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맛고을 흑미삼계탕, 맛 한번 보면 정말 깜빡 간다.
 맛고을 흑미삼계탕, 맛 한번 보면 정말 깜빡 간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흑미삼계탕 맛 한 번 보실래요. 영계에다 갖가지 한약재와 흑미를 넣어 한약냄새가 그윽한 흑미삼계탕을…. 나이도 어린 영계 녀석은 뚝배기 속에서 시건방지게 양반다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건방진 이녀석, 맛 한 번 보면 정말 깜빡 간다. 그 맛이 유별나 또 다시 찾지 않고는 못 배기니 말이다.

맛고을은 주인장이 직접 농원을 운영한다. 그래서 손님상에 오르는 대부분의 채소와 과일 등은 자체 생산, 이른바 자급자족이다. 심지어 닭까지도 농원에서 직접 키운다. 이 집은 행정구역상 여수와 순천의 경계여서 주소로는 여간해서 찾아내기가 어려울 듯하다. 순천 해룡면 호두리가 주소지로 되어 있으나 여수 율촌 소재지에서 찾는 것이 더 빠르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육수가 유별난 '흑미삼계탕'

흑미삼계탕 기본 상차림, 삼계탕에 밑반찬이 많은 것도 특징
 흑미삼계탕 기본 상차림, 삼계탕에 밑반찬이 많은 것도 특징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나이도 어린 영계 녀석은 뚝배기 속에서 시건방지게 양반다리를 하고 있다.
 나이도 어린 영계 녀석은 뚝배기 속에서 시건방지게 양반다리를 하고 있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닭백숙과 삼계탕이 대표메뉴이다. 그러나 지인은 삼계탕이 별미라며 추천한다. 삼계탕의 육수가 유별나 맘에 딱 들것이라고 한다. 글쎄! 삼계탕 육수가 특이하다고 하니 호기심이 동할 밖에.

특별히 개발했다는 육수의 비법에 대해서 묻자 주인장은 딴청이다. 하지만 그냥 포기할 수가 없다. 맛객들을 위해 어느 정도 기본은 알려주는 것이 예의이니 말이다.

계속해서 알려달라고 보채자 주인장의 입에서 삼계탕에 들어간 약초 목록이 누에실처럼 술술 나온다. 해룡 맛고을의 주인장은 김귀옥(50)씨다.

"약초 들어가고요~ 백년초 열매, 신선초…."

감잎 분말, 구지뽕나무, 엄나무, 당귀, 마늘, 대추, 생강 등등 많기도 하다. 여느 집과 다른것은 감잎 분말과 백년초 열매, 신선초다. 이 세 가지가 삼계탕의 독특한 맛을 좌우하는 키 가 아닐까 생각된다.

"검붉은 색의 삼계탕, 어~ 삼계탕이 왜이래요?"
"흑미를 넣었어요. 검붉은 색도 색이지만 특이한 향이 있어요."

먹을수록 "내가 진짜 보신 음식을 먹는구나"하는 생각에 빠져

기다림이 무료하지 않게 미리 선보인 맛보기 음식도 만만치가 않다. 삼계탕에 밑반찬이 많은 것도 특징, 밑반찬 가짓수로 사람 기죽일 일 있나싶게 무려 9가지나 된다.

밑반찬은 여린 열무를 솎아내 갖은 양념으로 무쳐낸 열무무침과 꽈리고추무침, 배추겉절이가 닭고기와 궁합이 꿍짝이다. 그중 배추겉절이는 감칠맛이 압권이다.

배추겉절이는 감칠맛이 압권이다.
 배추겉절이는 감칠맛이 압권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새콤한 자두를 농원에서 한바구니 따왔다. 새콤함과 신선함이 정말 좋다.
 새콤한 자두를 농원에서 한바구니 따왔다. 새콤함과 신선함이 정말 좋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검정흑미를 넣어 붉은빛이 감도는 흑미삼계탕은 한약냄새가 그윽하다. 뚝배기가 넘칠 정도로 가득한 삼계탕에서 영계닭을 건져내니 영계 녀석이 시건방지게 양반다리를 하고 있었다. 주인장이 아주 귀한 술이라며 내온 신선초주와 흑미주를 흑미삼계탕에 곁들이니 아주 좋다.

흑미삼계탕 한 그릇이면 둘이 먹어도 될 만큼 양이 넉넉하다. 영계닭다리를 뜯으며 어린 시절 닭서리 하던 이야기며 사위 닭 잡아주던 장모님 이야기 등 닭에 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닭을 농원에서 직접 키운다.
 닭을 농원에서 직접 키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닭 한마리가 그물망 울타리로 날아왔다.
 닭 한마리가 그물망 울타리로 날아왔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흑미삼계탕은 먹으면 먹을수록 "내가 진짜보신음식을 먹는구나"하는 생각이 깊어진다. 그만큼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이다. 손님들이 야박하게 생각할까봐 양을 많이 준다는 주인장의 인정에 맛도 양도 대만족이다. 후식은 농원에서 직접 따온 제철 과일이다. 새콤한 자두를 한바구니 따왔다. 새콤함과 신선함이 정말 좋다.

농원에서 닭을 직접 키우다보니 숲속에서 달걀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는 주인장. 닭과 날마다 더불어 사는 그녀도 여름철 복더위에 농원의 닭이 자꾸 없어지면 수탉이 눈치를 채고 쫒아와 쪼아댈 때면 무서움을 느끼기도 한다고 한다. 역시 닭은 시골 닭이 최고라며 올 여름 무더위를 나려면 시골 닭을 많이 먹으라고 추천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와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흑미삼계탕, #몸보신, #영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