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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와 상담 중인 홍영란 미술 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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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가족의 심리 상태를 돌아보고, 이에 대한 현명한 대처를 위해 기획된 <미술 심리치료사가 본, '나' 파악법>은 4회로 게재되고 있습니다. 그 마지막으로 '홍영란 미술 심리치료사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필자주- 

"안녕하세요?"

아버지와 아들이 손잡고 들어왔습니다. 홍영란 미술 심리치료사가 상담 후 떠나는 아버지에게 한 가지 요청합니다.

"아버님이 질문했을 때, (아이가) 동문서답할 경우, 정확하게 다시 그 답을 구해야 합니다. 물음에 딴 소리하고 회피할 때, 아이에게 정확한 답을 듣는 것은 산만함을 치료하는 한 방법이니까요."

홍영란 미술 심리치료사는 부드러우면서 정확하게 또박또박 요구했습니다. 덕분에 저도 '아! 이런 게 심리치료구나'란 걸 어렴풋이나마 엿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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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를 찾아 미술 심리치료 강의 중인 홍영란 미술 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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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표현하는지 알아야 치료 가능

- 미술 심리치료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여러 검사방법이 있지만 저는 초기 검사로 처음에는 대하는 내담자는 '집ㆍ나무ㆍ움직이는 사람'과 '동적 가족화', '동적 학교 생활화' 등 그림 석장을 주로 그리게 합니다. 그림 한 장 보단 여러 장을 놓고 분석해야 좀 더 정확하니까요. 그리고 내담자 이야기를 듣고 묻고 답하면서 그림에서 표현하는 게 긍적적인지 부정적인지, 무엇을 표현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치료가 가능하니까요.

특히 그림에는 연속성이 있어 같은 이미지가 나타날 경우, 그걸 찾아가면 문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림은 투사법이라 투사된 의미가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꾸준하게 꽃 한 송이를 그릴 경우 거기에는 의미가 있는 거지요. 이 경우 꼭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미술 심리치료 적용 대상은 어떤가요?
"정신질환자, 심신장애인, 비행청소년, 이혼 또는 별거부부, 가족관계개선, 근친상간, 성폭행, 섭식장애, 아토피, 학업부진, 입시 및 시험불안, 인간관계개선, 자아성장프로그램, 산업상담, 주의력 결핍장애, 등교 거부, 노인치매, 노인상담, 등 다양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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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증 환자(40세, 여) 그림. 처음에 예쁘게 그리다가 점점 색을 섞어 마지막에는 까맣게 칠하고선 "제 마음도 이렇게 깜해요."라고 설명해 인상 깊어서 보관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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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성추행으로 여긴 사례

- 상담 중, 심각한 사례를 소개한다면?
"병원에서 환자들이 그려내는 그림은 접근과 해석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조금만 관점을 달리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기도 했지요. 예를 들면 아빠는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데 아이는 성추행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었지요. 이 경우, 그림 세장을 받았는데 지붕에 그물무늬, 나무줄기에 상흔, 문 주위에 성적상징 등을 표현해 심리적 외상이 있음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상담을 해보니 이해할 수 없는 양육과정이 있었습니다. 아직 어리기도 하지만 목욕 시 엄마는 아들, 아빠는 딸이 목욕을 같이 하더군요. 부모는 사랑해서 그런건데 아이는 피하고 싶어한 것입니다. 엄마와 목욕하는 걸 원했던 거지요. 그리고 아빠가 과잉 양육이 싫었던 것이고요. 아동발달단계 관점에서 보통 6세 후반부터 여아는 엄마를 남아는 아빠를 모델링합니다. 해서 여아는 엄마, 남아는 아빠의 지지와 관심을 원합니다.

그러나 성에 관한 이야기는 조심스러운 문제이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과 작업이 필요합니다. 부모에게는 양육방식을 바꾸길 권유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들이 바꿔야겠다는 의식을 못하더군요. 이 아이는 몇 달 다니다 말았습니다. 뇌 구조에 남녀 차이가 있어 아들은 엄마보단 아빠 지지를, 딸은 아빠보단 엄마 지지를 받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이게 바뀌면 관심을 간섭으로 받아들여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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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벌이 부부 아이(7세, 남) 그림. 어머니 상담시 ‘우리 아이는 문제없다’고 말하면서 문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입니다. 그림에서 아빠도 생략하고, 아이가 혼자여서 동생이 없는데도 동생을 그리고, 엄마 대신 일하는 이모를 그렸습니다. 또 머리에 음영을 표현하는 등 공격성을 드러냈는데 엄마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가족간 상호작용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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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효과 보려면 아이ㆍ부모ㆍ교사 3박자가 맞아야

- 치료 시 가슴 아플 때는 언제인가요?
"부모들이 힘들어 포기할고 나갈 때죠. 이런 경우 뒤에 좋지 않은 상황이 들리면 더 가슴 아파요. 치료 효과를 보려면 아이ㆍ부모ㆍ교사 3박자가 되어 서로 한 마음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아이들 문제는 거의 애착관계에서 오기 때문이지요. 간혹 아이 증세를 보고서도 부모가 '아니'라고 부정하며 떠나는 경우도 있었죠."

- 미술 심리치료에서 치료란 말이 맞나요?
"미술 심리치료는 치료라고 하기보단 소통을 위한 작업과정입니다. 치료사가 아니라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고 지지하는 조력자가 더 합당할 것 같습니다. 미술 작업을 했을 뿐인데 나아지고 개선되는 것은 작품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직면하기 때문에 치료가 되는 거죠. 미술 심리치료는 문제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고, 상대와 상호작용 방법을 배우고 익히는 것입니다."

- 간단하게 집에서 심리치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아이와 감정이 소원해질 경우, 장점 찾기나 칭찬하기놀이를 병행해 하면 좋지요. 가족이 모여 롤링 페이퍼를 가지고 돌아가면서 가족화나 가계도를 그리는 방법이나, 칼국수 만들다가 밀가루 반죽으로 '뭐 만들까?' 상의하고 옆에서 만들 수 있게끔 하는 것도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업 후에는 꼭 긍정적이면서 구체적인 피드백과 작품을 일정기간 전시하시는 것이 작업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