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퇴비제조기- 외국에서 판매하는 가정용 퇴비제조기
▲ 퇴비제조기 퇴비제조기- 외국에서 판매하는 가정용 퇴비제조기
ⓒ Joraform

관련사진보기


서양에서 퇴비는 다소 생소한 것이다. 환경농업, 일명 유기농업은 개념은 유럽에서 먼저 시행이 되었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4천 이상을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어왔다. 멀지도 않은 과거, 30~40년전 만해도, 아니 내가 어렸을 적 80년대만 해도 아직 시골은 화학비료와 농약은 낯선 것이었다. 그땐 집집마다 화장실이 바깥에 있었고, 소도 한마리씩 키우며 음식물쓰레기, 축분, 인분 등이 모두 모았다가 텃밭으로 나가는 유기순환하는 소농의 방식이 많았다. 내 기억에도 아직 생생하다.

녹색혁명은 석유와 함께 온 것이다. 대량으로 비료를 생산할 수 있는 석유추출물로 땅에 투입한 결과이다. 기계화로 인한 생산성의 향상으로 석유를 투입한 만큼 식량생산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금의 농업은 에너지를 계속 투입해야하는 고투입농업인 것이다. 농약의 사용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적인 요구 많아지자 유기농업이라는 하나의 상품이 대두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이미 행하고 있던 음식폐기물과 인분, 축분을 활용한 퇴비에 서양인들이 관심이 갖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우리 선조들은 과학적이면서 환경적인(순환, 상호, 지속가능) 농법을 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퇴비의 원리는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미생물의 분해활동으로 유기물의 발효를 통해 작물이 필요한 영양분을 서서히 조금씩 조금씩 공급해주는 부식을 만드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니 더 어렵다.

미생물의 먹이를 주고, 미생물이 배설한 것이 거름이 되는 것인데, 이 미생물들이 많이 번식을 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어주면 되는 것이다. 미생물의 먹이는 탄소(건초, 볏짚, 톱밥 등)와 질소(분뇨, 음식쓰레기-단백질 등)의 비율(1:30 이하)로 맞추어주고 물과 산소를 공급해주면 된다. 그러면 미생물의 활동으로 온도가 60~70도까지 올라가 그안에 유해한 선충알, 잡초씨 등 안좋은 것들이 모두 죽게된다. 이과정을 거치면 검은색 흙과 같은 부슬부슬한 퇴비가 생산된다. 물론 냄새도 흙냄새가 난다.

최근 대단위 농사뿐만 아니라, 도시에서 농사짓는 도시농부들이 많아지면서 자급할 수 있는 퇴비만들기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등에서는 이미 44%정도가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하니 곧 우리도 도시농부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런 움직임에 자가 퇴비제조기가 있어 흥미로웠다.

벽에 달아놓은 가정용 퇴비제조기 모습
▲ 퇴비제조기 벽에 달아놓은 가정용 퇴비제조기 모습
ⓒ Joraform

관련사진보기


앞서 말했듯이 퇴비는 탄질비(탄소와 질소의 비율)와 수분, 산소공급이 관건이다. 그래서 일정정도 쌓아둔 퇴비는 고온으로 올라가다가 어느 시점에서는 다시 온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퇴비안쪽에 산소를 모두 소비하여 그때부터 혐기성미생물들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온도가 떨어진다. 이때 다시 퇴비를 뒤집어주면 산소가 공급되어 다시 온도가 상승한다. 이 퇴비제조기는 그 뒤집기를 쉽게하기 위해 회전시킬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2칸을 나누어 단계별로 숙성시킬 수도 있게 만들었다.

작은 단위로 퇴비를 제조하다 보면 온도가 높게올라가는 것이 쉽지 않다. 이걸 보완하려고 단열제를 써서 온도 손실도 막은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되어있다. 복잡하지 않은 구조에 간단한 설치가 정말 효율적인 것 같다.

이런 제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자가에서 퇴비를 만들고자 하는 수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것의 효과는 이루 말도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순환하는 삶을 사는 방식중에 하나이기도 하고, 농사를 그만큼 짓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나라도 바른 먹거리와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은 그것이 자신의 삶의 방식의 변화가 아닌 그저 안전한 상품의 선호로 표현되는 것이다. 스스로 농사를 지어보면, 그리고 농업에 대한 책임있는 의식을 가진 소비자가 될 때, 유기농식품을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농산물을, 제철에 나오는, 신뢰하는 농부로부터 소비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열우물텃밭에서 퇴비를 뒤집고 있는 모습
▲ 퇴비간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열우물텃밭에서 퇴비를 뒤집고 있는 모습
ⓒ 김충기

관련사진보기


퇴비제조기라는 하나의 상업제품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쏟아내었지만 핵심은 유기순환구조를 통한 삶의 방식의 전환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 필연적으로 작게라도 농사를 짓자라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퇴비, #도시농업, #유기순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