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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역 광장에서 진행된 삼일절 90돌 기념행사
 안양역 광장에서 진행된 삼일절 90돌 기념행사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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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안양 메트로병원에서 83세를 일기로 별세하신 고 박두리 할머니 3주기 추모행사 및 3.1절 90주년 기념대회가 1일 오후 2시 안양역 광장에서 안양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시민 등 50여명이 함께 한 가운데 열렸다.

'아직 끝나지 않은 우리의 함성'이라는 주제 아래 (구)조선총독부 서이면사무소 시민위원회, 6.15공동선언실천민족공동위원회 안양시지부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정신대 피해자 고 박두리 할머니를 추모하면서 친일청산에 함께 매진하자고 다짐했다.

고 박두리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로 한 많은 삶을 살다가 안양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연고가 없어 지역시민단체에서 나서 사회단체장으로 장례를 치르면서 안양시민들과 인연을 맺고 매년 3.1절에 추모행사를 가져왔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이종만 경기환경련 상임고문, 송무호 희망연대 상임대표, 이상인 민족문제연구소 경기중부지부장, 김수섭 변호사, 정성희 민주노동당 안양위원장 등 지역의 사회각계 인사들이 함께했다.

행사장에 마련된 고 박두리 할머니 영정과 분향대
 행사장에 마련된 고 박두리 할머니 영정과 분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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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독립만세 삼창을 외치는 행사 참석자들
 대한독립만세 삼창을 외치는 행사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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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한 귀퉁이에 설치된 고 박두리 할머니 추모 분향소와 사진전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종만 경기환경련 상임고문은 인사말에서 "고 박두리 할머니께서 안양에서 돌아가신지도 벌써 3년이 흘렀음에도 사회속에는 청산하지 못한 과거가 남아있다"며 "진실을 밝히고자 하셨던 할머니처럼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일제의 뼈저린 망국을 청산하자"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경기중부지부 이상인 지부장은 "3.1운동은 운동만이 아니라 1919년 4월 헌법제정 및 임시정부와 더불어 건국의 역사적 의미를 던진 거사였음에도 작금의 오늘날 민주공화국의 뿌리를 흔드는 사태가 불거짐에 울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주최 측이 당초 이날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실시할 예정이던 안양역-안양1동 서이면사무소 길거리 만세 행진은 쌀쌀한 날씨와 참석자 저조로 이뤄지지 못해 아쉬움을 던졌다.

삼일절 관련 전시물을 관람하는 시민
 삼일절 관련 전시물을 관람하는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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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역앞에서 진행된 삼일절 기념행사
 안양역앞에서 진행된 삼일절 기념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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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일제수탈사전시관 운영위원회' 해체하라

이날 (구)조선총독부 서이면사무소 시민위원회 김승만 집행위원장은 "부끄러운 역사를 제대로 알려내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고심끝에 지난 2003년 결성된 서이면사무소 운영위원회를 해산하고 1동사무소와 연계한 역사교육관 설립 촉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안양시를 향한 요구서에 따르면 안양시는 지난 99년 시민들 동의없이 안양옥을 서이면사무소로 복원키로 결정한 이후 2004년 3월 시-시민단체-전문가 등으로 일제수탈사 운영위원회를 구성할 것에 합의했으나 제대로 된 회의 한번 하지 못하고 파행을 겪어왔다.

김 위원장은 "안양시에 유명무실해진 일제수탈사전시관 운영위원회를 해산할 것과 안양의 부끄러운 역사인 (구)조선총독부 서이면사무소를 철거하고, 안양1동사무소와 연계하여 청소년을 위한 친일수탈의 교육공간으로 만들 것을 재차 요구한다"고 밝혔다.

안양 도심에 나부끼는 태극기
 안양 도심에 나부끼는 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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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안양시는 중앙로, 관악로, 산업도로 등 시내 주요 도로변에 가로기를 게양했다. 시 관계자는 "3.1절 전날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기념일인 4월 13일까지 국기를 계속 달 수 있는 만큼 각 가정과 직장에서도 국기달기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독립운동가의 메세지 "투사는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다"

독립투사 이재천 지사가 후손에게 남긴 말
 독립투사 이재천 지사가 후손에게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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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에서 활동하거나 안양과 연관이 있는 독립투사 및 운동가로는 안양에서 태어나 이등박문을 테러한 원태우 의사, 이영래, 하영홍, 한흥이 등을 비롯 멀리 만주땅에서 유격활동을 전개한 이재천, 이재현 형제 지사 등 순국 애국선열의 숨결이 남아있다.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 642에서 태어난 원태우 지사는 23세 되던 해(1905)인 11월 22일 이토 히로부미가 열차를 타고 안양을 지나가게 되자 현재의 관악 전철역 인근에서 돌맹이를 던져 유리창이 박살냈다. 이 파편이 이토 히로부미의 얼굴 여덟군데에 박혔다.

이 사건이 국민에게 알려진 것은 2일 후인 11월 24일 대한매일신보에 의해서였고, 일본에서는 사건 발생 다음날부터 신문에 보도됐다. 원 지사는 감금되어 징역 2개월에 곤장 1백대를 맞고 이듬해 1월 24일에 석방되었다.

원 지사의 유품으로는 생존시 만든 돌절구 2개와 맷돌 1개가 있는데, 그중 맷돌은 1990년 독립기념관에 기증되었으며 의거결행 85주년이자 원 지사 서거 40년만인 1990년 8월15일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었으며 안양역 계단에는 조형물이 부착돼 있다.

경기도 시흥군 동면 출신의 이재천 지사(1913년생), 이재현 지사(1917년생)는 중국 상해로 망명 김구선생 밑에서 독립활동을 펼쳐 건국공로훈장 애국장과 건국공로훈장 독립장을 추서받았다. 현재 이재현 지사 장남 이형진씨가 우해기념사업회를 운영하고 있다.

안양시는 지난 2003년 제84회 삼일절을 맞아 평촌 갈산동 자유공원에 항일 애국지사 우봉(牛峰) 이재천 지사와 해평(海平) 이재현 지사 형제의 동상 및 조형물을 세우고 제막식을 가졌으며 이재현 지사의 "투사는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새겼다.


태그:#안양, #삼일절, #3.1절, #독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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