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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녹색성장' 코드에 끼워맞춘 현 정부처럼 인천시도 2013년까지 '자전거 선도도시'를 조성하겠다며, 5년간 3110억 원을 투자하는 '자전거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가뜩이나 경제적 효과도 보장하지 못하는 갖가지 개발사업으로 시재정도 어려운데, 어떻게 재원을 마련해 자전거 전용 도로망과 주차장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인천시가 도로 옆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신설하려는 구간 중 가장 긴 권역인 서구 가재울길과 검암동 등 22km(경인운하 인근)는 이미 인도와 함께 자전거도로가 나있음에도 새로 전용도로 공사를 하겠다 합니다. 기존 자전거도로를 제대로 활용하거나 정비할 생각은 않고, 무조건 새로 만들겠다 하는 것입니다.

관련해 집인 인천 서구 공촌동에서 가정동-석남동-가좌동-십정동을 거쳐 남동구 간석오거리까지 자전거로 이동하면서, 도심의 기존 자전거도로 상태를 확인해 봤습니다. 이 구간은 만약 자신이 인천시내(시청인근)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할 경우를 가정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 코스(서구-남동구)입니다.

간석오거리
 간석오거리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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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구청의 비좁은 주차장에 넘쳐나는 자전거들이 안쓰럽다.
 남동구청의 비좁은 주차장에 넘쳐나는 자전거들이 안쓰럽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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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곶로를 따라 가정오거리까지는 보수가 필요한 기존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있지만, 가정오거리부터 석남동과 가좌동 일대는 경인고속도로 때문인지 주변에서 자전거도로를 쉽게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가좌동부터 십정4거리까지는 고약한 냄새가 풍기는 공장밀집지역(한국산업단지)이라 그런지 보수가 필요한 울퉁불퉁한 인도 위에 무단주차된 차량도 많고 도로공사 중인 곳이 많았습니다.

십정사거리부터 백범로를 따라 간석오거리까지는 그나마 인도 한편에 자전거도로가 있었지만, 사정은 더욱 좋지 않았습니다.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려면 엉덩이가 깨지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고, 무단주차 된 차량과 리어카, 짐과 쓰레기들을 곡예주행하듯 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도 위 자전거도로 위에 버젓이 주차한 자동차
 인도 위 자전거도로 위에 버젓이 주차한 자동차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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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뿐만 아니라 리어카도 자전거도로를 점유했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리어카도 자전거도로를 점유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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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로를 이용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자전거도로를 이용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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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울퉁불퉁할 뿐만 아니라 턱이 많아 자전거를 타려면 엉덩이가 깨질 각오를 해야 한다.
 길이 울퉁불퉁할 뿐만 아니라 턱이 많아 자전거를 타려면 엉덩이가 깨질 각오를 해야 한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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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예주행을 했던 것은 저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오가는 인근 주민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자전거도로를 포기하고 도로변 가장자리를 달리면, 자동차 때문에 위험한 것은 물론 대기오염이 심각하다는 인천의 현실을 체감하게 됩니다.

간석오거리 주변 자전거도로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갈 수 조차 없는 비좁은 인도위에 자전거도로랍시고 표시를 해놓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전시행정의 극치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런저런 공사로 복잡하고 비좁은 자동차 도로 상황은 인도나 자전거도로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주차장이 되어버린 자전거도로
 주차장이 되어버린 자전거도로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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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로를 가로막은 쓰레기들
 자전거도로를 가로막은 쓰레기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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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로를 포기하고 도로를 이용하기도 쉽지 않다. 곳곳이 공사중이다.
 자전거도로를 포기하고 도로를 이용하기도 쉽지 않다. 곳곳이 공사중이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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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보행자의 안전도 무시하고 자전거의 통행도 가로막는 등 자동차 중심의 교통환경-체계가 존속되는 한, 아무리 인천시가 '자전거 선도도시'를 만들겠다고 해도 잘 되지 못할 듯 싶었습니다. 그간 시예산을 들여 만든 있는 자전거도로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서, 새롭게 자전거 전용도로를 누구(도로-인도 뒤엎길 잘하는 건설업자들만 배불릴 듯…)를 위해 만들겠다는지 의심마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인천에서 자출하기란 상상조차 할 수 없고, '인천에서 자전거를 타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웃지 못할 소리도 나오는게 아닌가 합니다.

자전거도로를 애써 만들어 놓아도 이용할 수 없는 지경이다.
 자전거도로를 애써 만들어 놓아도 이용할 수 없는 지경이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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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구분이 없는 비좁은 길을 자전거도라라고 해놓았다.
 인도와 구분이 없는 비좁은 길을 자전거도라라고 해놓았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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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전용도로보다 제대로 된 자전거보관대나 설치하시죠!!
 자전거 전용도로보다 제대로 된 자전거보관대나 설치하시죠!!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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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자전거도로, #자전거, #인천시, #전시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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