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신영철 대법관의 이메일 보도를 '사법부 비판을 넘어선 조직적 사법부 공격에 대해'라는 사설에서 이메일 공개는 "일부 판사들이 좌파 신문과 TV에 이 이메일을 제공해 폭로, 알려지게 됐다"고 규정하는 보수 신문 <조선일보>도 있지만 합리적인 시각으로 신 대법관 이메일 사건을 보는 보수 논객도 있다.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는 9일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leesangdon.com/)에서 '불신의 늪에 빠진 사법부'라는 글에서 "신영철 대법관의 이메일 사건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신 대법관은 문제의 이메일에서 이용훈 대법원장의 뜻이 담겨 있는 것처럼 전했고, 이용훈 대법원장도 그런 사실 자체는 부인하고 있지 않고 있어 문제가 간단치 않다."고 했다.

누가, 왜 이메일을 공개했는지를 따지는 이들과 달리 이상돈 교수는 신 대법관이 보낸 이메일을 '문제의 이메일'이라하여 이메일 내용이 문제임을 지적하고 있다. 이상돈 교수는 이어 이용훈 대법원장과 신영철 대법관이 "'판사는 자기 소신에 따라 판결하고 다른 영향을 받지 말라는 원칙론을 말한 것'이라고 하나, 그것을 곧이 들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상돈 교수는 "법원이 사건을 심리하던 중에 동일한 쟁점이 다른 재판부에 의해 헌법재판소에 회부되었다면 헌재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재판을 연기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였"는데 "지난 번 촛불사건에서는 재판부에 따라 독자적으로 유죄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교수들 사이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이 오고 갔는데, 그 맥락을 알 수 있게 하는 '단서'가 실체를 드러내고 만 것이다."라고 했다.

이상돈 교수는 이메일 사건 조사 방법에 대해서는 "대법원은 자체적으로 조사를 해서 결론을 내리겠다고 하나, 그 결과를 누가 곧이 믿을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대법원장이 연루된 사건을 대법원이 자체적으로 조사해서 내 놓은 결과는 나라도 믿지 않겠다."고 하여 일반 시민들 시각과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누구도 믿지 못하겠지만 그렇다고해서 야당과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외부기관과 시민단체 참여는 "그것 자체가 사법부의 독립을 저해하기 때문이"라면서 반대를 분명히 했다. 해결 방법은 "당사자들의 결단이 있지 않는 한, 한국의 사법부는 불신의 깊은 늪에 빠져 버리고 말 것이"라면서 이메일 파문 당사자들의 해결을 촉구했다. 신 대법관이 스스로 물러나임이 순리라는 말이다.

이상돈 교수는 이어서 신 대법관 이메일 사건을 '좌파'의 반격과 '색깔론'으로 몰아가려는 보수 세력을 비판하면서 보수진영이 이용훈 대법원장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는 이유로 "이용훈 대법원장을 노무현 대통령의 '대못'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그런 이용훈 대법원장에 대해 '좌파 판사'들이 이념적으로 반기(叛旗)를 들었다는 해석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하여 일부 보수 진영의 색깔론이 설득력이 없음을 지적했다.

오히려 "판사 개개인의 성향이 문제가 되는 것은 주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라고 했다. 물론 하급심도 "판사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비슷한 사건에서 판결과 양형이 달리 나오기도 하지만" 하급심은 "기본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판례를 존중해서 판결을 하는 것이 보통이"라면서 "야간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이 헌법에 합치하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자 담당 판사가 이를 헌재의 심판에 회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은 정상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진짜 보수가 무엇인지 우리나라 몇몇 법률가들을 예로 들면서 보수가 되려면 제대로 된 보수가 되라고 했다. 이 교수는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김병로는 기개와 지조와 강단(强斷)이 있었던 법률가"이었다면서 "불편한 몸을 갖고 이승만의 독재에 결연하게 맞서 싸운 인물이었다고" 했다.

김병로 대법원장이 "부산 피난시 정치파동을 보고 '독재자에 맞설 수 있는 길은 사법부 독립 뿐이라는 명구(名句)를 남겼다"는 이 교수 글은 권력을 행한 해바라기 근성을 가진 이 땅의 일부 법관들을 향한 일갈로 읽힌다.

이상돈 교수가 진짜 법률가는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 뿐만 아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총애했던 초대 상공부장관 임영신을 독직(瀆職) 혐의로 기소한 최대교 검사는 이승만 대통령이" 법무장관을 통해 기소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했지만 서울지검장이던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임 장관을 전격적으로 기소해서 법 앞에선 만인이 평등함을 보여 주고 사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정권이 바뀌면 전 정권에 대한 사정을 해대는 지금 검찰과는 확연히 다른 검찰 모습을 최대교 검사는 보여주었던 것이다. 과연 이명박 정권 하 대한민국 검찰이 최대교 검사 같이 권력 앞에 굴하지 않을 수 있을까? 최대교 검사는 4.19 혁명 후 복직하여 부정선거 원흉들을 기소했다고 이상돈 교수는 밝혔다.

또 한 명의 법률가가 있었다. 2대 검찰총장(1949. 6- 1950. 6)을 지낸 김익진 검사다. 이상돈 교수에 따르면 김익진 전 검찰총장은 이승만의 측근들이 꾸민 정치공작을 파헤쳐서 기소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기소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었으나 김익진 총장은 단회 기소했다. 이승만은 그를 고검장으로 강등시켰지만 김익진 검사는 굴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상돈 교수는 "우리나라의 '보수'는 이런 사람들도 기릴 줄 알아야 한다"면서를 글을 맺었다. 보수라면 보수답게 살고, 비판하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