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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해군 청해부대의 구축함 문무대왕함이 그제 해적에 쫓기던 북한 상선 다박솔호(6399t)를 구했다. 문무대왕함은 구조요청을 받자 헬기를 급파해 선박과 화물 그리고 선원들을 피랍 위기에서 건져냈다. 우리 해군은 경색된 남북 관계를 뛰어넘어 지체 없이 구출작전을 폈다. 북의 선장은 네 차례나 "감사하다"고 했고 선원들도 우리 헬기를 향해 손을 흔들며 고마워했다. 해군은 비록 외국 바다에서라도 우리가 북을 도와야 할 상황이면 기꺼이 손을 내민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였다.

 

[첨삭]

위의 붉은 색 부분은 마치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선심으로 했다는 식이다. 하지만 우리 해군 청해부대가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에서 활동하는 목적은 해적선의 출몰을 경계하고, 민간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해적선에 쫓기고 있는 선박의 국적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어떤 나라의 선박이라도 당연히 구조했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우리 해군이 "경색된 남북관계"를 이유로 북한의 상선을 보호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엄청난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북한 선박을 선심 쓰듯이 구해준 것이 아니라, 마땅히 지켜야 할 국제적 약속을 지켰을 뿐이다. 따라서 위의 붉은 색 부분은 수정하는 것이 마땅하다.

 

[동아]

㉠문무대왕함의 다박솔호 구출은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에 대한 북한의 비인도적 처사와 비교된다. 북한은 개성공단 근무자 유 씨를 "체제를 비판하며 여성 종업원을 변질 타락시켜 탈북시키려고 책동했다"며 체포해 오늘로 38일째 억류하고 있다. ㉡북은 우리 국민이 조사를 받게 되면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기로 한 남북합의를 짓밟고 접견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다. 북은 지난달 21일 남북당국 접촉에서도 유 씨 면담 요구를 거부했다. 억류 중인 미국 기자 2명에게는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견을 허용하면서도 정작 동포는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민족끼리'는 다 헛소리다. 북의 유 씨 장기 억류는 외국 민간 선박을 공격하는 해적질보다 나을 게 없다.

 

[첨삭]

위의 붉은 색 ㉠부분의 비교는 논리적 연관성이 매우 낮다. 우리 해군의 북한 상선 구출은 전적으로 인도적 차원의 문제이다. 반면에 북한의 현대 아산 직원 1명에 대한 처사는 북한 내와 남북한 간의 법률적 차원의 문제이다. 이는 마치 우리 해군이 미국 선박을 구출한 것과 미국 내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인과의 관계를 따지는 것만큼이나 거리가 있는 접근 방식이다. 물론 인도적 차원의 문제를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우리 해군의 행위가 북한 당국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이 결정할 일이지, 우리가 채근할 일은 아니다.

 

그리고 위의 붉은 색 ㉡부분은 2004년 남북 간에 체결된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에 대한 남한의 일방적 해석일 뿐이다. 당시의 합의서는 이렇다. 제10조 신변안전보장 3항에 "북측은 인원이 조사를 받는 동안 그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한다."라고만 되어 있다.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부재하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은 '접견권'을 당연한 기본권으로 보는 반면에 북한은 그렇게 보고 있지 않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그들의 형사소송법을 살펴보면 가늠할 수 있는데, 그들은 피의자의 수사 단계에서는 변호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대신 북한은 여러 경로를 통해 "유 씨(현대아산직원)는 신변과 건강, 숙식 등에 불편 없이 지내고 있다"며 그들 나름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런데 위의 글에서는 "(접견)조차 (허용하고 있지 않다.)"라는 부적절한 조사를 사용함으로써 마치 모든 기본권을 박탈당한 듯이 표현했다. 구체적인 세부사항이 없는 상황에서 남북한 당국 간의 정치적 해결을 기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표현은 상대를 설득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감정을 자극해 사태를 더 어려운 지경으로 끌고 갈 수 있다. 사태 해결에 장애가 될 뿐만 아니라 사실과도 맞지 않으므로 삭제하거나 수정해야 한다.

 

또한 위의 붉은 색 ㉢부분은 과장된 표현이다. 이번 사건 하나를 근거로 모든 것을 부정하고, 더 나아가 상대방을 "해적"으로 규정하는 태도는 글쓴이의 감정 배설 욕구를 충족시켜줄 뿐이지, 상대방의 행동 변화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다. 이번 사건의 해결에도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위의 글은 반성적 태도가 결여되어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남한은 그동안 '우리 민족끼리'의 태도를 견지했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정권교체 후 남북 간 합의 이행의 소극적 태도와 한미공조강화 등 북한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도 북한의 태도만 문제 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글쓰기 태도라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삭제하는 것이 여러모로 타당하다.

 

[동아]

북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부터 깨달아야 한다. 대만 상선도 올 1월 소말리아 해역을 통과하면서 중국 군함의 보호를 받았다. 대만은 적극적인 관계개선으로 중국에 화답했다. 북이 우리의 선의(善意)에 호응하면 중국과 대만 사이를 부러워할 필요 없는 남북관계를 만들 수 있다. 은혜를 모르는 집단으로 손가락질 받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인도주의와 민족의 의미를 깨닫고 유 씨부터 돌려보내야 한다.

 

[첨삭]

위의 붉은 색 부분은 사태의 해결 방안을 지나치게 감상적인 차원에서 제기하고 있다. 현재 남북관계의 문제는 감상적인 태도로 해결될 상황은 아니다. 정권교체 이후 쌓여왔던 불신의 벽이 그리 간단하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이번 사태와 관련성이 부족한 "우리의 선의"를 여러 차례 강조하는 태도는 우리 해군의 구조 행위만 퇴색시킬 뿐,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할 것이다. 모름지기 해결 방안은 구체적이고 이성적인 방향에서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독자와 상대방을 설득시키고 글쓴이의 의도를 관철시킬 수 있다.

 

[동아]

우리가 다박솔호를 구한 날 북한 외무성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에 대해 "이전(부시) 정부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고 비난했다. 로켓 발사, 6자 합의 파기 공언,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호언 등으로 막가며 오바마 정부를 탓하면 국제사회의 비웃음만 살 뿐이다. 북의 주장대로 조지 W 부시 정부와 오바마 정부의 대북 자세가 같다면 이는 북이 변화를 거부하기 때문이며, 북이 변해야 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첨삭]

위의 글은 이번 현대아산 직원 문제와 별 관련성이 없는 부분이다. 북한을 전반적으로 공박하는 글인데,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글쓴이의 평소 대북관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듯해서 전체적인 글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 상대방의 행위를 무턱대고 부정하고서는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뿐만 아니라 위의 글 마지막 부분은 상대방의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듯한 인상을 주기까지 한다. 따라서 이 부분은 전면 삭제하는 것이 좋겠다.

 

[총평]

이 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서로 연관성이 낮은 사건을 억지로 엮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우리 해군의 북한 선박 구조는 전적으로 인도적인 차원의 문제인 반면 북한의 현대아산 직원 문제는 법률적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이다.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를 억지로 엮다보니 자연스럽게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글쓴이의 대북 적대적 감정이 여러 곳에 드러나 상대를 더욱 자극하고 있는 데, 이런 태도는 객관적인 글을 쓸 수 없게 만드는 암적인 요소이다. 이런 태도는 동류 집단 내부의 결속력만 강화시킨다. 집단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 반드시 지양되어야 한다. 아무쪼록 남북한 간의 이성적인 대화로 이번 사건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

 


태그:#참언론대구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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