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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게 됐다. 유물을 훼손하면 안 되겠다."

 

백제 도성, 부여 정림사지와 박물관을 둘러본 아이 소감입니다. 소감, '참 쉽죠~, 잉!' 이렇듯 여행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무엇인가 배우게 하지요.

 

"538년 봄/ 사비도성의 중심에/ 정림사가 있었다.

이제,/ 백제인의 꿈과 땀이 밴/ 그 역사의 현장에서

여러분은 타임머신 속에서/ 백제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랬지요. 정림사지 박물관 안내지에 써진 글귀대로 이곳을 둘러보면서 저희 가족은 '타임머신 속에서 백제를 경험'했지요.

 

'정림사지'는 백제 말 120년의 도읍기를 통틀어 남아있는 유일한 백제 유적입니다. 백제 사비도성 건설과 함께 세워져 왕실의 흥망성쇠와 함께 한 곳이지요. 남북 일직선상의 중문, 탑, 금당, 강당 순의 백제 가림의 대표적인 모델이지요. 지금은 백제문화권 정비사업으로 유적 발굴조사와 정비 중이었습니다.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국보 제9호로, 높이 8.3m 규모였습니다. 백제의 장인들은 기존의 목조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석재를 선택했답니다. 세부 구성 형식이 정형화되지 못한 미륵사지 석탑에 반해, 정림사지 5층 석탑은 정돈된 형식미와 세련되고 완숙한 미를 보여준다 합니다.

 

특히, 좁고 낮은 단층기단과 각 층 우주에 보이는 민흘림, 살짝 들린 옥개석 단부, 낙수면의 내림마루 등에서 목탑적인 기법을 볼 수 있지만 목조의 모방을 벗어나 창의적 변화를 시도하여 완벽한 구조미를 확립했답니다. 우리나라 석탑의 시조(始祖)라 하니 의의가 남다르겠지요.

 

'정림사지 박물관'은 백제 사비 도성 시기 불교문화와 사상, 기술 등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었지요. 또한 정림사의 각종 유물과 함께 건축 기술을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모형과 전시물이 있었지요.

 

 

석탑 만드는 과정을 알게 된 정림사지 박물관

 

여기에서 관심이 가는 건 아이들 말대로 탑 축조 과정을 알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석탑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그럼, 그 과정을 살펴보죠.

 

석탑 만드는 과정

1.석탑의 규모를 결정하고 설계도면을 그립니다.

2. 좋은 화강암을 골라 말, 소 또는 사람의 힘으로 운반합니다.

3. 석탑이 세워질 장소를 단단하게 다지는 작업(판축 작업)을 합니다.

4. 석재를 가공하고 조립합니다.

 - 석재의 가공도구로는 줄, 정, 망치, 끌 등이 있습니다.

 - 탑의 조립은 대나무로 가설틀과 계단을 만들어 부재를 지고 직접 올라가거나 나무로 만든 거중기와 도르레를 이용하여 부재를 쌓습니다.

5.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마지막 층까지 도달하면 상륜부를 조립함으로써 석탑은 완성됩니다.

 

생각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지요. 하지만 똑같은 과정 속에서도 아름다운 고유의 미와 조화를 만들어 내는데 기술이 조금씩 다르다는 거죠. 어느 정도 혼을 쏟느냐에 따라 미적 감각이 달라지는 것이겠지요.

 

그러고 보면 '예술적 감각은 타고 난다'는 말이 헛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백제인의 꿈과 땀이 담긴 예술 감각도 그 연장선에서 봐도 무방하겠지요.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거뉴스와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정림사지, #부여, #정림사지 5층 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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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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