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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환씨가 새마을중앙본부 사무총장 시절에 식수한 나무
 전경환씨가 새마을중앙본부 사무총장 시절에 식수한 나무
ⓒ 강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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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8월 경남도청이 부산에서 창원으로 이전하면서 창원이 경남수부도시로 자리매김했다. 1983년 당시만 해도 창원이 계획도시이긴 하지만 허허벌판이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계획도시이긴 하지만 창원의 전반적인 시설은 도시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았다. 도시기반 시설이 이러할 진데 경남도청인들 오죽 했겠는가 ?

경남도청은 넓은 주차장에 잔디공원을 이루고 있지만 도민들은 바쁜 일상 때문인지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1980년 초 창원시청을 보면 정말 황토밭에 허허벌판이 따로 없었다. 당시 도청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경남도청 현관 앞에 있는 녹지공간에는 유달리 기념식수가 많이 심어져 있다. 전·현직 도지사, 부지사, 기업인 등 아마도 나무만 사다주면 도청에서 표지석에 이름을 새겨서 심은 모양이다.

경남도청 앞마당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을 천천히 확인해 보니, 지금은 흘러간 인물들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 가운데 유달리 눈길을 끈 인물은 단연 전경환씨였다. 1981년부터 1985년까지 새마을운동 중앙본부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경남도청을 방문해 기념식수를 한 모양이다.

전경환씨가 1983년 12월 16일 심었다는 식수 표지석
 전경환씨가 1983년 12월 16일 심었다는 식수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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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환씨가 누구인가? 29만원짜리 전직대통령이란 별명을 가진 쿠데타의 주역, 전두환씨의 친동생 아닌가. 1988년 73억6천만원의 횡령, 새마을신문사의 10억원 탈세, 4억1700만원의 이권 개입 등 7가지 죄목으로 기소되었다.

1989년 징역 7년·벌금 22억원·추징금 9억원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지금은 사기혐의로 기소되어 기소 중지된 상태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배경만 믿고 온갖 부정을 저지른 자가 바로 전경환씨다. 전경환씨가 새마을운동 사무총장으로 재직 시에 경남도청을 들린 모양이다. 시간을 보면 경남도청 이전 직후로 보인다.

공직자로서 부정부패에 연루된 인물 중 기념식수한 이는 마산시장으로 있다 2001년 뇌물혐의로 물러난 김인규씨도 있었다. 그는 통영부시장 시절에 기념식수를 했다. 기념식수는 높은 양반들만 하는게 아닌 모양이다. 83년에 진양군수, 경남하동 진교면 제재소 주인까지 식수를 한 흔적이 남아 있다. 현 김태호 지사도 2007년에 일본 야마구치현 지사와 함께 소나무 한그루를 기념으로 심었다.

경상남도 출신 지역구 국회의원들만 기념 식수한 표지석(왼쪽)과 경상남도 출신 내무부 직원만의 기념식수 표지석.
 경상남도 출신 지역구 국회의원들만 기념 식수한 표지석(왼쪽)과 경상남도 출신 내무부 직원만의 기념식수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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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녹지공원을 보면 공직자들도 끼리끼리 뭉치는 것을 볼 수 있다. 11대 경남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들(지금의 비례대표인 유정회는 빼고), 경상남도 출신 내무부(지금의 행정안전부) 직원들이 심은 나무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1983년도에 심었으니 올해가 26년이 되는 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http://blog.daum.net/gnccdm 경남민언련 블로그에도 포스팅 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서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전두환, #전경환, #김인규, #경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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