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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괜찮아입니다. 지난주 반대하는 결혼을 하려던 한 여성분, 알아서 잘 결정하셨겠죠^^. 오늘은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의 결혼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스님 법문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딸의 입장에서 보는 관점과 부모의 입장에서 보는 관점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는 스님께서 부모에게는 어떤 말씀을 해주실지 무척 궁금합니다.
듣고 난 후 다시 뵙죠~

질문 : 과년한 딸을 두신 한 어머니의 질문.

과년한 자식을 둔 어미입니다. 부모로서 자녀 결혼 문제에 있어 자주 망설이게 됩니다. 어떤 기준으로 자식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부모의 선택은 어디까지인지 알고 싶습니다.

법륜스님 답변 

질문에 과년한 자식이라 그랬거든요. 과년한 자식이라는 용어를 쓴 것을 보니, 아마 딸이 30살을 넘은 것 같아요. 첫 번째 최선책은 자기 인생 자기가 살게 냅둬라, 아무 걱정 말고 결혼을 하든, 결혼을 안 하든, 누구하고 하든, 자식의 선택에 대해서 존중하고 격려하고 칭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 살아도 좋은 일이에요. 저도 이렇게 혼자 살아도 좋은 일이잖습니까. 혼자 살아도 좋은 일이다. 결혼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결혼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일이냐? 반드시 그런 건 아니에요. 결혼해서 괴로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자신이 생각했을 때 '결혼생활이 참 행복했다'고 생각하는지 질문자는 곰곰이 돌아봐야 합니다. 내 결혼생활이 정말 행복했다, 그렇게 생각 안 들 거에요. 스님이 어떻게 아느냐? 딸이 늦도록 결혼 안 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어릴 때 무의식에 '아이고, 나는 저럴 바에는 결혼 안 하겠다'는 마음이 밑받침에 깔려있기 때문에 결혼이 자꾸 늦어지는 거에요. 

결혼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일이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면서 '그래, 결혼 안 하고 혼자 사는 것도 좋은 인생이 될 수 있다. 나는 시대가 어쩔 수 없는, 무조건 결혼 안 하면 안 되는 줄 아는 시대에 태어나서 살았지만 요즘같이 좋은 시대에 결혼해서 살 수도 있고, 결혼 안 하고 살 수도 있고, 이런 좋은 시대에 태어났기 때문에 시대의 자유를 만끽하도록 내 딸은 도움을 주자'라고 마음을 가지면 진짜 사랑이죠.

남이 결혼시켰냐, 안 시켰냐, 그냥 두면 어떡하냐, 그런 소리 안 듣기 위해서 딸을 억지로 결혼 시키려고 하는 것, 내 의무 다했다, 는 소리 듣기 위해서 결혼 시키려고 하는 것은 도무지 딸의 인생을 고려 안 하고 있죠. 이제는 수행을 하니까 각자의 인생을 존중할 줄도 알아야 돼요. 그런데서 어떤 결정을 하든지 격려해 주는 게 필요하죠.  

요즘 어떤 시대에 왔는지 알아요? 여자가 여자끼리 결혼해서 사는 시대까지 와 있어요. 남자가 남자끼리 사는 시대, 그런 것이 법적으로 다 합법화되는 시대에요. 만약에 그런 일이 나한테 생기더라도 '그래, 잘했다. 엄마는 너가 하는 일이면 다 적극적으로 찬성이다.' 이 정도로 해줄 수 있어야 돼.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세요. '아이고, 그런 일이 생길 바에야 혼자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혼자 사는 걸 더더욱 존중해주세요. '아이고, 그런 일이 생길 바에야 어떤 남자라도 남자랑 사는 게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떤 남자를 데려오면 '아이고 잘됐다, 나는 여자라고?', 이렇게 해서 존중해주세요. 

그래서 걱정거리가 안 돼요. 걱정거리라는 것은 딸의 의사를 존중할 의향이 별로 없다는 거에요. 만약에 딸이 나한테 '엄마. 나 결혼하고 싶어, 신랑감 하나 구해줘.' 이런 부탁을 한다면 그건 오히려 고민이 될 수 있어요. '아이고, 내가 어디가 구하노? 니 살 남자를, 야, 내가 돈은 좀 대줄게, 니가 알아서 구해라, 어디 가든지 하나만 잡아 오너라, 내가 절대로 사람 탓은 안 할 거니까.' 오히려 니가 알아서 하라고 하고, 대신 '내가 딴 걸로 거들어줄게' 이렇게 해야 돼요.

어차피 결혼할 판이면 어떻게 해라? 축복해줘라
                                           
그런데 자기가 알아서 데려왔는데 그걸 뭐 좋으니, 나쁘니, 옳으니, 그르니 그렇게 할 필요가 없어요. 결혼하려고 하는 사람은 다 축복 받고 하고 싶죠. 반대 받고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차피 할 판이면 어떻게 해라? 격려를 하는 게 좋다. 온갖 축복을 받고 부모가 고르고, 연애도 하고, 집안도 보고, 이래 결혼해도 얼마 못 살고 헤어지는 경우가 있지? 그러기 때문에 고르기를 잘못 골라서 헤어지는 게 아니에요. 그걸 아셔야 돼요. 

그러다가 2-3년 살다 헤어져도 '그때 봐라, 내가 말리니까 니가 그랬잖냐' 그러지 마세요. '잘했다. 그 대신에 인제 정신 똑바로 살아라, 그러던지 수행을 하면 어떤 사람하고도 살 수 있는데 니가 그렇게 같이 못사는 거는 남편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다. 니 공부가 부족해서 그러니, 니가 이걸 계기로 해서 발심을 좀 해라.' 이렇게 격려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면 이게 부모와 아들이든 자식이든 정이 얼마나 나겠어요? 근데 뭣 때문에 원수가 되가지고, 뭣 때문에 자식 때문에 근심 걱정을 안고 살라고 해?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근심 걱정하고 사는 게 소원입니다.' 그러면 근심걱정하고 사시고요, 근심걱정 안하는 걸 원하신다면 특별히 근심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여러분은 스님 이렇게 사는 게 근심걱정 거립니까? 괜찮아 보입니까? 솔직하게 말해 봐요? 괜찮아 보여요? 근심걱정거리에요? 괜찮아 보여요? 근데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이게 괜찮아 보여요? 근심걱정거리로 보여요? 그러면 근심걱정은 정말 근심걱정거리라서 근심 걱정하는 거에요?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그냥 괜히 근심걱정 하는 거에요? 근심걱정 하는 거 이해는 되죠? 

그러나 그 근심걱정이 옳다고 할 수 있어요? 저희 아버님의 지론은 이래요. '저 풀도 씨가 있는데 자식이 없는 것은 죽대기다', 사물을 보는 관점이, 아무리 유명하든 그건 아버님 보시기에 중요한 게 아니에요. 씨앗을 하나 남겼나 안 남겼나 이게 젤 중요한 가치에요. 나머지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 안 합니다. 이 가치관에서 보면 그렇게 볼 수 있어요. 

여러분들도 그처럼 여러분들 나름대로 가치관을 가지고 자식을 보는 거에요. 거기에 자식은 고려가 안되는 거에요. 그러니 이런 걸 잘 모를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제일 좋다? 관여 안 하는 게 제일 좋아. 자기 인생도 몰라서 남자라고 찍었는데 엉뚱한 걸 찍고,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잘한다고 했는데 돌아보니 참 어리석게 한 게 이렇게 많은데 내 인생도 내가 못하면서 자식의 운명에 대해서 관여하게 생겼어요? 

자식이 도움을 요청해도 '아이고, 나한테 인생은 묻지 마라. 나는 실패야. 나는 이제까지 내가 판단해서 옳다고 생각했는데 맞는 게 하나도 없더라. 그래서 나는 내 인생 살기도 바쁘다. 니 인생은 니가 살아라. 그래도 엄마로서 도와달라고 하면 내 딴 거는 못 도와주고 돈이나 쬐금 도와줄게. 내 굶고라도.' 사실은 돈도 도와줄 필요가 없어요. 그래도 딴 거는 못 도와주니 그게 제일 쉬워. 그래도 그것도 많이 도와주면 안돼요. 그것도 부작용이 생겨요. 그런 관점에 서면 자식을 위해서 엄마로서, 부모로서 가장 잘하는 일이에요. 

자식이 자신의 인생을 살도록 자긍심을 심어줘라 

난 우리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절에까지 찾아와서 멱살 잡고 끌고 가고, 독약 먹고 니 안 나오면 죽어버리겠다 하고, 이렇게 안 한 건 어때요? 너무너무 고마운 일이죠. 우리 어머님이 굉장히 섭섭해 하셨는데 돌아가실 때 '아이고,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도 괜찮은 것 같다. 제사는 니가 지내라.' 이렇게 말했어. 격려가 필요한 거에요. 돌아가실 때까지 한을 품고, 장가 못보내 가지고 애걸복걸해가 죽었다, 그러면 훌륭한 스님일지는 몰라도 부모를 너무 가슴 아프게 했다, 이런 게 마음에 걸리겠지, 그게 훌륭한 스님이 된들 무슨 도움이 돼요? 꼭 자식한테 그렇게 만들어야 돼? 아이고 스님 되시길 잘했습니다. 이왕지 된 스님 훌륭하게 되십시오. 부모걱정하지 말고, 이렇게 해주면 서로 얼마나 좋아? 내가 생각해도 와 우리 부모님 역시 훌륭하시다, 이런 생각이 들 거 아니야? 몰래 애 낳아서 데리고 오라, 이래야 되겠어? 그러니까 자식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나도 남에게 우리 어머님 훌륭하시다, 아버님 훌륭하시다, 남이 들어도 스님 아버님 어머님 정말 훌륭하시구나 이렇게 되면 얼마나 좋아. 모르니까, 모르면 어떻게 해라? 가만있어라. 그래서 어떻게 해라? 염불이나 해라. 그저 앉으면 벙어리가 되고 입을 벌리려면 염불이나 하고, 그렇게 살아야 돼요. 그러면 저절로 좋아져요.  

엄마, 난 서른 전에 결혼할래. 누구 맘대로!!!!!! 

엄마, 난 언제 결혼할까? 스물 다섯? 너무 빠르나? 일곱? 암튼 서른 전에 할거야.
얘가 얘가! 너 미쳤어? 무슨 결혼을 서른 전에 하겠다는거야? 절대 안돼.

헐? 뭐야? 엄마가 내 결혼을 가지고 왜 안된다는 거야?
야! 엄마가 일찍 결혼해봐서 아는데 절대 서른 전에는 결혼하면 안돼! 여러 남자도 사귀어보고, 놀다가 그때 결혼해도 늦지 않아. 놀다가 하려면 서른은 너무 빨라.

아니야. 여자는 서른 전에 해야 된다고 했단 말야.
누가 그런 허무맹랑한 소릴 하든? 

선배들이 여자는 서른 전이 이쁘니까 그때 해야 되는거래.
야! 그 선배들 이름 대. 주거쓰! 

아니, 그리고 엄마는 딸을 바람둥이로 만들 생각이야? 왜 여러 남자를 사귀래?
어머, 여러 남자 사귀는 게 왜 바람둥이야? 한길 물 속은 알아도 한 남자 속은 모르는 법이야. 많이 사귀고 나서 결혼해야 돼.

헐? 엄마가 연애 못하고 결혼한 게 후회돼서 그런 건 아니고?
아니거든! 엄마가 여러 남자들 중에 고르고 골라서 니 아빠랑 결혼한거야. 

어머, 그러셔요? 아빠한테 물어볼까요?
암튼 절대 서른 전 결혼은 안돼!

나도 안돼! 내 맘이야. 서른 전에 결혼할거야.

헉! 저 아무래도 딸과 결혼 때 많이 싸울 것 같습니다. 재작년 중2짜리 딸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입씨름을 했습니다. 그때, 이것이 벌써부터 부모 말을 안듣네 싶어서 약간 성질이 났는데 오늘 스님 법문을 들으면서 서른에 하든, 스물에 하든 믿고 격려해줘야겠구나 싶습니다. 결혼하려고 하는 모든 사람은 축복받고 싶지, 반대받고 싶지 않다. 이왕지 할 판이면 축복해줘라. 믿어줘라는 스님말씀처럼 저도 그런 부모가 되도록 마음을 잘 닦아보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만약 늦게까지 결혼안하는 자녀가 있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그리고 지난번 말씀드렸던 반가운 소식을 한번 더^^

법륜스님께서 3월 25일. 양천 문화회관에서 직접 법문을 하십니다. 이 법회는 스님께 궁금한 것을 그 자리에서 직접 묻고, 바로 답해주는 즉문즉설입니다. 혹시 잘 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거나, 스님의 법문을 직접 듣고자 하시는 분은 꼭 오시면 좋겠습니다. 글로 읽는 것보다 스님의 법문을 직접 들어 보시면 감동이 아주 새롭습니다.  참고로 스님 법문은 무척 재밌습니다.

이날 사회를 탤런트 김여진씨가 보신다고 하네요. 김여진씨는 3년 동안 꾸준히 마음공부를 하고 있고,  JTS(국제기아ㆍ질병ㆍ문맹퇴치기구)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김여진씨가 이웃과 세상에 봉사를 하면서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에요. 놓치지 마세요~
법륜스님의 행복강좌 즉문즉설(卽問卽說) 직강입니다.

"세상이 힘들어도 행복하세요 "

돈이 없고, 일자리도 없어요!
자식때문에 속상하고 괴로워요!
가족간의 갈등으로 불편해요!
마음이 슬프고 우울해요!

이런 분들을 위해 법륜스님의 삶의 지혜가 녹아있는 명쾌한 강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일시 : 2009년 3월 25(수) 오전 10시.
장소 : 양천 문화 회관 대극장(양천구 신정동 322번지)
문의 : 정토회 587-8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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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 수행공동체 정토회 지도 법사. 2002년 라몬 막사이사이상(평화와 국제이해부문)수상, 저서로 '답답하면 물어라', '마음이 불편해요', '금강경 이야기', '반야심경 이야기' 외 다수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토회, #노처녀, #즉문즉설, #김여진,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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