무하는 오하나, 박경희 씨 와 이야기를 나눴다.

 

 

"성은 특별한 게 아니라 그냥 생활이다!"

 

- 성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 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성은 특별한 게 아니라 그냥 생활이다. 성은 남녀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함께하는 것이다. 성은 행위 중심이 아니라 삶의 일부분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기형적 성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성 교육은 성에 대한 밝고 건강한 가치전달이다. 다행인 것은 자료들이 갖춰져 있어 '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 언제부터 교육을 시작했는가?

"여수는 올 2월 개관했다. 성문화센터는 지난해부터 보건복지가족부가 전국 16개 지역에 위탁했다. 내년에도 몇 개 지역이 더 늘어날 예정이라 한다."

 

- 어떤 교육을 주로 하는가?

"청소년성문화센터는 10대들의 성 놀이터(SAY-Sexuality About Youth)다. Sexuality는 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의미하며, 성 개념을 확장하는 것이다. 임신ㆍ출산ㆍ피임 교육을 통해 생명탄생 과정과 인간 존엄성, 사랑 관계를 체험하고 생각한다. 아울러 생리, 몽정, 발기, 자위 등 사춘기 몸에 대한 인식을 돕고 있다.

 

또 청소년들의 연애문화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와 개개인의 스킨십에 대한 생각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10대 연애문화 읽기도 시도한다. 특히 사회 속의 성문화인 성매매, 성폭력, 물질만능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정립을 돕는다. 이밖에도 역할극, 자유토론, 공감하기 등을 통해 자신의 성적 의사결정과 표현의 중요성을 체험한다. 이 같은 교육은 체험관 성교육과 찾아가는 성교육으로 나뉜다."

 

- 찾아가는 성 교육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지자체마다 있으면 좋은데 시작단계라 몇몇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 그래서 인근 순천, 광양, 보성, 고흥 등까지 가서 현장 교육을 실시한다. 이때에도 자료들을 가져가 체험 가능한 형태의 구조물을 설치하여 체험하게 한다. 또 성매매, 음란물, 성폭력 등을 주제로 토론과 역할극 등도 병행하고 있다."

 

 

"성 교육은 청소년보다 부모 교육이 더 시급하다!"

 

- 나이에 따른 성 교육 차이점은 무엇인가?

"초등학교 저학년은 나에 대한 인식, 임신 출산에 대한 과학적 지식 전달, 임신 체험, 아이 안아보기 등을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사춘기 몸의 변화, 생리대 착용법, 몸에 대한 인식 등이 추가된다. 중ㆍ고등학생은 성적 자기 결정권, 피임기구 사용법, 성폭력 대처법 등이 더해진다."

 

- 사회 교육도 필요할 것 같은데 다른 프로그램은 없는가?

"청소년 자녀와 소통을 위한 부모교육, 학교 내 성 교육 지도를 위한 교사교육, 청소년 성 바로 알기 캠페인, 성 교육 자원지도자 양성교육, 성교육 전문가 역량강화 워크숍, 성교육 담당교사 네트워크 등이 있다."

 

- 부모 교육을 통해 느낀 점은 무엇인가?

"성 교육은 청소년보다 부모 교육이 더 시급하다. 부모 교육을 하다 보면 '이제야 성을 알겠다'며 어릴 때 이런 교육을 받았어야 했는데 아쉽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 하고 싶은 말은?

"다른 지역에서 조사한 것인데 자세한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 이에 따르면 <성 경험이 있는 10대>는 남자가 22.1%, 여자가 8.8%에 달했다고 한다. 그 이유를 분석했는데 결과가 흥미롭다. 

 

<첫 성관계를 하게 된 이유>는 '서로 좋아해서' 45.7%, '술을 마신 상태에서' 남 26.7%ㆍ여 18.4%, '상대가 원해서' 남 7.3%ㆍ여 26.5%였다. <성관계 후 얻은 것>에 대한 질문에 '별로 얻은 것 없다' 31.5%, '충동 해소' 23.5%, '호기심 해결' 8.5%로 집계됐다. <피임방법>으로 '콘돔' 57.5%, '질외 사정' 33%, '월경 주기법' 8%로 나왔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 교육에 대한 모두의 고민이 필요할 때

 

사회문제를 파헤쳐 들어갈 때 모든 문제의 귀결점은 결국 '교육'으로 향한다. 이로 인해 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은 대단하다. 그렇지만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여건상 한계를 느껴야만 했다. 성으로 인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일선 학교에 보건 교사들이 배치되어 성 교육을 전담하고 있다. 하지만 여건 상 실질적 성 교육을 기대하긴 어려웠던 게 현실이다. 이제라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성 교육을 시도한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학교와 사회교육을 통해서만 성 교육의 가치를 실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학교와 사회, 그리고 가정교육이 혼연일체가 되어야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교육에 대한 우리 모두의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와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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