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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열풍은 지금도 식지 않는 열기 중의 하나다. 흑인 차별과 서러움을 딛고 당당히 성공한 대통령이라며 누구든 희망을 잃지 않도록 이야기한다. 그도 중요하지만 그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그 무엇보다도 대화법에 있지 않나 싶다.

 

오마바는 대통령 선거전에서 힐러리 클런턴으로부터 날카로운 독설을 들어야 했다. 더욱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으로부터도 인격적인 모독까지 들어야 했다. 그 모든 독설과 모독에도 불구하고 오바마는 그들을 껴안으며 포용과 통합의 화법을 사용했다. 그것이 오늘날 그를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만든 비결이다.

 

그런데 그것이 오바마 대통령뿐이겠는가? 이 세상의 누구든 성공한 사람들의 말은 분명 다르다. 그들은 절대로 공격적인 말을 쓰지 않는다. 상대방을 분노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그들은 언제나 따뜻한 말을 사용하며,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귀 뿐만 아니라 마음과 행동까지 이끌어 내는 힘과 능력이 있다.

 

따뜻한 말은 마음과 행동까지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

 

대화전문가 이정숙의 〈상처주지 않는 따뜻한 말의 힘〉은 따뜻한 말 한 마디가 공격적인 말보다 얼마나 더 막강한 힘을 불러일으키는지, 그 실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국경 없는 비즈니스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 시대에 협상과 계약을 어떻게 성사시킬지, 선배와 상사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젊은 연인들의 사랑을 어떻게 지속시킬 수 있을지, 부모와 자식 간의 신경전을 어떻게 풀 지, 그 실전대화법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의 뇌 안에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스트레스로부터 뇌를 보호하기 위해 분비되는 아미그달라라는 물질이 있다. 이 물질은 듣기 싫은 말이 뇌로 입력되지 않도록 싫은 감정을 유발시킨다. 그래서 마음이 넉넉한 사람도 누군가가 단점을 지적하면 화가 난다. 그러나 우리 뇌는 그다지 영리하지 않다. 먼저 장점을 말하면 차단막이 사라져 바로 이어서 단점을 지적해도 반발심이 안 생긴다."(27쪽)

 

사실이 그렇다. 나 자신도 예전 조직생활을 할 때 상사로부터 듣기 싫은 소리가 나올 때면 괜히 딴 생각을 한 경우가 많았다. 앞에서는 듣는 척 했지만 뒤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어느 누구든지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들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사랑하는 자식이나, 아끼는 직장 후배나, 혹은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서 단점을 고치게 하려면 절대로 단점부터 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단점부터 지적하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진정으로 상대방의 단점을 고치고자 원한다면 덕담이나 격려를 먼저 해 주거나, 상대방의 장점을 높여주는 말을 시작한 후에 단점을 말해줘도 늦지 않는다고 한다.

 

한 때 이정숙은 지방방송국의 아나운서로 일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시절 자신이 맡은 방송을 총괄하고 있던 방송과장은 결코 좋은 평판을 얻는 상사가 아니었다고 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저명인사 8명과 함께 일요대담을 했고, 그것을 테이프에 녹음까지 했는데, 그만 방송날짜를 기재하는 걸 깜박했다고 한다.

 

그 일로 테이프는 잊어 버렸고, 혼자 그 시간대를 때워야 했고, 방송과장의 불호령이 내려진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웬걸 그 분은 아주 낮은 목소리로 "뭘 잘못했는지 알지?"하면서 자신에게 따뜻한 말을 먼저 건넸다고 한다. 그 한 마디에 그녀의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흘러내렸고, 그날 이후로 그녀는 그 분을 옹호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프르 윈프리, 맞장구를 잘 쳐서 성공한 방송인

 

미국의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에 대한 그녀의 평가도 남달랐다. 그녀는 오프라 윈프리는 말을 잘한 다기보다는 맞장구를 잘 쳐서 성공한 방송인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맞장구는 상대방의 속마음을 털어놓게 해 공감의 지평을 넓히는 대화 방법 중의 하나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유재석도 그 화법에 능한 사람 중의 하나라고 이야기한다.

 

진급에서 누락된 동료에게 무슨 말이 가장 좋을까?  "다음에도 기회가 있을 거야"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정말 속상하지?" 혹은 "기분 나쁠 만해" 등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형제끼리 죽어라 싸우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내가 너희들 때문에 못 살겠다"는 말을 할 게 아니라, "너희, 감자튀김 먹고 싶다고 했지? 그거 해 줄까?" 하면서 화제를 돌리도록 권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결혼 7년차에 접어드는 우리부부의 대화법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결코 대화의 채널이 다양하지 않으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보다는 나 자신만을 위하는 말이 많으며, 판에 박힌 말을 줄곧 사용하는 듯싶었다. 그만큼 우리부부 사이에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더욱 필요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아무쪼록 국내 최고의 대화 전문가인 이정숙의 실전대화법을 통해 나처럼 평소의 대화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말투와 어법이 어떠한지 한 번쯤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만큼 따뜻한 말 한 마디가 가정과 일터에 윤활유가 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성공에 이르게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상처주지 않는 따뜻한 말의 힘

이정숙 지음, 비전과리더십(2009)


태그:#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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