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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기자간담회가 13일 오전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렸다.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기자간담회가 13일 오전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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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김우룡 신임 이사장이 "지금의 MBC는 타이타닉호와 같다"며 대대적인 정비를 예고했다.

김우룡 이사장은 1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MBC 경영평가에 참석했던 한 교수가 'MBC는 타이타닉호'라고 한 코멘트를 귀담아 들을 만하다"며 "일부 과장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런 위기 의식에서 시작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위기의 원인으로 경영상 적자 누적, 콘텐츠 부실, 신뢰 상실 등을 꼽았다. 김 이사장은 "경영 측면에서는 적자가 누적되고 콘텐츠 측면에서는 드라마 왕국이었던 MBC가 KBS는 물론 SBS에까지 뒤져 있다"며 "신뢰도의 경우 얼마 전 발표된 <시사인> 조사가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그대로 인정한다고 해도 불신도에서 KBS(6.4%)보다 2배나 높은 12%나 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PD수첩 사례를 언급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에서 대국민 사과 명령을 받았고 명예훼손 소송과 손해배상 소송까지 당했다면 신뢰를 추락시켰다는 것이 자명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 김우룡 "엄기영 사장체제, 방송사답지 못했다"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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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민영화는 불가능, 하지만 검토할 것"

관심을 모으고 있는 MBC 민영화 문제에 대해서는 "MBC를 100% 민영화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놓고 검토하겠다"는 다소 애매한 입장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MBC를 100% 민영화 한다는 것은 내부 사정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며 "민영화를 추진하더라도 긴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곧 이어 "기본적으로는 방문진을 지배주주로 한 공영적 민영체제가 바람직하지만 이게 가능하냐는 검토해 봐야 한다"며 "백지 상태에서 이사회와 MBC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고, 필요하다면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 소유 구조에 대한 가장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방송장악 우려에 대해서는 "MBC에 점령군이 들어왔다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학자로서 방송이 어느 정파의 편을 드는 것은 망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명박 정부 정책 중 잘못한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고발하되 단 공정하게 보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이사들이 PD수첩 등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개편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새로 선임된 이사들이 의욕이 앞서는 면이 있어 MBC 내부에 대해 공부를 더 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 드렸다"며 "방문진이 편성권을 침해하거나 언론자유를 위축하는 일은 없겠지만 포괄적인 관리감독을 하고 방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사의 편성권은 사장에게 있지만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 경영진의 거취에 대해서는 "공과를 따져 결정할 문제"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기자간담회가 13일 오전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렸다.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기자간담회가 13일 오전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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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거취? 현황 보고 받은 후 책임 따져볼 것"

김 이사장은 "대주주로서 방문진이 관리감독권이 있는 만큼 MBC 이사 선임권을 가지고 있지만 그동안 새 사장이 원만히 일할 수 있도록 충분히 의견을 반영해 이사를 선임해 온 것"이라며 "오는 19일과 20일 현 경영진으로부터 현황보고를 청취한 후 공과를 짚어 보고 책임을 따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MBC가 추진하고 있는 경영정상화에 대해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엄기영 사장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 방문진 이사진이 구성된 후 엄기영 사장이 '정도로 가겠다'고 했는데 뒤집어 보면 지금까지 정도로 가지 못했다는 것을 자인한 것 아니냐"며 "경영 측면에서도 창의력이 생명인 방송 조직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임금 삭감으로 경영 정상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경영진이 모두 사랑하는 후배인데 거취에 대한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교체 쪽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였다.

"관변학자? 정부에서 떡 얻어먹은 적도 없어"

한편 사전 이사장 내정설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했다. 그는 "3~4달 전부터 단독후보로 노출돼 상처를 많이 입고 무고에 의한 내사까지 받았다"며 "(사전 내정설을 폭로한) 이민웅 교수가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방송통신위로부터 이사로 임명받기 전까지 어떤 언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저 보고 관변학자라고 하는데 살면서 정부로부터 떡 얻어먹어본 적도 없다"며 "학자로서 연구실적이 부실하다고 비판한다면 달게 받겠지만 논문 표절설, 뇌물 수수설 등은 음해"라고 강조했다.


태그:#김우룡, #방문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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