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명박 정권 1년에 대한 평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는 4.29 재·보궐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4월 재·보궐 선거의 핵인 부평을 지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GM대우 자금 지원을 주요한 정책 이슈로 들고 나왔다. 

 

4월 재·보궐 선거는 정치학적으로 이명박 정권 1년과 18대 총선을 통해 거대 여당으로 출범한 한나라당에 대한 중간 심판의 성격을 갖고 있다. 총 5곳의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 중 전북 전주, 경주 지역은 이미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과 한나라당 또는 친 박근혜 계를 표방한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심의 바로미터로 인식되고는 수도권 부평을 지역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또한 18대 총선을 앞두고 분열 사태를 맞은 진보진영이 노동자 밀집 도시인 울산에서 연합 공천을 통해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이로 인해 노동계의 재탈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재·보궐 선거 필승 카드, GM대우 지원책

 

인천 경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GM대우 회생을 위한 지원책을 한나라당이 공식적으로 들고 나왔다.

 

GM대우 부평 본사를 비롯해 GM대우가 인천에서 고용한 인원은 1만3654명이다. GM대우 인천지역 1차 협력업체는 52개 업체로 총 고용인원만 1만4500여 명에 이른다. GM대우와의 거래 금액도 연간 1조 2900억 원에 이르고 총매출액도 37조 7400억 원이다.

 

부평공장과 1차 협력업체 제조업 종사자만도 18만6천 명으로 인천 전체에 15%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다 원청 및 1~3차 종사자 4만여 명으로 추정돼 가족까지 포함할 경우 약 20만 명이 직간접적으로 GM대우와 연계를 맺고 있다. 결국 4월 부평<을> 재선거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GM대우 회생카드를 뽑아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계산이다.

 

최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이 4월 재·보궐 공천에 대해 경제 전문가를 거론하는 것도 이런 측면으로 해석된다.

 

한나라당 4.29 재·보궐 선거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경률 사무총장은 24일 부평을 찾아 "GM대우가 인천 경제의 25%를 점유하고 있는데, 현재 GM대우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약 1조 원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고 있다. 이런 거금을 투여할 정당은 한나라당밖에 없다"면서 "부평에서 여당 후보가 되어야 GM대우를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4월 재·보궐 선거를 위해 GM대우 지원을 주요한 카드로 꺼내든 셈이다.

 

한나라당 지원책 현실성 '미지수'

 

하지만 한나라당이 GM대우 지원을 주요한 선거 공약으로 들고 나와도 GM대우의 상황은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GM대우는 2002년 국내 4개 은행인 산업, 신한, 우리, 외환은행과 맺은 '신용공여한도(크레디트라인)' 1조 3700억 원을 모두 소진해 최근 산업은행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요청한 자금 규모는 무려 1조 원에 달하지만, GM대우 담보 능력은 2천억 원을 상회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M대우는 2006년부터 2년 동안 흑자를 보았지만, 지난 해 말부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수출과 내수 시장 감소로 적자를 보고 있다. 원 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환 손실도 심각한 수준이다. GM본사 판매망을 통해 판매한 수출대금 일부도 회수하지 못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 GM과 포드의 적자 누적에다 대형차 위주의 생산구조는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GM대우의 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전망이다. 중소형자동차 위주의 신차 개발도 GM본사의 침체와 부실로 판매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도 GM대우에 대한 지원을 검토만 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이는 GM본사에 대한 미국 행정부 최종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것과도 연계돼 있다. 결국 본사가 파산할 수 있는 회사에 국민 혈세 1조 이상을 투입했을 경우 그에 대한 책임도 결국 정부와 한나라당이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한정애 노동위원장은 "한나라당 후보가 되어야 GM대우를 회생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야당이 되면 한나라당이 부평과 GM대우를 포기하겠다는 대국민 협박"이라며, "한나라당과 정부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공동화·사회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올바른 모습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 경제관련 후보군 급부상 ... 애타는 한나라ㆍ민주 예비 후보

 

한나라당이 4·29 부평을 재선거 후보로 이재훈(54)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울산 북에는 현대자동차 박수철(59) 전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 당직자는 "이번 재·보선은 야당의 정략적 공세와 대비되는 '경제 코드'로 가기로 한 만큼 거기 적합한 인물을 찾았다"고 밝혔다.

 

인천 부평과 울산 모두 GM대우와 현대자동차 등이 글로벌 경제 위기로 어려움에 처해 있어 위기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제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한나라당의 전술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한나라당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 등 옛 대우그룹 임직원 등의 영입도 고려했지만, 본인들이 출마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재명 전 대우자동차 사장도 하마평에 오르지만 17대 대선 캠프 참여 제안을 거부한 이 전 의원과 청와대와의 관계 문제가 남아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우자동차판매(주) 이동호 사장도 거론되지만,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이 경제 전문가 출마 카드를 꺼낼 것이란 언론보도가 연이어 나오자 한나라당 소속 부평을 예비후보들은 애를 타고 있다.

 

한 예비후보는 "경제 전문가의 낙하산 공천은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한 달 이상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총력을 펼치는 우리들을 무시하고 중앙당 차원에서 경제 전문가를 거론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GM대우가 인천 경제의 중심으로 반드시 다시 일어나야 하겠지만, GM본사와의 문제가 가장 핵심인 지금 상황에서 경제 전문가를 투입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면서, "경제 전문가도 결국은 낙하산에 불과하기 때문에 부평 유권자를 쉽게 납득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후보들도 애타기는 마찬가지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정세균 당대표의 24일 면담에서 해답을 찾지 못해, 부평을 지역에 대한 전략 공천이 유효한 상황이라 선거운동에도 일정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홍미영·홍영표 캠프 관계자들은 공히, "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돼 발표되자, 지지자들과 유권자들이 정동영이 정말 내려오는 것이냐, 후보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질문을 계속적으로 해 선거 운동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예비후보 사무실로 후보의 향후 행보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을 재선거, #4.29 보궐선거, #GM대우, #한나라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