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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괜찮아'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배우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 버린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어린 자식이 둘이나 있는데 말입니다. 막막하고, 두렵고, 먼저 간 남편이 많이 원망스럽겠죠.

 

저는 어제 아주 특별한 곳에 갔습니다. 바로 불교 TV 무상사 법당입니다. 그곳에서는  법륜스님께서 '답답하면 물어라'라는 주제로 즉문즉설을 하셨습니다. 평소 제 고민을 질문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질문을 하려니 떨려서 고민하고 있는데 한 여자분이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 분의 질문과 스님 답변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려고 녹음하고, 또 집에 와서 녹취를 하느라 팔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질문 

 

법륜 스님 법문 잘 듣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 아이들이 12살 11살인데 아이들이 7살, 8살 때 남편이 과로사로 돌아가셔서 갑자기 사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부처님 법에 귀의해서 행복해졌는데 아이들은 어떻게 키워야 우울증이나 이런 것들이 오지 않을 수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법륜스님 답변

 

 

엄마가 울면서 아이를 키우면 아이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아이가 어릴 때 뱃속에 있거나 갓난아기 때나 초등학교 이하 어릴 때 남편이 돌아가셔서 엄마가 늘 울면서 아이를 키우면 아이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부가 같이 살아도 부부갈등이 있어서 엄마가 늘 얼굴에 그늘을 지고 있어서 살면 아이들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같이 사느냐 헤어지느냐, 사별했느냐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아이에게 절대적 영향을 주는 엄마의 마음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아이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줍니다.

 

만약에 주몽엄마처럼 결혼도 안하고, 어디 갔다가 어떤 남자를 만나서 하룻밤을 자서 아기를 가졌는데, 자기가 만나서 하룻밤 잔 그 남자가 하느님의 아들이었다. 천자의 아들이었다. 그러면 자랑스러워요? 자랑스럽지 않아요? 자랑스럽죠? 내가 성추행을 당했다든지, 성폭행을 당했다든지, 나를 배신했다든지, 이런 게 아니라 그가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늘 그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리고 그의 아이를 소중하게 키워야겠다, 그 아이가 어릴 때도 너의 아빠는 하느님의 아들이었다, 이런 굉장한 자부심을 심어준다면 남편이 없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집안이 가난해도 엄마가 가난에 대한 아무 열등의식 없이 오히려 깔끔하게 해서 살면서 아이를 보살피고 최선을 다해서 살면 아이들은 가난에 대한 열등의식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까 엄마의 마음상태가 어떠냐, 이게 중요해요. 남편이 돌아가시고 혼자 살아도 항상 밝게 웃고, 아이들이 아빠의 부족함을 엄마가 대신하면서 오히려 아이들이 엄마의 사랑을 더욱 더 느낍니다.

 

그리고 아빠에 대한 좋은 이야기, 아빠는 너희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다가 돌아가셨는데 아빠는 이렇게 좋은 면이 있었다. 연애하던 이야기, 아빠하고 신혼살림 꾸리던 이야기, 어려움 속에서도 너희들을 키우려고 애썼던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은 아빠에 대한 좋은 영상이 자리 잡게 된다. 절에 다니시는 분들은 다 알잖아요. 일체가 유심소조다. 이런 말 들어보셨죠? 다 마음이 짓는 바에요.  

 

아이들에게 아빠가 좋은 기억이라면 아빠가 없어도 아무 문제가 안 된다.

 

여러분들의 아빠는 여러분들의 마음속에 계시는 아빠, 내가 그린 아빠지, 밖에 있는 아빠가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미워하는 남편은 여러분들이 마음속에 여러분들이 그리고 있는 사람이지, 실제의 사람은 아니에요. 왜? 실제의 사람은 좋은 사람도 아니고, 나쁜 사람도 아니다. 공이에요. 내가 그것을 미운 사람으로 그리기도 하고, 좋은 사람으로 그리기도 해요. 그러니까 꿈과 같은 거예요. 꿈은 안 꾸는 게 제일 좋은데 꾸려면 좋은 꿈을 꾸는 게 좋아요. 꿈을 깨서 보면 좋은 꿈이든, 나쁜 꿈이든 다 꿈에 불과해요.

 

그러나 이왕지 꿈을 꿀 바에야 좋은 꿈을 꾸는 게 낫다. 마음에서 그림을 그릴 바에야 좋게 그리는 게 좋다. 여러분들이 산을 좋아하면 산이 좋은 게 아니라 내가 좋다. 요즘 봄에 산에 핀 꽃보고 좋아하죠? 내가 기분이 좋아요. 꽃이 기분이 좋은 게 아니다, 이 말이에요. 왜? 내가 꽃을 보고 좋아하는 마음, 꽃을 예쁘게 그리니까 내가 행복해 지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혼자 있다고 해서 아이교육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가난하다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남편이 실직했다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남편이 실직하고 집안이 어렵고 가세가 기울어지면 아이들하고 둘러앉아서 형편을 이야기하면서 힘을 합해서 다시 일을 하면 아이들도 그동안은 아버지가 주는 돈 갖고 공부만 하다가 아르바이트 해서 일을 나가고 이렇게 힘을 합하면 오히려 아이들이 빨리 어른스러워 집니다. 결과적으로 오히려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넘어진 것이 불행이 아니라, 화내고 짜증내면 그것이 불행이 된다

 

그래서 객관상황이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우리가 중생일 때, 경계에 끄달림을 당할 때 그렇고, 우리가 이미 불법을 알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되면 우리의 삶은 객관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주어진 조건을 유리하도록 언제나 사용할 수가 있다. 마당에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그러면 불행이죠? 넘어졌다 그거 불행 아니에요. 넘어진 걸 가지고 짜증내고 성질내면 그것이 불행이에요. 괴로워하면 불행이에요.

 

딱 넘어지긴 넘어졌는데 '아, 여기 돌부리가 있었네. 내가 넘어졌기에 다행이지, 어린아이들이 놀다 넘어졌으면 얼마나 크게 다치겠느냐', 하면서 호미를 가져와서 그 돌부리를 캐낸다면 내가 넘어진 작은 일을 통해서 앞으로 많은 아이들이 다칠 걸 미연에 막았기 때문에 그것은 좋은 사건이 된다. 이게 수행이에요.

 

언제나 일어나는 일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되짚는 거예요. 그러기 때문에 남편과의 관계, 여러 상황이 여러분들에게 일어날 때 그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그것을 자신의 삶에 이익이 되도록 되돌리는 자세. 이것이 바로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운명의 주인이 되는 거다. 이제 그런 자세로 임하시면 자녀교육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아빠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엄마를 도우면서 더 빨리 어른스러워지고, 그 빨리 어른스러워진 것은 앞으로 사회가 나가서도 더 적응력이 빠를 수가 있습니다.

 

남편이 먼저 죽은 걸 한탄하고 원망하면 아이는 열등의식을 갖게 된다 

 

그런데 늘 남편을 원망하고 남편 먼저 죽은 걸 한탄하고 후회하고 아이들이 잘못하면 '아빠가 없으니까 너희들이 그러냐' 울고, 아이들을 나무라고, 늘 그것을 불행의 원인으로 자꾸 삼게 되면 아이들의 마음속에 아빠가 먼저 돌아가신 게 불행이구나, 내가 이렇게 공부도 못하고, 제대로 보호도 못하고 하는 게 다 아빠가 안 계셔서 그런가, 아이의 단점이 된다. 이 말이에요. 

 

남에게 이야기할 때 아빠가 없다는 말을 숨기게 돼요. 늘 어디 갔을 때 아버지 없는 것, 예를 들어서 나이가 들어서 연애를 할 때도 그걸 숨겨요. 떳떳하지가 못한 거예요. 이것은 다 엄마가 어떻게 교육을 시키느냐, 엄마가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매일 아침에 108배 기도를 할 때 남편한테 감사의 기도를 하세요.  

 

엄마가 밝게 살아야 아이들도 당당하고, 밝게 살 수가 있다

 

"저는 당신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좋은 당신의 모습을 닮은 아이들이 두 명이나 이렇게 있습니다. 살아있을 때 제가 어리석어서 욕심을 내서 충분히 뒷바라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어리석음을 이젠 오히려 두 아이들에게 그 사랑을 표현하겠습니다. 당신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를 해요. 그렇게 기도를 하면 남편이 내 맘속에 늘 살아 있습니다. 혼자 산다, 누가 어쩐다 그래도 아무런 열등의식이 안 생깁니다. 숨기지도 않고 항상 당당해집니다. 내가 혼자 사는 게 아무런 잘못 된 게 아니고, 같이 사는 게 잘못 된 것도 아니고, 내가 늙은 게 잘못된 것도 아니고, 거기서 당당해야 된다, 이런 얘기에요. 그렇게 생활하시면 미래에 두 자녀를 아무런 걱정이 없습니다. 

 

그런데 질문하신 분 얼굴을 보면 본인이 좀 우울증이 있다. 그러면 아이들도 나중에 발병 확률이 높습니다. 정말 아이들을 위해서 지금 내가 아주 밝은 자세로 살아가셔야 합니다. 그것이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주는 것보다도 오히려 더 큰 유산이다. 그렇게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스님 법문을 들으면서 저를 많이 돌아보았습니다. 스님 말씀대로 사람이 아픈 게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닌데 저는 아픈 건 나쁜 것처럼, 나한테는 절대 일어나면 안되는 것처럼 거부하고 외면합니다. 

 

법문을 밑줄 그어가며, 필기해가며 듣기는 오랫만입니다. 늘 '좋은 말씀이네', 라고 하면서 잊어버리는데 오늘은 잊을까봐 받아 적었습니다. 특히 수행은 언제나 일어난 일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말씀에는 별표까지 쳤습니다. 그 어떤 일도 다 내게 좋으려고 일어난 일입니다. 저는 다만 최선을 다해 살 뿐입니다. 용기를 내서 좋은 질문을 해주신 그 분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들으셨나요? 혹시 이 방송 듣고 스님 육성으로 직접 듣고 싶지 않으신가요^^  바로 이 좋은 법문이 불교TV에서 방송된다고 합니다.

 

방송시간 :  4월 13일부터 매주 월~금

편성시간 : 오전 9시 30분 / 저녁 8시 30분 / 새벽 2시.

즉문즉설하시는 날짜 : 5월12(화), 5월19(화), 5월26(화) 

 

또 여러분이 갖고 계신 고민이 있으시면 누구나 [불교 TV 무상사 법당]에 오시면 직접 스님께 질문하실 수 있습니다.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와서 질문하실 수 있고, 질문 내용도 제약이 없습니다. 지금 안고 계신 고민을 혼자 끙끙대지 말고, 풀어내놓으십시오. 지혜의 눈이 확 열리는 해답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혹시 고민은 있는데 직장 때문에 못오시는 분들은 아래 자세한 내용보기에 들어가시면 인터넷으로  질문을 하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하는 질문은 탤런트 김여진씨가 맑은 음성으로 대신 질문을 해주십니다^^ 

 

                                         자세한 내용보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토회, #법륜스님, #무엇이든 물어라, #불교TV, #즉문즉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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