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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혼자 다 짊어지시고 어두운 터널로 들어섰던 고 노무현 대통령 영가의 진심어린 명복을 빕니다. 부디 더 평안하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극락왕생하시고 환하게 웃는 당신의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기원합니다."

 

지난 5월23일 검찰조사의 압박과 심리적 고뇌를 견디지 못하고 갑작스런 자살로 생을 마감한 16대 노무현 대통령의 49재가 고인의 고향인 봉하 마을과 전국에서 엄숙히 진행된 가운데 인천에서도 조계종 사찰인 불교회관(주지 일지스님) 2층 불교대학 강의실에서 49재가 봉행되었다.

 

이날 행사는 인천재가불자총연합회 이판열 사무국장의 사회로 대한불교조계종 인천사암연합회(회장 지명스님) 주관으로 봉행되었으며, 인천불교총연합회 연합합창단, 조계종 인천포교사단, 기독교 대표, 시민 대표 등 스님과 신도 150여 명이 모여 법문 및 조사 낭독 등 고인의 넋을 위로하며 억울함을 풀어 이승에서의 집착을 걷어내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다시 살아나라는 천도재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소리 없이 슬피 우는 스님도...

 

 

강당 중앙에 불상과 법회의식 차례에 맞게 봉행 음식이 마련되고 입구에 비치된 불교회관 다도회 회원들의 차 나눔이 끝나자 법연스님 외 2명이 천수경과 천수바라춤 의식을 시작하는 것으로 고 노무현 대통령의 49재 봉행법회가 이어졌다.

 

천수바라춤 의식이 진행되는 1시간 동안 신도와 시민, 스님들은 내내 엄숙한 표정으로 합장을 하였다. 애절하고 구슬프게 울려 퍼지는 노스님의 법문소리가 고인의 한과 이승의 한을 연결시켜주는 듯 소리 없이 슬피 우는 스님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 인천 불교회관 청정수행 도량 사부대중 대자불사 지극지정성..사후 49일재..대한불교조계종 인천사암연합회...대한민국 16대 대통령 노무현 영가~"

 

의식 발원문이 끝나갈 무렵 49재를 봉행하는 노스님의 마지막 굵은 목소리가 참석자들로 하여금 지아비를 잃은 슬픔의 억울함을 회한하는 듯 무거운 세레나데가 이어졌다.

 

가장 무서운 업으로 다시 그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연화의식을 마치고 첫 법문을 열게 된 선일스님(인천불교총연합회 회장)은 "영가께서 가시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고도 숭고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가 아름답게 살 권리가 있지만 자신의 아집만으로 서로를 미워하고 시기하며 죽음으로 내모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고 말했다.

 

또한 스님은, "가장 친한 제나라 민족과 가족, 친구를 죽이는 사람은 가장 무서운 업으로 다시 그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서로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보듬어 줄 때입니다."고 말했다.

 

이어진 조사에서 조계종 인천사암연합회 회장인 지명스님은 "마음으로 고뇌하고 아팠던 49일이 벌써 지나고 이제 고인이 간직했던 숭고한 정신을 가슴속에 지켜내야 할 때가 온 것 같은데 다시 그가 너무나 그리워집니다"며 애잔한 마음을 토로하였다.

 

그리고 "염라대왕과도 당당히 맞장 뜨면서 평 저승사자의 아픔을 살피고 저승에서도 개혁과 변화를 위한 열망을 계속 해나가리라 여겨집니다. 저승세계에서도 노사모와 국민들이 함께하며 그 길에 다시는 외롭고 고독하게 놔두지 않겠다는 다짐을 새로이 해봅니다."고 고인의 환하게 웃는 모습을 다시금 떠오른다며 그리움을 표현하였다.

 

또한 6.15 인천본부 공동대표인 김성복 목사는 대표 발언에서 "종교를 떠나 억울하게 떠나신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자 정성스럽게 마련해주신 조계종 인천 연합회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운 말씀을 드립니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남과 북이 화해와 교류협력으로 통일의 상생기운이 넘쳐났었습니다."며 고인의 업적을 칭송하였다.

 

이어 김목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화해가 무너지고 있는 작금의 정부는 통일 정책의 모범으로 다시 새롭게 정책을 펴야할 것이고, 남북간 긴장고도와 전쟁위협까지 내몰고 있는 냉전구도를 없애고 '우리는 하나다'라는 자세로 고인의 통일 철학이었던 평화와 번영, 남북통일에 대한 진정성을 바로 알아야 한다."고 현 정권을 강하게 질책하였다.

 

법문과 조사를 마친 스님과 신도들은 일제히 반야심경을 낭송하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기원하였고 헌화의식에는 줄을 길게 이어서 한 떨기 노란 국화꽃의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 삼배합장을 하면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간 고 노무현 대통령의 희망을 아로새겼다.

 

 


태그:#노무현 49재, #인간 노무현, #희망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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