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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헌화를 하려는 순간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은 사과하라" "정치보복이다" "무슨 자격으로 헌화합니까"고 소리를 질렀다. 이 소동을 본 조갑제 월간 조선 전 대표가  자신의 홈페이지 <조갑제 닷컴>에 '장례식에 대통령을 야유한 인간들'이란 글을 올려 백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 전 대표는 "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런 추태를 부린 사람들은 나라와 자신뿐 아니라 상주와 국민들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백 의원 행동이 영결식에서 조금 과한 행동으로 볼 수 있지만 과연 조갑제 전 대표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다.

 

조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호칭한 일이 제대로 있는가? 항상 노무현씨는 점잖은 표현이다. 노 전 대통령을 '노씨'로 부르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호칭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비난했다. 정당한 비판은 없고, 감정와 미움이 배인 말로 노무현 전 대통령 가슴을 바늘로 찌르는 단어을 선택하여 비난했다.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 국민에게 침을 뱉은 것이라면 <조선일보>와 보수 언론, 보수 세력이 노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침 뱉은 일이 아닌가? 5년 동안 노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제대로 인정한 일이 있는가?

 

한 번 따져 보자.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탄핵했던 이들이 바로 조갑제씨와 같은 세력들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2004년 탄핵 당한 이유를 만약 이명박 대통령에게 적용하면 어떻게될까? 진짜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을 숙명과 운명으로 생각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했던 그 기준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판단해 보아야 한다.

 

조갑제 대표는 이어 "세계언론이 지켜보는 장례식에서 자기 나라 대통령에게 욕설을 하면 선거에 유리해지나?"면서 "이런 사람, 이런 집단에게 정권을 넘겨줄 정도로 한국인들은 아직 충분히 어리석지 않다"고 했다.

 

여기서 본심이 나온다. 결국 정권이다. 이명박 정권이 다시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어리석과 파렴치한 악의 무리들이 대한민국 정권을 다시 찾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 이후 또 다시 보수(수구)정권이 대한민국을 지배하여 자기들만의 나라를 세세토록 이어나가를 바라는 것뿐이다.

 

하지만 진짜 어리석과 파렴치한 무리들이 누구인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진짜 사랑하는 무리들이 누구인지 한 번 따져보자. 노 전 대통령과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인가? 그의 죽음까지 비하하고, 비난하는 세력들인가? 그들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삶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이 나라는 교양 없는 인간들이 권력을 잡은 데서 모든 불행이 시작되었다"고 했는데 조 전 대표가 말하는 교양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조 전 대표가 그토록 추앙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헌법을 유린하면서 군사쿠데타로 집권했다. 헌법을 유린한 것만큼 교양없는 자가 누구인가? 자유민주주의국가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지 않고, 체육관에서 뽑는 민주주의를 유린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교양 있는 사람인가?

 

대한민국 불행은 헌법와 민주주의를 유린한 자를 아직까지 영도자로 추앙하는 조갑제 전 대표 같은 사람들 때문이지, 노 전 대통령과 그의 죽음 앞에 가슴이 저미고, 심장에서 흐르는 눈물을 흘리는 추모 물결 때문이 아니다. 특히 촛불 때문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진짜 세계 앞에서 대한민국을 향하여 침 뱉은 자들이 누구인지 따져보자. 헌법과 민주주의 앞에서.


태그:#조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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